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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의 제목은 이 기사의 내용과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그렇다고 상관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독서진흥 예산 3293억 '역대 최고', 성인 독서율 59.9% '역대 최저'" 
(서울신문, 2018년 9월22일 자 기사 제목)
"당신 책을 읽은 독자가 있다"
(<당선, 합격, 계급>, 장강명, 372쪽)
  위의 두 문장이 이 연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나라에선 책을 읽으라고 3293억 원이나 쓰고 있는데 책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고 있다니... 성인 독서율 59.9%는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수치라고 한다. 차라리 저 돈으로 사람들에게 책 한 권씩 돌리지,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누이(독자) 좋고 매부(출판사) 좋은 일이 되지 않겠나?     

 장강명 작가는 <당선, 합격, 계급>에서 '독자들의 문예운동'이라는 새로운 운동 방식을 제안한다. '읽고 쓰는 공동체'가 주도하는 이 운동은 '서평  쓰기'가 중심이 된다. 
 서평은 
1. 작가에게는 누군가 당신 책을 읽었다는 신호를 주고
2. 다른 독자에게는 누군가 이렇게 치열하게 책을 읽고 있다는 자극이 된다.

  장 작가는 이를 "다른 독자에게 용기를 준다"라고 했는데 이 표현 역시 좋다. 

읽는다는 행위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 '함께 읽기'나 '같이 읽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가끔은 외롭고 때론 좌절한다. 전국 각지에 뿔뿔이 흩어져 누가 어떤 책을 읽는지 모르고 살아가다 내가 읽은 책의 또는 앞으로 읽을 책의 서평을 만나면 반갑다. 악평이라도 좋고 단 몇 줄의 평이라도 좋다. '책을 읽었다'는 신호는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닿는다.      

 일본 작가 아리카와 히로의 작품 중에 <도서관전쟁>이 있다. 
 이 책은 정부의 미디어 검열로 마구잡이로 파기되는 책을 구하는 도서대원의 성장기다. 책이 팔리지 않고, 읽히지 않는 지금의 현실과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책을 읽을 자유와 책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도서대원처럼 목숨을 바쳐 책을 지키는 비장하고 막중한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 이어질 글이, 책을 쓰는, 만드는, 읽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끊김 없는 선이 되면 좋겠다.     

- 도세권을 아시나요?
 이 연재를 시작하며 닉네임을 '도세권'으로 바꿨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들어 쓰는 말인데 부동산에 '역세권'이 중요하다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세계에서는 '도세권'이 중요하다. 돈으로 책을 사는데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 그럴 때는 도서관을 이용한다.   
 도세권이란, 집에서 도서관이 얼마나 가까운지, 몇 개의 도서관이 있는지를 의미하는 말이다. 참고로 우리집에서는 도보 15분 거리에 큰 도서관이 있고 구(區) 안에만 일곱 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게다가 모두 차로 10분 거리다.) 주민센터 등에 있는 작은 도서관까지 포함하면 열 개가 훨씬 넘는다.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책은 6권이고, 대출기간은 2주다. 총 일곱 곳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다고 하면 한 번에 42권을 대출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책 좋아하는 친구들)는 종종 집을 구할 때 근처에 도서관이 있는지, 몇 개나 되는지를 우선적으로 살피곤 한다. 공공도서관은 각종 시험을 공부하는 장소보다 책을 빌리고 읽는 기능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 요즘엔 공공도서관이 '읽는 사람'보다는 '공부하는 사람'이 중심인 공간이 된 것 같아 좀 씁쓸하다. '공부하는 사람'에게 도서관을 뺏기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빌리고 읽어야겠다.      
 

-우리도 독서 통장을 원한다!
 인터넷 글쓰기는 처음이라 자꾸 글이 길어져서 불안한데... 중간에 읽다 나간 독자님들, 이제 진짜 재밌는 게 나오는데요. (흑...)     

 일본 오이타현 기쓰키시(大分県杵築市)의 시립도서관에서는 '독서 기록'이라는 이름의 독서 통장을 발행해준다고 한다. 은행에서 쓰는 통장과 같은 형태로 대출일, 대출 도서명, 저자명, 책의 정가 등이 찍힌다. 대출한 도서의 정가는 매달 합산된 금액으로 찍혀 책을 읽을수록 부자가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독서 통장이 어떻게 생겼냐, 궁금하다면...-> https://www.oita-press.co.jp/picture/viewer?itemid=0198f0ceb3b84c46a6ddbc8eb07cf058&pic=1     
 이런 내용을 sns에 올렸더니 친구들의 제보가 잇따랐다. 국립세종도서관, 하남시 어린이도서관 등에서도 독서 통장을 만들어 준다고 했다. 
 "아! 나도 갖고 싶다." 이런 댓글도 줄줄이 달렸다. 
 저기, 도서관 관계자 여러분, 독서진흥예산에서 조금만 떼다 전국의 공공도서관에 독서 통장 보급해주시면 안 될까요?
 우리의 간절한 바람이다.      

