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부모 집단삭발, "장애인 복지예산 확대하라"

어머니의 머리카락은 잘려나가고 자식 걱정에 눈물도 쉼 없이 흐릅니다.

장애아동과 발달장애 자녀를 둔 전국의 부모들이 장애인을 위한 복지예산확대를 촉구하며 집단삭발을 했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오늘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장애 아동에게 필요한 재활치료와 복지서비스의 확대 제공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가족과 발달장애성인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유경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장] "저희 아이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이제 2년 후면 졸업인데 2년 후를 생각하면 정말 막막합니다. 우리 아들 항상 노래 부르고 즐겁게 밝게 웃으면서 사는데 이제는 밖에 내보내기가 겁이 납니다. 밖에 나가서 자기는 좋아서 웃는데 사람들의 시선은 너무나 따갑습니다. 성인이 됐을 때 밖에 나가서도 당당히 즐겁게 살아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오늘 삭발도 더 모진 투쟁도 이겨내야될 거라고 봅니다. (장애자녀가) 성인이 됐거나 성인을 앞두고 있는 부모님들 더 많이 결집해서 우리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당당히 웃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투쟁하합시다.)"

[박상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장]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부모로서 우리 아이가 같이 이 세상에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죽더라도 우리 아이만은 세상에서 보장받고 편해질 수 있으면 끝까지 해볼 수 있는 그런 투쟁의 길로 갑시다."

이들은 장애인 복지정책 개선 요구에 정부가 무책임한 태도를 일관하고 있다며 규탄했습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상임대표] "22조라는 엄청난 돈을 4대강에 붓고 있습니다. 거기서 조금만 우리에게 떼어주면 부모님들이 눈물 흘리지 않고 한 맺히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을... 이 정부는 친서민 정책을 이야기하면서 장애아동들과 부모들은 이 나라 이 땅의 국민이 아닌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말로만 하는 친서민 정책, 누구나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에게 정책으로 답하지 않으면 우리도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부모들의 소리와 당연한 복지정책은 '10% 예산 감축해라, 조사해라, 재심의해라 그래서 다 빼라' 이렇게 국민의 요구와 국민이기를 버리는 이런 어이없는 정책을 펼치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을 죽이고 생명을 죽이는 4대강 사업의 10분의 1이면 대한민국 장애인 정책의 제대로 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일부 장애아동 부모들은 장애인 복지정책 개선과 예산증액을 요구하며 지난 18일부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집단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0.08.3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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