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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배현진 양승은,여성 아나운서가 방송 복귀했을 뿐인데

MBC 파업 105일째 입니다. 참으로 길고도 험난한 여정을 MBC 노동조합이 헤쳐가고 있는 중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이탈자도 나오고, 인간적 고뇌에 빠지는 노조원들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직장을 4개월 정도 다니지 못한다고 하면 여러가지 생활의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그러면 심경의 변화도 따르고, 번민도 커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긴 시간을 묵묵히 그리고 단단히 파업 대열에 동참하고 지켜오는 노조원들이 참으로 존경스럽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손바닥 꾹><추천 꾹>



▲ 종교적 계시에 의한 앵커자리 복귀 


주말 뉴스데스크에는 양승은 아나운서가 종교적 계시에 따라 앵커 자리를 맡았습니다. 종교는 초월적인 지위를 갖습니다. 세상의 어떤 기준과 비난도 종교적 계시만 있다면 고통이 기쁨이 되고, 상처가 훈장이 되는 독특한 정신적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적 계시가 없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양식을 보여도 전혀 꺼리길 것이 없습니다. 이것은 종교의 역기능과 순기능 모두가 함께 녹아 들어가 있는 상황인데 종교를 가진 사람은 담대히 뻔뻔해질 수 있고, 종교가 없는 사람은 합리적으로 열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 시청자를 위해 앵커자리 복귀 


어제 MBC 주말 뉴스데스크는 안 보았습니다. 볼 필요도 없고, 볼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그런데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생긴 듯, 다른 프로그램 선전 시간에 티저 영상을 통해 새로운 앵커를 소개하고 광고를 하더군요. 이렇듯 노동조합이 파업 중에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앵커를 교체하고 새로운 앵커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행동 참 보기 안좋았습니다. 이런 행동은 상대방을 무척 약오르게 만들고, 배신감과 자괴감을 느끼게 할 것이 분명합니다. 주말 뉴스데스크의 원래 앵커는 최일구, 문지애 였습니다 새롭게 그 자리를 꿰찬 사람들은 나중에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대하고 만날지 생각만 해도 불편합니다. 





평일 9시 뉴스데스크 앵커였던 배현진 아나운서는 지난 금요일날 기습 복귀로 사람들은 놀라고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 최장 기간 여자 아나운서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배현진 아나운서가 끝까지 방송 복귀를 거부했다면 주말 뉴스데스크 문지애 아나운서처럼 그 자리를 잃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 파업으로 가장 잃을 것이 많았던 뉴스데스크 메인 여성 앵커자리  


생각해 보면 MBC노동조합의 파업에서 가장 많은 것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람이 평일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던 배현진 아나운서 였던 것 같습니다. 여대생들의 선망의 대상 1호 직업인 아나운서 중에서도 꽃이라 할수 있는 메인 뉴스의 앵커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높은 곳에 있었으니 파업이라는 디폴트 상황에서 가장 손해가 클 수 밖에 없었던 처지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방송복귀를 대놓고 비난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 상황, 그 자리에 올랐을 경우 자신이 쌓아올린 자리를 훌훌 털어버릴만큼 용기 있고, 담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배 아나운서의 행동이 용인될 수는 없습니다. 배 아나운서는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그 글은 엄청난 뒤끝을 남겼습니다. 무척이나 고뇌에 찬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자신을 지키기 위한, 자신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 였습니다. 그런데 거기다 시청자를 내세우고, 진실과 사실의 촘촘한 경계라는 형이상학적 용어로 진실을 가렸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장에서 파업에 임하고 있는 동료들의 마음을 무척이나 힘들게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배 아나운서는 아마도 현재의 MBC에서는 관심받는 앵커이겠지만 앞으로 한국 방송 언론에서는 전혀 신뢰받지 못하는 아나운서가 되지 않을까 우려 됩니다.




 [다음(DAUM)에서 진행하고 있는 UP&DOWN)]



▲ 언론인은 시청자를 위해,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결단? 


시청자를 위해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하는데 정작 시청자들은 그녀의 방송복귀를 전혀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 입니다. 이것은 마치 정치인들의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국민 사랑 캠페인과 비슷합니다. 항상 국민을 위해 선택하고 어려운 결단을 했다고 하는데 정작 국민들은 관심도 없고, 전혀 국민의 이익과 상관없는 자기 좋은 일들만을 일삼는 정치 멘트와 무척 흡사해 보입니다. 



