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라" 점거 농성에도 현병철은 '요지부동'

시민사회단체 회원 20여 명이 오늘 오전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인권위 사무실 점거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은 인권위 직원을 통해 현 위원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한 뒤, 현 위원장이 자진 사퇴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혔습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우리와의 만남을 거부하고 지금 사퇴의 심각성에 대해서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현 위원장이) 인권위원장을 계속 하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가 물러날 때까지 이 자리를 사수해서 투쟁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부 회원들은 현 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위원장 사무실로 향했지만, 사무실로 통하는 문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이야기 좀 합시다! 이야기! 대화 좀 합시다! 현병철 위원장님 대화 좀 합시다! 대화 하자고요!"

점거 농성에 앞서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현 위원장의 반인권적 행태를 지적하며 인권위원장이 오히려 인권 수준을 떨어뜨렸다고 비판했습니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 "현 위원장은 취임 이후 국가보안법 옹호 발언, 인권위 독립성 훼손 발언, 내부 민주적 운영 훼손 등 인권위원장으로서 자격 없음을 스스로 내보였다. '독재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을 남기며 용산참사 재판부 의견 제출에 대한 의결 과정에서의 날치기 폐회 선언, PD수첩 사건 등의 의견제출을 모두 부결처리 했다. 인권위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게 바로 현 위원장이다. 인권위를 살릴 수 있는 첫 걸음은 현 위원장의 사퇴다."

또한 이들은 현 위원장을 국가인권위원장에 임명한 이명박 정부의 사과도 촉구했습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독립성을 포기하고 인권 피해자들의 인권을 다시 한번 침해하는데 일조한 현병철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장으로서 하루도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 위원장을 임명한, 또한 이 모든 상황을 초래한 궁극적 책임이 있는 이명박대통령과 청와대의 사과를 촉구합니다."

유남영, 문경란 두 상임위원이 지난 1일 현 위원장의 독단적 운영에 반발해 사퇴하는 등 인권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현 위원장은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채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0.11.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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