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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 고등학교 영훈 고등학교ⓒ 안식처
   P씨. 올해 나이 23살. 그는 2015년 10월 7일을 잊을 수가 없다.
당시 서울시 강북구 영훈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그는 이날 학교에 자퇴원을 냈다.
담임 선생 ㄱ씨는 예상이나 한 듯 감정을 추스르며 입을 열었다.

"네가 참 모범생이었는데 그냥 전학 가는 것은 어떻겠냐? 자퇴원은 받겠지만.
네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 당장 학교에 제출하진 않고 따로 보관하고 있겠다"
이것이 P씨가 기억하는 학창시절의 마지막 순간이다.

하지만 P씨와 영훈고와의 관계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2여년의 시간이 지난 2017년 2월 6일 P씨는 
학교법인 영훈학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영훈 고등학교가 자신의 생활기록부를 행정편의에 따라 
위조하였다"고 주장하고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 모범생에서 문제아로 찍힌 P 씨, 그에게 무슨 일이

 
P씨의 생활기록부 P씨의 생활기록부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P씨
 

P씨는 고등학교 1년 동안 결석 1회에 지나지 않았으며 재학기간
교내 논술경시대회와 과학 독후감 쓰기 대회에 참가해 수상한 모범생이었다.
또 교내 동아리인 '작가양성 글쓰기 반'과 '방과후 농구반' 등에 적극 참여하며
봉사활동도 틈틈히 할 정도로 모범생이었다. 그러던 그가 '문제아'로 찍히다 못해
스스로 자퇴원을 내게 된 건 순전히 소년의 치기에서 비롯되었다.

자퇴원을 내기 전 P 씨는 동아리 담당 선생 ㄴ씨와 갈등을 빚었다.
ㄴ선생은 평소 P 씨를 타 학생들과 차별하는 언행을 하면서 갈등이 생기자.
이 갈등을 모르는 학생들과 ㄴ선생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갈등사실을
왜곡하여 발설을 하였다. 이후 점차 학교엔 P 씨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나돌게 되었으며 급기야 학생들 사이에선 P 씨를 겨냥해 집단적인 따돌림과
인신공격이 이어졌다. 어느 날은 타 학생들이 P 씨를 밤늦게 밖으로 부르는
일도 있었다.이에 궁지에 몰린 P 씨는 ㄴ 선생을 직접적으로 특정하지 않은
채로 비판의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하지만 화살은 도리어 P 씨 에게 날아왔다. 비판 글이 알려지면서
학교는 순식간에 P 씨를 교권침해를 한 문제아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선생을 비판하는 행위는 용납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물론 학교가 P 씨와 ㄴ선생 그리고 타 학생들과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학생생활지도부장은 P 씨와 ㄴ 선생 사이에 화해를 
유도하고 P 씨가 사과를 하도록 했다. 이후 짧은 기간 동안 갈등은 봉합되는 듯
하였으나 학교 학생들의 집단 괴롭힘은 계속 이어졌다. 같은 동아리 후배였던
한 학생은 "잘근잘근 씹히기 싫으면 가던 길 가라'라는 SNS 댓글도 달았다
이 때쯤 P 씨는 극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P씨의 자퇴원 P씨가 자퇴를 할 때의 괴로움을 느꼈는지 자퇴를 반강제적으로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심정 등을 알 수 있다.ⓒ P씨
 

결국 그는 또다시 SNS에서 친구들과 학교에 대한 불만의 글을 남겼다. 이번엔 더 직설적이었다. 그는 "당하고만 살 순 없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에 결국 참다못한 ㄴ선생은 아무도 없는 교무실로 P 씨를 끌고 가 멱살을 잡고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 타 선생들도 동조를 하였다. 특히 생활지도부의 ㄷ 선생은 P 씨와 P 씨의
어머니에게 눈을 부라리는 등 위협을 주거나 P 씨와 어머니가 항의하는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듯한 포지션을 취하기도 하며 조롱을 하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학교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자퇴원을 내게 되었던 것이다.

   
선도위원회 회의록 P씨에게 어떠한 징계가 의결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p씨
   

P 씨가 학교에 자퇴원을 내고 착잡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 날,
학교는 급박하게 돌아갔다. 학교에선 이날 오후 암암리에 선도위원회를 열였고
'교권침해(교사에 대한 불손한 언행/ 인신공격, 모욕, 명예훼손)'이란
사유로 P 씨를 '퇴학'하기로 의결했다. 

    ■ 자퇴인가, 퇴학인가?

P 씨는 곧 자신의 경솔한 행동과 성급하게 자퇴원을 낸 것에 후회가 밀려왔다.
그리고 자신의 진로와 진학을 위해 서울시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자퇴원을 낸 날 선도위원회가 열린 걸 알게 됐고, 성북강북교육지원청은
선도위원회에 일정수준의 처벌에 대한 결재가 난 게 있다고 했다.