▲ 인터넷은 찬반양론으로 뜨겁게 달아올라


그래서 인터넷이 온통 난리입니다. 배현진 아나운서 관련 유명 아나운서들의 반응까지 실어나르며 MBC파업과 앵커 복귀 등에 대한 찬반양론이 격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예인만큼이나 대중의 인지도가 높은 아나운서들이 파업을 탈퇴하고, 남은 자들은 비난을 하고 있으니 언론의 훌륭한 먹이감이 되기에 충분한 이슈가 된 것입니다. 


사실 이 논란 속에서 놓쳐버린 핵심은 배현진, 양승은 이런 사람들이 노조를 탈퇴해서 조금은 얌체처럼 앵커에 복귀했다는 것이 아니라. MBC노동조합이 100일 이상 파업을 벌이고 있고, 이런 장기 파업에 책임을 져야 하는 관계당국은 팔짱만 끼운 채 방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여자 아나운서의 방송복귀보다 중요한 사실인데 우리는 핵심은 보지 못하고 가지처럼 무성한 가십거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 이 모든 것의 책임은 현 정권


단지 여성 앵커가 방송 복귀했다는 사실 보다 국가의 주요 방송사가 거리로 나앉아 105일째 파업을 하고 따라서 뉴스는 김이 빠지고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나 국민 여론을 올바르게 이끌지 못한다는 위험성에 더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MBC파업이라는 사실보다 이런 파업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현 정권의 방송 장악 음모가 결국 이 모든 파국과 진흙탕 싸움의 원인이라는 진실을 알아야 합니다. 


배현진, 양승은 이번 파업만 없었더라며 단아하고, 반듯한 이미지로 시청자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행복한 방송생활을 할 수 있었을텐데. 이미 물은 엎질러진 것 같습니다. 배현진 아나운서가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는 '진실과 사실 사이의 촘촘한 경계' 그녀가 이것을 제대로 이해했더라면 좀더 지혜로운 결정을 내렸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 눈에 보이는 사실과 근본적 진실을 알아야


배현진 아나운서가 노조를 탈퇴하고 앵커에 복귀했다는 사실

MBC 공정방송 사수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해 파업을 벌인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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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의 언론 장악 음모와 여론 조작을 위한 탐욕의 정치 : 진실



우리는 그 진실을 봐야 하는 것이고, 여성 앵커 한명 방송 복귀를 하던 말던 세상이 달라질 것은 없고, MBC 파업이 승리하더라도, 현 정권의 언론 장악 음모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고,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으면 세상은 눈에 보이는 일부 사실만 바뀔 뿐 근본적인 진실은 우리 곁으로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단지 여성 아나운서가 방송에 복귀했을 뿐인데


단지 여성 앵커 두명이 방송에 복귀했을 뿐인데 세상은 마치 무슨 큰 일이라도 난 듯, 찬반양론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생겨난 근본 이유는 두 여성 아나운서의 개인적 성향에 촛점을 맞추는 것보다 공정하기 못한 방송과 그것을 용인하는 현 정권의 탐욕에 있습니다. 


좋은 시스템 안에서는 개인의 성향도 잘 다듬어지고 개선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나쁜 시스템 안에서는  제 2, 제 3의 이탈자와 배신자들이 속출한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런데 그런 이탈자가 나올 때마다 모두를 적으로 간주한다면 우리의 존재 기반은 취약해집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나 연약한 일개 개인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잘난 개인들이 세상에 대해 운운하는 것은 불필요합니다. 잘못된 세상의 시스템을 바꿔야하는 것이고 이것을 위해서 개인들이 연합하고 함께 힘을 모으는 이유입니다. 



▲ 반드시 파업에 승리해야하는 이유


MBC파업 105일째 너무도 잘하고 있습니다. 이탈자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에 승리를 한다면 중간의 이런 시련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반드시 승리하여 이탈한 사람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지금 패배한다면 명분도 사라지고 회사 내에서의 인간관계 또한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여성 앵커들의 노조탈퇴, 방송복귀로 MBC 노동조합은 이번 파업에서 꼭 승리해야할 새로운 이유들이 추가되었습니다.파업 중에 잃었던 자리를 다시 찾아야 하고, 이탈했던 사람들도 품에 안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