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 피해자 "죽어도 청와대 가서 죽는다"

국회에서 저축은행 국정조사 기관보고가 열린 오늘(2일),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들이 국회 정문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어제(1일) 밤 부산저축은행 비대위 회원 50여명은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국회 청문회 개최를 앞두고 여야가 증인채택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데 항의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이들을 저지하면서 회원 30여명은 국회와 약 1km 떨어진 곳에 주차된 전세버스 안에서 밤새 발이 묶였고, 20여명은 경찰에 막혀 국회 정문 앞 도로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습니다.

화장실에 갈 때도, 국회의원이 대동했음에도 통행을 막는 경찰의 과잉대응에 수차례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화장실도 못 가게 하는데 욕을 안 하게 생겼어요? 화장실 가는 걸 왜 기다려?"
"다 잡아 넣어라!", "안 입고 안 먹어서 넣어 놓은 내 돈 다 내놔!" -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아니 내 방에 간다는데 왜 그래요? 내 방에 물을 좀 마시러 간단 말이에요, 내 방에. 그러면 생수를 좀 가져오세요." - 조경태 민주당 의원(부산 사하구 을)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벌어진지 6개월여가 지난 현재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정부에 대한 피해자들의 분노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정말이지 국민을 상대로 해서 다 나이 먹은 사람들 돈을 강제로 뺏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대통령은 입 꼭 다물고 있잖아요. 세상에 공정은 무슨 공정이야. 너무나도 분하고 억울해서.."
"완전 사기에다가.. 고의적으로 서민들을 울렸어." -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자들

또 이번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부산에 몇 번이나 왔었어. 이번에 올 때는 우리 기분을 좋게 해놓고 올라갔단 말이야. 근데 또 지금 그게 아니잖아. 그러니 우리가 여기 쳐들어오는 거야." - 장00(70) /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이종혁(부산진구 을)이 곧 풀어준다고, 밥 먹게 해준다고 자기가 큰소리 치고 가데? 그래서 한번 두고 보자. 한 번 속은 거 한 번 더 속아보자 했는데, 과연.." - 박00(64) /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국회 청문회 개최를 두고 여야가 증인 채택에 갈등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서 쓴소리가 이어졌습니다.

"한나라당에서 안 나오려고 이라는데 우짜든가 다 나와 가지고 이 일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지, 이래놓고 될 일이 아니다. 당들이 모여서 이걸 똑바르게 하루속히 해결 할 방법은 안 찾고 자꾸 '니카 잘했네, 내카 잘했네'하면서 시어머니 정치, 시아버지 정치, 며느리 정치하면서 싸울 일이 아니잖아 지금." - 장00(70) /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부산저축은행 비대위는 청문회 개최와 철저한 진상규명, 피해보상 등을 촉구하며 오늘 국회 앞에서 계속 농성을 벌일 예정입니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우리는 이 돈을 못 받으면 이 자리를 안 떠나야 되는 거야. 죽어도 청와대가서 죽고, 국회 앞에서 죽을 거야 내는. 내 하나 죽고 이 돈 받아가꼬 우리 가족 살릴 거야 나는. 그것밖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없어요. 정부한테" - 장00(70) /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1.08.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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