  
녹취록 내용 1.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름 등 일부 가림처리ⓒ P씨
 
 
녹취록 내용 2 이하 동문ⓒ P씨
       
녹취록 내용 3. 교무부장이 위에서 퇴학이 결정났다며 그 사실을 알려주려는데 교장이 저지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P씨
 
 
2015년 11월 24일 ㄹ교장과 P 씨, P 씨 어머니와 면담이 이뤄졌다. P 씨 어머니는
추방된 아들의 학교에 제발 다시 받아달라 읍소를 했다. 하지만 학교는 차가웠다.
ㄹ교장은 "왜 자꾸 교육청에 찾아가시고 그러세요? 퇴학이 아니라 자퇴 처리
됐잖아요. 그러니 내년에 복학을 할 순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우리 학교는 다닐
방법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학을 하더라도 타 학교로 전학 갈 것을 
내비쳤다. 심지어 ㅁ교무부장은 퇴학이 결정됬다며 그 상황을 설명해주려고
하였으나 ㄹ교장이 저지하기도 했다. 교장의 거부로 복학이 좌절된 P 씨는
학교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벌이기로 마음먹었다.


 
성북강북 교육지원청 민원답변서 퇴학조치 이후에 자퇴는 불가하다는 답변ⓒ P씨
 

P 씨는 우선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퇴학의결이 났다면 자퇴가 가능하냐는
질의민원을 성북강북 교육지원청을 비롯해 몇몇 시도교육청에 하였고
돌아온 대답은 "불가능하다"라는 답변이 회신되었다. 

   
정보공개청구 답변서 대표적으로 하나만 발췌.ⓒ P씨
 
이에 자신감을 얻은 P 씨는 학교를 상대로 자신의 징계처리대장과 선도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청구를 했다. 그러나 학교는 이를 "P씨 본인에게 P 씨의
징계처리대장을 보여주는 것은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는 등 말도 안되는 변명
으로 일관하며 비공개 하겠다는 답변만 내놨다. 결국 행정소송을 거쳐 일부승소
하면서 자신의 징계처리대장과 회의록을 전달받게 되었다.

 
징계처리대장 P 씨의 징계처리대장이다. ⓒ P씨
 

징계처리대장과 회의록을 전달받은 이후부터 P 씨는 몇 가지
공문서(이하 '생활기록부') 의혹을 갖게 되었다는데 정리를 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 의혹 1. 징계처리대장.

징계처리대장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31조에 의거한 징계가 의결이 되었을
경우에 그 징계를 시행하기 전에 기록하여 최종적으로 학교장의 결재를 받아
징계를 확정시키는 문서이다 그러나 자퇴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31조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이 아니기에 징계처리대장엔 기록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P 씨의 징계처리대장엔 퇴학이라고 쓰고나서 바로 아래에 '(2015.10.7
자퇴)' 라고 적혀있다. 심지어 '7'부분은 덧칠이 되어있다. 도대체 왜 그래야 했을까?

P 씨는 이러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 학교가 퇴학처분의 진위를 은폐하기 위해서
영훈 고등학교 측이 징계처리대장에 추가적으로 '(2015. 10. 7 자퇴)'를 기록했을
가능성도 있다 "고 주장 하였다.

    * 의혹 2. 교감의 증언.

행정소송을 일부승소한 P 씨가 징계처리대장을 ㅂ 교감으로부터 교부받는데
교부받는 과정에서 P 씨가 ㅂ 교감에게 결재시점에 대해  질의하자 ㅂ 교감은 \
징계처리대장이 자퇴원보다 빨리 학교장의 결재를 득하였다고 증언하였다. 

( 징계처리대장을 제공 할 당시에는 2015년 10월 7일에 학교장이 외부출장 때문에 공석이어서 자퇴원, 퇴학서류(이하'징계처리대장', '선도위원회 회의록') 모두
결재를 못받고 있다가 2015년 10월 13일에 학교장에게 자퇴원과 퇴학서류를
접수를 하였고 퇴학서류에 학교장이 먼저 결재하신 뒤 자퇴원에 결재를 하였다고
주장하였다가 이후 P 씨의 재판에서는 2015년 10월 7일에 징계처리대장을
학교장이 결재 하였다고 한 차례 번복하였다. )

만일 교감의 주장대로 퇴학서류가 자퇴원보다 빨리 학교장의 결재를 득했다면
퇴학을 당한 학생을 정당한 절차도 없이 학교장 임의로 자퇴원에 이중결재를 해
자퇴를 해준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공문서 위조이자 불가변력 위반에 해당한다.

