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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오전,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청와대 앞 청운효자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7시간에 대한 의혹을 남김없이 해명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 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 약속했으면서도 갑자기 '무조건 연기'하겠다는 박근혜를 향해 "세월호 참사 당일 보고를 받았다면 어디서 어떻게 보고를 받았는지, 승객들이 세월호 안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보고 받고도 왜 구명조끼를 언급했는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노동과세계


너무나 당연한 요구이며 주장입니다.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던(또는, 않았던) 당시의 상황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누구의 기획이며 작품이었는지, 어떤 이익단체의 게임 논리 때문이었는지, 이제는 알고 싶을 뿐입니다.


학생들을 향한 "가만 있으라"는 방송 대신, 당시 구조에 나섰던 모든 인력들에게 "전 해양경찰의 명예와 소방공무원의 의무를 다해 최후의 한 명까지 구조하라"는 콘트롤타워의 지시가 내려졌다면 어땠을까. 불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적어도 전원 구조의 기적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그들에게 충분히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까움만 앞설 뿐이고요.


때문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도 단 한 명의 생명을 구하지 못했던 박근혜 정부에 대해 '무능'이 아닌 '음모' 또는 '기만'의 시선을 거둘 수 없을 것입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국민들의 시선조차 그 쪽을 향하고 있는 판에 하루 아침에 생때같은 피붙이를 잃은 유가족들의 심정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러니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이요, 모든 정치권이나 시민들의 바람은 “박근혜의 7시간”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이 모든 것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데 맞춰져 있을 밖에요. 게다가 매일같이 청와대와 박근혜가 저지른 권력형 비리를 비롯한 국정농단 사건들이 밝혀지고 있음에야.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시민은 광장에서, 정치권은 국회에서, 박근혜가 못 견디고 항복할 때까지 싸워야 합니다. 아무리 국민 이기는 권력이 없다손 치더라도 우리의 역사 기록은 이미 70년 전에 끊어졌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미 대한민국은 사회 · 경제 · 역사 · 문화 · 정치는 물론 일상 생활에 이르기까지 보수정권 세습에 혈안인 친일·매국 부역자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 지금의 난국을 잘 수습할 수만 있다면 잃어버린 10년 그 이상의 정신혁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광장으로의 발걸음에 힘을 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7시간은 대통령 경호상 위해되는 내용이다"라는 방침을 세운 청와대 경호팀이 세월호 가족의 1인 피켓 시위를 막고 있다 - 4.16연대 페이스북


※ '4.16가족협의화'와 '4.16연대'의 기자회견 전문


오늘 세월호 참사 946일, 304명의 국민이 무참히 희생당한 지 무려 2년하고도 7개월이 된 지금. 우리는 비참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2년 7개월 동안 우리는 수백만 국민과 함께 만든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성실한 조사로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자가 처벌받아 안전한 사회로 가는 길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런데 박근혜는 특별조사위원회를 없애버렸습니다. 수백 가지의 조사 과제 중 대통령의 업무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참사 당일 대통령 행적에 관한 조사를 특조위가 진행하기로 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성역없는 조사와 수사를 바랐던 게 문제였습니다. 대통령의 행적은 입에 담을 수도 없도록 청와대가 나서 특조위를 없애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렸습니다. 은폐하고 인멸해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통령이 보이지 않던 7시간에 관한 사실이 하나 둘 밝혀지기 시작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우리는 때로는 이를 꺼내는 게 오히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얘기처럼 보일까 봐 우려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통령의 어떤 사생활, 성형시술, 프로포폴 등 이런 류의 의혹이 낭설이 아니라 정황상 근거가 확인되고 있는 이야기였다는 언론보도를 접하며 우리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청와대는 2년 6개월이 넘어서야 해명 하나를 내놓았습니다. 성형시술을 하지 않았다는 답과 참사 당일 7시간 중에 대통령이 다른 일로 전화도 했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우리는 이 해명을 듣고 이 역시도 7시간 전체 동안 대통령이 보고를 확인했다는 확증도 아니며, 대체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있는 게 전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박근혜가 자기의 입으로 직접 밝혀야 합니다. 304명의 국민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그 시간 대체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자신이 직접 밝혀야 합니다. 보고를 받았다면 어디서 어떻게 보고를 받았는지 박근혜가 직접 해명하고 입증자료도 내놓아야 합니다. 승객들이 세월호 안에 갇혀 나오지 못한 상황을 보고받고도 왜 구명조끼를 언급했는지 해명해야 합니다. 최순실 일가를 통해 대리 처방을 받고 성형 시술을 받았다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한다면 이 역시도 박근혜가 직접 해명하고 반박자료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박근혜가 그럴 의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00만의 국민이 직접 거리로 나와 퇴진하라고 해도 퇴진하지 않겠다는 하는 자가 바로 박근혜입니다. 시간을 끌고 버티면서 국정을 농단하고 헌정질서를 파멸에 이르게 한 죄 역시도 넘어갈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게 바로 박근혜입니다. 검찰 조사까지 회피하고 있는 박근혜에 우리는 그 해명을 앉아서 기다릴 수 없습니다. 박근혜 정권 퇴진의 11월 항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국민과 함께 박근혜를 직접 끌어내릴 것이고 직접 물을 것입니다. 장막 뒤에 숨어 요리조리 피하려는 중대범죄자는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입니다.


우리는 박근혜의 7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알리고 국민들과 함께 진실을 규명할 것입니다. 국회에도 특검과 특별법 문제를 제기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치권력인 청와대와 검찰, 새누리당 등 진실을 가로막는 자들과 추호도 타협 없이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박근혜 퇴진 항쟁에 나선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