- 주말에 이런 프로그램 하나쯤은 있어도 좋겠는데...
 주말은 누구나 기다린다. 학생도, 직장인도, 그리고 백수도 그렇다. 놀랍겠지만 정말 그렇다. 내가 보장한다. (중요한 건 이게 아닌데...)
 책읽기를 독려하기 위한 책 관련 방송 프로그램이 유행할 뻔 했다. 실패의 원인은 당연하게도 "재미없어서"다. 책을 좋아하는 나도 끝까지 보기 힘들었다. 읽은 책이 나와도 재미없고 안 읽은 책이 나오면 더 재미없었다. 뻔뻔하게도 "책을 안 읽는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힌 사람이 사회를 보는데 그 프로그램을 어떻게 믿고 보겠나. 남이 써 준 대본만 읽고 있는데 재미가 있을 리가 없다.      
 일본에는 <임금님의 브런치(王様のブランチ)>라는 방송이 있는데, (또 일본을 예로 들어 미안...)이 프로그램은 철저하게 주말 장사(?)를 노린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 아침 9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장장 4시간 반 동안 방영되는데 "주말에 뭐하지?" 고민하는 사람을 위한 맞춤 방송이다. 
 예를 들면 쇼핑의 달인, 주말여행, 이번 주 영화, 이번 주 책, 맛집 탐방 등이 주 내용인데 책에 대해 꽤 긴 시간을 할애해 소개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신간 소개는 물론이고 화제의 책 저자 인터뷰 및 매주 서점을 선정해 그 서점에서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목록을 공개한다. (베스트셀러 목록은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게재) 이 방송을 보고 실제로 책을 사러 서점에 간 적도 있다. 
 <임금님의 브런치>의 책 코너 특징은 철저하게 오락적이고 상업적이라는 점이다. 책을 앞에 두고 고상한 척, 유식한 척하지 않는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 있는데 어때? 읽어보지 않을래? 작가님 왈 이런 내용이래, 얼른 사~ 
 <임금님의 브런치> 책 코너가 시청자를 홀리는 건 바로 딱 이 지점이다. 
 <임금님의 브런치>에 매주 올라오는 베스트셀러 목록 (서점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이색적!) -> https://www.tbs.co.jp/brunch/book/20181222.html       
   

- 독서 친구, 독서 노트를 만들자
 나에게는 유일한 동네 친구가 있는데 운 좋게도 이 친구와 나는 독서 친구기도 하다. 둘 다 책을 좋아해서 서로 읽은 책을 공유하거나 재미있는 책이 있으면 소개하곤 한다. 독서모임보다는 마음 잘 맞는 독서친구가 더 소중하다. 
 현실에 책을 좋아하는 친구가 없다고 좌절하지 말자. sns를 통해 얼마든지 랜선 독서 친구를 만들 수 있다. 나의 경우엔 페이스북이 그런데 책을 좋아하는 사람 말고도 작가, 번역가, 출판사 관계자 등 책과 관련된 사람들로 친구를 맺어 여러 정보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도 더 이상 '고립된 독자'가 아니라는 점이 좋다. 랜선을 통해 세상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리도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죠. 책으로."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인데 나는 독서노트를 쓴다. 별 내용이 아니니 누구나 할 수 있다. 
 독서 노트에는 읽은 날짜, 책 정보(제목, 저자, 출판사, 발행일, 쪽수), 인상 깊었던 내용 등을 적는다. 가끔은 책에 나온 참고 도서 등을 적어놨다가 다음에 찾아 읽기도 한다. 내 마음대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의 법칙이라고 명명했다. 이렇게 한 권씩 채운 독서 노트가 이제는 제법 쌓였다.  
 책을 읽는 일은 어쩌면 매우 허무한 일이다. 읽은 책 전부를 암기할 수도 없고, 정말로 남는 게 없다. (물론 책장에 책은 남지만...) 어떤 때는 읽은 책을 (읽은 걸 까먹고) 또 읽기도 한다. 제일 한심할 때는 읽은 책을 또 읽으면서도 중반까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때다. 
 아무튼, 극단적이긴 하지만 독서 노트는 이런 한심한 상황도 미연에 방지해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여러 가지 취미를 가져봤다. 지금 내 곁에 남아 있는 건 책이 유일하다. 책은 언제나 가만히 내 곁을 지켜준다. 언제 어디서든, 슬프고 힘든 나를 위로해주고 용기를 준다. 나를 배신하지도 상처 주지도 않는다. 결국 이것이 내가 책한테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 다음 회에는?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님, 감사합니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다음에 소개할 책을 잠깐 말씀드리자면...
 "짜장면 좋아하시나요? 아님, 짬뽕? 그럼 탕수육은요? 아! 볶음밥이 빠지면 서운하겠다. 요즘 만두가 유행이던데..."
 바로 이겁니다. 영화나 드라마 만드시는 분들, 아이템으로 늘 고민하시죠? 다음 화 놓치지 마세요. 자고로 먼저 선점하는 자가 승리하는 것입니다. 한국판 <고독한 미식가>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이라 자신 있게 말씀드리며. 다음 회에서 만나요

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 송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