    * 의혹 3. 자퇴일과 자퇴결재일의 모순

   
P씨의 생활기록부 2015. 10. 7 자퇴라고 기록되어있다. (학적사항)ⓒ P씨
    
자퇴관련 내부문건 이름은 개인정보라 가림처리, 빨간색 란이 기안결재가 된 과정이 담겨져 있다. 학교장 쪽에 10/13은 그 날 결재했다는 뜻이다.ⓒ P씨

P 씨의 생활기록부엔 2015년 10월 7일에 자퇴당한 것으로 처리되어있다.
하지만 P 씨의 자퇴와 관련된 내부보관용 기안결재문서를 보면 
학교장은 P 씨의 자퇴원을 2015년 10월 13일에 결재를 한 것으로 되어있다.
이에 대하여 P 씨가 교육부에 문의를 하니 자퇴일은 자퇴원을 접수한 날이
아닌 자퇴원에 학교장의 결재를 득한 날이 자퇴일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P씨가 퇴학이 아닌 자퇴가 확실 할 경우 P 씨의 생활기록부엔
2015년 10월 7일이 아닌 2015년 10월 13일에 자퇴처리 된 것으로 기록되어야
했다. 하지만 P 씨의 생활기록부엔 2015년 10월 7일 자퇴한 것으로 되어 있다.

    * 의혹 4. 생활기록부 상의 은폐 흔적.

교육부가 2015년 공시한 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이란 문서에 따르면
자퇴, 퇴학 등 중요한 학적변동 사항이 발생했을 경우에 생활기록부의
학적변동란에 자퇴, 퇴학만 기재할 것이 아니라 바로 밑의 특기사항란에
왜 자퇴가 되었는지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되어있다.

즉. 선도위원회 회의를 거쳐 학교장이 징계처리대장에 결재까지 하였다면
당연히 P 씨의 생활기록부 학적사항 밑의 특기사항란에 퇴학처분이 있었으나
어떠한 법령이나 조례등의 근거에 의하여 자퇴처리가 되었다는 설명이 구체적으로
명시가 되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P 씨의 생활기록부엔 그러한 기록이 없다.

교육부가 홈페이지에 공시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훈 고등학교가 이러한
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을 몰랐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그렇다면 고의적으로
선도위원회 의결 및 징계처리대장에 학교장 결재가 났다는 사실을 은폐했다는
것인데 도대체 이러한 사실을 은폐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 의혹 5. 일관성 없는 생활기록부의 기록

  
P씨의 생활기록부 2 P씨의 생활기록부 1 보다 비교적 최근에 학교가 발급하여 법원에 제출한 생활기록부이다. P씨의 생활기록부 1에 있던 (2015.10.7 자퇴) 기록이 삭제되어 있다.ⓒ P씨
 
 
학교 측은 2015. 10. 7에 선도위를 개최하여 퇴학을 의결하고, 징계처리대장에
학교장의 결재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재판상에서 자퇴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비교적 최근에 학교가 스스로 발급하여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5. 10. 7 자퇴)' 라는 기록이 홀연히 사라져있다.
학교가 유일하게 자퇴의 근거로 붙잡고 있었던 생활기록부상의 자퇴에 대한
기록을 학교가 스스로 삭제를 했다는 것이다. 


P 씨는 위와 같은 의혹들을 밝히면서 생활기록부 상의 자퇴는 위조된 것이며
실질적으로 퇴학을 당했고 퇴학을 한 과정들이 법적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가 징계를 시행하기 위해 보호자를 불러 그 경위를 설명하거나 서면을 보내야 한다. 하지만 P 씨는 자신의 선도위가 개최돼 퇴학당한 사실조차 몰랐다. 그런데
징계처리대장엔 버젓이 퇴학처분을 받았다고 학교장의 결재까지 나있는 상태다. 이 주장대로라면 영훈고는 공문서 위조를 했으며 행정법상 불가변력을 위반한 셈이다.

이와 반대로 영훈학원 측은 학교 선도위원회가 개최되어 P 씨에 대한 '퇴학'을 의결한 바 있으나, 선도위는 징계사항 심의기구에 불과하며 징계처분의 효과가
곧바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P 씨가 주장하는 '퇴학 처분'에
앞서 자퇴를 했기 때문에 '퇴학 처분' 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P 씨는 " 당시에 내가 선생님을 위신을 생각하지 못하고 좀 더 좋은 방법을 생각
하지 못한 부분은 반성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학교 측에서도 좀 더 인도적이고
공정하게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거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학교가 진실을 은폐하려고 공문서를 위조하였다는 점을 입증하고
나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학생들이 이러한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실질적인 퇴학처분을 밝히고 취소 받아야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P 씨와 학교법인 영훈학원 사이의 6차 기일은 오는 11월 공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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