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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스의 손보다 이아손의 모노산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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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아서는 블로그를 접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습니다.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왠지 모를 초조함이 온몸을 휘감고 늘 쫓기는 듯한 일상, 게다가 지난주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며칠 블로그를 쉬는 동안 책 읽는 시간도 부쩍 줄어들었습니다. 오늘은 마음도 다잡아 볼겸 맛집 한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솔직히 얘기하면 오픈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으니 맛집은 아니고요, 미래 맛집을 기대하며 소개해 볼까 합니다.
 
제 블로그에도 가끔 등장했던 같이 일하던 형님이 이번에 새로이 식당을 오픈했습니다. 아마도 요즘 제가 삶의 무료함을 느끼는 것도 이 형님이 어느날 갑자기 식당을 오픈한다며 일을 그만 둬 말상대가 없어진 때문은 아닌지 생각하기도 합니다. 쉬는 시간마다 책 이야기도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며 밤새우는 일을 그리 힘들지 않게 해 왔는데 말이죠. 전혀 모르고 있던 바는 아니었지만 무척이나 서운했습니다. 이번에 형님이 오픈한 식당은 충청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공주에 본점이 있는 [동아리 동태탕]으로 테크노벨리 한복판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흔하디 흔한 오픈 행사도 하지 않아 개업 삼일 만에 조그만 화분 하나 들고 찾았습니다.  


오픈을 준비하면서 이 형님 늘 이런 얘기를 하곤 했습니다. 한 그릇 더 파는 것보다 손님이 원하면 밥 한 그릇 더 퍼주는 그런 사람 냄새 나는 식당을 해보고 싶다고, 


그래서 준비해간 개업축하 화분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넣어 선물해 드렸습니다.

"미다스의 손보다 이아손의 모노산달로스"


아시다시피 미다스는 만지는 물건마다 황금으로 변하는 능력을 얻게 되었지요. 대박은 끝없는 욕심에서 오는 게 아닌가 봅니다. 미다스는 나중에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물을 마실래도, 밥을 먹을래도 손이 닿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했기 때문이죠. 황금이 허기진 배를 채워줄 순 없었죠.

반면 이아손은 노파로 변장한 헤라 여신이 빠른 물살이 있는 강가에 서 있는 걸 보고는 등에 업고 강을 건네 줍니다. 강을 건너는 도중 신발 한짝을 잃어버리게 되죠. 모노산달로스(외짝신 사나이), 이아손은 이 친절 덕분에 숙부에게 빼앗겼던 왕의 자리도 찾게 되고 먼 훗날 황금모피를 찾아나선 아르고 원정대의 대장이 됩니다.


욕심보다는 손님에 대한 사소한 친절이 대박집, 맛집의 첩경이 아닐까 해서 이런 문구를 넣어 선물해 드렸습니다.


시작은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식당마다 변함없이 똑같은 맛을 주는 밑반찬, 식상하지 않았습니까? 되도록이면 직접 만든 밑반찬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겠답니다. 대부분이 고향인 서산 집에서 직접 공수해 온 반찬들과 나름 식신(?) 형수님이 직접 만든 반찬들입니다. 정형화된 반찬이 아닌 그때 그때 계절에 맞는 반찬을 손님상에 내놓고 싶답니다.


동아리가 무슨 뜻일까 궁금했습니다. 듣긴 했는데 사실 좀 가물가물합니다. 동태 알이 촘촘이 어울려 박혀있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이런 뜻이 아닐까요.
 

이 집에서 야심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사이드 메뉴입니다. 서산에서 직접 공수한 신선한 꽃게로 만든 간장 게장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메뉴입니다. 게껍딱에 비벼먹는 밥, 생각만 해도 군침이 줄줄 새어나옵니다.
 

또 하나 야심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메뉴가 있는데,.....나중에 소개할까 합니다. 이 형님 서산에서 산양산삼 농사도 짓고 있습니다. 이 산양산삼을 넣은 '황제○○○'....궁금하시죠?...ㅎㅎ..

아무튼 1년 후, 2년 후에는 대전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많은 블로거들의 글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 같이 일하는 동안 제가 늘 책을 빌려드리곤 했는데, 마지막으로 이 형님이 제게 빌려준 책이 하나 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 버트란드 러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책인데요, 어렵기도 하고 종교적으로 민감하기도 해서 읽다말고 읽다말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이 책의 서평도 올려야겠습니다. 

***찾아가시는 분들을 위해***
대전 테크노벨리 다사랑 사거리에서 동화중학교 방향으로 두 블럭 가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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