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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브레이크뉴스



희망버스 운행은 멈춰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노동자가 핍박을 받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관심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노동자,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미래는 결코 희망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리해고와 노조탄압, 비정규직의 합법적 운영 등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노동자들만이 감당해내야 할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부산 한진중공업에는 이른바 '희망버스'라고 하는 것이 도착했습니다. 그 버스에 탑승한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저마다의 간절한 소망이 함께 했을 것입니다. 사망선고와 다를 바 없는 손배소 및 가압류는 물론이요, 적법한 절차를 밟아 탄생하게 된 민주노조의 탄압, 사측의 일방적인 해석과 억지를 통해 자행되고 있는 정리해고, 끝을 기약할 수 없는 비정규직의 불안감 해소 등이 바로 그들이 요구했던 것들이었겠지요.

무엇보다 먼저 한진중공업 최강서 씨에 대한 추모행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과 함께 통진당의 민병렬 최고위원, 그리고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의 참여가 고마왔습니다.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의 눈물 머금은 목소리가 그리도 참담할 수 없었습니다. 故 최강서 씨의 아내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마디 할 때마다 눈물이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되었습니다.


이미지 - 민중의소리


정리해고 이후 2년 동안 힘들게 지내왔는데 복직 3시간만에 무기한 강제 휴업을 시키고 남편의 목숨을 앗아간 한진중공업이 원망스럽다... 회사가 남편의 유서를 보았음에도 생활고로 인한 비관자살이라고 신문에 광고를 내는 것을 보고 '회사를 증오한다'는 남편의 말이 이해가 됐다...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영정 앞에서 넋을 놓고 울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늘 시인으로 불리기를 소망하셨던 재야원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께서는 "최강서 동지는 민중의 피눈물을 모르는 박근혜 당선자가 죽인 것"이라는 돌직구를 날리는 데 서슴지 않았습니다. 눈은 있지만 사람을 못 보는 사람이 바로 박근혜 당선자라는 백기완 소장의 일갈에 힘이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벌써 5명의 고귀한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노동자의 현실과 노동계의 처우를 약속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이상의 죽음이 이어져서는 절대로 아니 될 일입니다. 국민대통합이 어떤 차원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떤 궤도에 이르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박근혜 당선자가 말하는 민생과 국민대통합이 이들 노동자들의 죽음과 무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무척 추운 날씨입니다. 그래요, 모두가 춥다고 합니다. 40년만에, 50년만에 찾아온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고들 하지요. 그런데 왜 이리 추운 날씨 속에 노동자들은 스스로의 목숨을 끊고, 철탑에 오르며, 담도 벽도 없는 광장에 자리를 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박근혜 당선자는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슴 속으로 느껴야 합니다. 이해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 이리 극한 상황에까지 내몰리게 되었는지 해답을 얻어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대통합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며, 국민행복이니 100% 대통합이니 하는 가치철학에 가까와 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지금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기 전에는 절대 이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내려놓는다는 것? 그걸 알게 된다면 18대 박근혜 정부는 나름대로 성공한 정부라고 역사에 기록될 수 있을 겝니다. 입안에 맴도는 '행여나!'가 '역시나'가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일 테지만 말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