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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새누리는 여전히 종북타령, 광명납작체를 밝혀라?

장난을 치다가 베란다 유리창을 깨먹은 아들녀석을 엄마가 혼내고 있다. 마루에서 마구 뛰어다니고, 장난감을 집어 던진 점, 아이가 잘못한 것이 맞다. 엄마는 조목조목 따지면서 아이가 반성하기를 바랬는데, 아들녀석이 갑자기 한마디 한다.


 "엄마 밥 먹다가 음식 흘렸나봐, 옷에 김칫국물 묻었어'


이러한 경우 아이는 엄청난 매를 부르거나, 엄마가 약간 단수가 낮다면 아이의 페이스에 휘말릴 수 있다. 결국 아이가 무리하게 장난을 쳐서 유리창을 깬 것이 아니라 엄마의 칠칠치 못한 것이 대화가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주제와 상관없이 사건의 내용을 물타기 하는 수법들이 있다. 그것도 아주 황당하거나 교묘하게 말이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논쟁은 꼭 '논리'만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당시 상황과 감정 여러가지가 복잡적으로 맞물리면서 결과에 다가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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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광명납작체 이런 것인줄 알았다]



▲ 광명납작체는 우주선인가?


아침에 뉴스를 보는 데 '광명납작체'라는 키워드가 눈에 띄었다. 처음엔 무슨 우주선 이름인 줄 알았다. 자세히 찾아보니 김일성이 만들었다는 글자체로서 지난 12일 대한문에서 있었던 수개표 요구 집회에서 '광명납작쳬'로 쓰여진 현수막이 등장했다는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의 주장이 논란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기사를 보고 느낀 점 


첫째. 앉으나 서나 종북의 그림자를 찾아 다니는 새누리당 의원의 CSI수사대 같은 활약상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집회에 가서 현수막 일일이 다 확인했다는 것이고 현수막을 보기 전에 광명납작체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전에 북한 글자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인데 '왜 평소에 북한의 글자체까지 파헤치고 있었던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만큼 할일이 없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반공의식이 철저하여 북한의 뼈속까지 들여다보고 관찰하였던 것인지 말이다. 


둘째, 물타기, 김빼기에 달인이라는 것이다. 당시 대한문에서는 작년에 있었던 대선 투표에 대한 수개표 요구 집회가 있었다고 한다. 집권당이라고 한다면 왜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정부에 대해 이와같은 주장과 요구를 하는지 내용을  파악하고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정치인의 도리인 것이다.


작년 대선에서 수개표를 할만큼의 의혹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라면 수개표 요구가 어떤 점에서 잘못된 것인지 소상히 밝히고 국민들이 더 이상 의심과 불신을 안 가지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문 수개표 요구 집회를 '광명납작체'로 한방에 날려버리려는 것 같다. 집회장에 광명납작체가 등장하였으니 '수개표 요구는 북한의 사주다'라는 전형적인 공식으로 물타기를 하려는 것 같다. 




[심재철 광명납작체 주장 , 출처 : 세계일보]




▲ 하나만 빨간색이면 광주리의 모든 과일이 빨간색인가?


한마디만 묻겠다. 대한문에 모인 모든 사람이 '광명납작체'를 들고 나왔는가?  집회에 가보면 안다. 집회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동네 부랑자부터 시작해서 약간 이상한 사람들까지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거기에 광명납작체 현수막을 들고 정말로 북한을 좋아하는 인간 한 두명 쯤 올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현수막이 모든 사람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현장 현수막 사진까지 찍었다면 그들을 불러서 북한이 그렇게 좋으면 북한 가서 살라고 하면 그만이지 이것을 가지고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종북타령하는 것은 대단히 한심스러운 짓이다. 


새누리당 심재철의원의 주장은 하나만 빨간색이면 광주리에 있는 모든 과일이 빨간색이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셋째,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것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현수막은 개인이 집에서 만들 수 없다. 현수막 인쇄 업체에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인쇄업체를 찾거나 채증 작업을 통해 정말로 그것이 광명납작체인지 확인한 후에 경위를 충분히 조사한 다음에 기자회견 해도 늦지 않는 것이고 국회의원의 책임있는 자세인 것이다. 만약에 그것이 광명납작체가 아니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언론은 이미 대한문 수개표 집회에 종북세력이 등장했다고 열을 올리고 있을 것이다. 확인 안된 사실로 이미 언론에게 미끼를 던진 셈이 되는 것이다. 




▲ 종북을 찾아다니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북한과 비슷한 것이 다 종북이라면 새누리당이 대선 당시 야구복 처럼 입고 다녔던 빨간 잠바가 가장 종북스러운 것이 아닌가?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색깔이 빨강색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교육을 철저히 받은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평양냉면, 함흥냉면 등등 북한 지명 딴 음식점들은 모두가 종북 식당들인가? 


세상에는 상식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집권당이 되고, 대통령까지 선출한 당이 되었으면 거기에 걸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여전히 종북타령이나 하는 그런 당 밖에는 안되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기고 있으니 과연 국민이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무척이나 걱정스러운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