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택시기사 임 열사님의 분신을 애도하며

19.01.11 18:52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택시기사 임 열사님의 분신을 애도하며

 2019년 1월 8일 국토교통부 신교통개발과 박준상 과장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카풀서비스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카카오나 '플러스 모두 대인보상2 약관에 가입된 운전자를 드라이버로 받고 있는데 현재 보험약관 81조 1항 예외조항의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 보험이 되는 것으로 돼있다.' 고 말했다는 것이다. 교통사고보험 전문 변호사인 한문철 변호사는 보험 약관 어디에도 책임보험 이외 즉 종합보험이 적용된다는 조항은 없다고 분명히 밝히며 박준상 과장의 발언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다.

 얼마전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티비에 나와 출퇴근 시간에 택시가 부족하니 카풀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 그리고 그게 불법도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이 화면을 보면서 어이가 없었다. 이 정도면 그 과장에 그 장관이라고 말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 나는 지난번 최우기 열사(서울 장지동 한석교통 소속)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쓴 글에 출퇴근 시간 택시 승차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SBS 보도는 가짜뉴스라는 것을 명확히 하였다. 금주는 주간운행조여서 금주는 어떨가 하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과 다름없이 아침 6시부터 7시까지 승객 1명도 승차시키지 못한 경우가 수차례 있었다. 아니면 이게 카카오카풀 영향과 렌트카 '타다'의 영향 때문에 심화되는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는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려면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나는 최근에 '타다'가 승객을 태우는 장면을 근거리에서 포착한 일이 있었다. 얘길 들으니 '타다'가 승객을 태우고 가다가 중간에 회사로부터 어느 지점에 승객이 있으니 태우고 가라는 연락이 와 해당지점에서 합승 승객을 태우고 유유히 운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꿩먹고 알먹고지. 택시의 경우 합승은 금지되어 있다. 합승 시 과태료 20만원 정도가 부과된다. 갈수록 천태만상이요 점입가경이다.

 박준상 과장의 여의도 발언이 있은 바로 다음날인 9일 오후 6시 3분경 개인택시기사 임씨는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에 택시를 세운 뒤 택시에서 불을 피워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한강 성심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10일 오전 5시 30분경 사망했다. 택시업계 관계자와 동료 기사들에 따르면 임 열사는 평소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도입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택시기사가 너무 힘들다. 불법 카풀도입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유서도 남겼다. 임 열사는 지금까지 진행된 모든 카풀 반대 집회에 참여했고, 분신 전엔 여의도 택시천막농성장에서 농성 중인 동료에게 전화해 '분신하겠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구조 당시 의식이 있던 임 열사는 소방대원에게 "스스로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정부에 불만이 있어 분신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열사는 전달된 녹취에서 "60대 택시기사 어디로? 대리업종도 잠식한 카카오 당초 택시와 상생 약속했으나 지금은 콜비 챙기고 대리기사 수수료 20% 착취. 문재인 정부는 알고 있는가. 비정규직 문제, 말만 앞세우는.. 국민과 대화 소통은 소홀히 하고 북한에만 정신을 쏟고 있다 국민들은 다 죽어도 괜찮다는 말인가. 나는 더 이상 당신들 밑에서 살기 싫다. 저 멀리서 지켜보겠다. 적폐 청산. 국민들을 다시 돌아보라 하루아침에 경제는 살아나지 않는다. 택시기사들이여 다 일어나라 교통을 마비시키자. 2019.1.9 경기도 개인택시기사'라고 했다. 불에 그을린 다이어리에는 "카풀의 최초 도입 취지는 고유가 시대에 유류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가용자동차를 함께 타자는 운동의 일환이었지만 변질됐다"며 카카오가 택시(시장을) 단시간에 독점해 영세한 택시호출 시장을 도산시키고..."라고 적었다는 것이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2019년 1월 10일 카풀 도입에 반대하며 분신했던 택시기사가 사망한 것과 관련 '자살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라면서 카카오를 비롯한 모든 카풀앱의 전면 운영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가 관망하는 동안 국회는 제대로 된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즉시 (카카오 카풀 서비스의) 시범운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풀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불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돈을 받고 운송하는 것은 택시와 같은 불법 유상운송에 해당한다'며 '출·퇴근'에 한정한 법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했다. 또한 '카풀 이용 중 사고 시 종합보험처리가 안 된다'면서 '변호사 등 전문가와 보험사들이 보험 약관상 보상처리가 안 된다고 하는데, 자동차손해배상의 주체인 국토부만 보험 적용이 된다는 말을 한다'고 비판했다.

 며칠전 마포구 상암동 SBS 사옥 인근에서 4명의 방송사 기자로 보이는 젊은 친구들이 오후에 탑승한 적이 있었다. 목적지가 강남 선릉역 택시관련 단체 사무실이라고 하며 내게 카카오카풀 관련 인터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 동의를 하고 여러 관련 질문을 하여 나는 소신껏 내 생각에 대해 말해주었다. 카카오 측에서는 1일 2회 카풀 시행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왔다. 나는 일언지하에 그것은 카풀 유상운송을 출퇴근 시간에 제한하는 현행법에 명확히 어긋난 것이며 그들의 그런 제안(택시업계측에)은 사실상 자가용 불법영업을 합법화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는 한낱 계략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다. 참고로 관련법 예외규정은 2015년 자유한국당 주도하에 개정되었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시 자유한국당은 무슨 목적으로 이 문제가 많은 예외규정을 만들었는가이다.

 임 열사님의 관련기사를 읽다보니 이런 댓글이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무유기로 고발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지난번 글에서 제반 사태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을 지고 주무장관인 김현미 장관의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나는 이외 추가로 이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직무유기로 민주사회와 민주시민 여러분께 고발하는 바이다. 일전에 서울시는 서울에 상륙한 우버택시를 자가용 불법영업으로 형사고발하여 이를 한국에서 퇴출시킨바 있는데 아주 똑같은 사인인 카카오카풀은 어찌된 영문인지 전혀 모른 체 하며 팔짱만 끼고 있으니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아니면 서울시가 치매에 걸렸다는 말인가.

 지난번 이해찬 더민주 대표는 민주당의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으로 20년은 집권해야한다고 말한바 있다. 20년이 아니라 당장 1년 후 다가올 총선에서 과연 민주당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3년 후 대선은 어찌 될까. 불과 집권 2년이 지난 지금 민주당은 벌써 滿月이란 말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제 확연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더민주도 동반하락세다. 향후 민주당과 대통령이 대오각성하지 않는다면 차기 정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날이 가면 갈수록 분명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법을 지키지 않는 정권을 더 이상 민주시민과 민주사회는 용납하지 않을 터이니 말이다. 나는 지난 기고에서 이번 카카오 카풀 관련 사태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그 무게에 있어 그 경중을 따지기가 어려울 정도로 가볍지 않다는 것을 지적한 바 있다.

 민족의 명절 설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밝은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해야 하는데 마음은 무겁기 그지없다. 다시 한번 大義를 위해 자신을 불사르신 임 열사님께 마음 깊이 머리 숙여 고인의 명복을 비는 바이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