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이던 내가 어느새 오빠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가고 있어”

세월호 참사 4년, 15살 중학생이던 동생은 어느새 사고 당시 오빠보다 나이가 더 많아졌다.

이 때문일까? 동생은 “4년 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한데, 자꾸만 익숙해져 가는 현실이 너무나도 잔인하다”며 “오빠가 없는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너무나도 힘이 든다”고 편지에 적었다. 편지를 쓴 주인공은 19살 이호정 양, 호정양은 오빠가 다녔던 단원고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날 동생 호정양은 오빠에게 쓴 편지를 직접 읽지 않았다. 답장을 받을 수 없는 편지, 어떻게든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썼지만, “내가 울면 엄마 아빠도 무너질 것을 잘 알기에, 이를 악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말로 자신의 상황을 표현했다. 결국 동생 호정양의 편지는 단원고에 함께 다니는 친구가 대신 읽었다.

친구가 대신 오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내려갔지만, 호정양의 마음은 넘치도록 전달됐다. 오빠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가, 친구의 목소리를 통해 너른 강당에 울려 퍼질 때마다, 학생과 선생님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들의 눈시울이 하나같이 붉어져 있었다.

하굣길 200여 명의 학생들은 정부 합동 영결 추도식이 열린 화랑유원지를 향해 함께 걸었다. 무거운 표정으로 영결식에 참석한 학생들은 행사 내내 제대로 고개를 들지 않았다. 4년 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단원고에서만 250명의 학생과 12명의 교사가 희생됐다.

(취재 : 김종훈, 영상편집 : 김혜주)

| 2018.04.1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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