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부르는 현장실습, 촛불 든 특성화고 친구들

“언제까지 특성화고 학생들을 죽일 겁니까? 언제까지 죽일 겁니까?”

18살 한승준군이 지난 21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든 채 외친 말이다. 이날 한군은 지난 19일 현장실습 중 사망한 고 이민호군의 추모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연이틀 인천에서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승준군 뿐만이 아니었다. 서울·경기지역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는 20여 명의 학생들도 국화와 촛불을 들고 이군을 추모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왜 현장실습을 하다가 죽어야 했냐”며 “우리는 안전하게 실습하고 싶다”고 소리쳤다.

사건은 지난 19일 발생했다. 제주의 한 특성화고에 다니던 3학년 이민호군은 지난 7월 말 음료 제조회사인 ‘제이크리에이션’으로 현장실습을 나갔다. 당시 학교와 업체는 현장실습 기간과 장소,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표준협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업체는 이군과 표준협약서와 다른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9살 민호군은 12시간 넘는 근무를 예사로 했다. 표준협약서에는 실습생인 이군이 일주일에 40시간 넘게 일을 해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었다. 이군은 사고 당일, 관리자 없이 일하다가 기계에 눌려 참변을 당했다.

오마이TV가 이민호군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특성화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이들은 “사건의 진상이 올바르게 규명되고, 현장실습이 안전하게 이뤄질 때까지 광화문에서 촛불을 계속 들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촛불집회는 매일 저녁 7시 30분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취재 : 김종훈, 영상취재ㆍ편집 : 조민웅)

ⓒ조민웅 | 2017.11.2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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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실하려고 애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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