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송구스럽다'는 말만 되풀이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먼저 노무현 전 대통령님과 천안함 사고 유가족과 관련한 저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유족 여러분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막말파문을 일으켰던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오늘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조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와 '천안함 유가족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집중 질의 했습니다.

하지만 청문회에 앞서 민주당의원들을 조 후보자가 경찰청장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백원우 민주당 의원] 저희 민주당에서는 조현오 후보자는 청문회에 설 자격이 없는 후보자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습니다. 정권에 아부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고 천안함 희생자들을 욕보인 이런 패륜적 후보자가 청문회에 설 수 없다는 국민적 인식이 있음을 분명히 하고 지금이라도 조현오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늘 야당의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의 근거가 무엇이냐며 강하게 추궁했지만, 조 후보자는 "송구스럽다"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이윤석 민주당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중언부언 하지 마시고 정확하게 있습니까? 없습니까? 답변해주세요.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더 이상 제가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의원] 차명계좌 있습니까? 없습니까?
[조 후보] 제가 발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이 의원] 그런 무책임한 발언이 어딨어요! 있습니까? 없습니까?
[현장음] 대답해요 빨리! 뭘 보고 그런 거짓말을 했는지 대답해!

[최규식 민주당 의원] 둘 중에 하나를 분명히 답변을 하세요. 없는데 있다고 하는 것을 사과한 것인지, 있어도 말 안해야 하는데 한 것을 사과하는 것인지. 어떤 것입니까.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가 이야기했던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습니다. 이게 공개된 공식적인 이런 자리 같으면 몰라도 우리...
[현장음] 말 돌리지 말고! 없는데 있다고 한 것을 사과한 것인지? 처음에 사과한다면서요?
[조 후보] 제가 사과한다고 한 것은 전직 대통령님과 유족분들한테 본의 아니게 누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현장음] 뭐가 누를 끼쳐드렸나고? 당신이 거짓말 했으니까 누가 된 것 아니에요?

조 후보자의 이런 태도에 야당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해 청문회는 한 때 파행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최규식 민주당 의원] 청문회 계속 할 수 없습니다. 답변을 분명히 하라고 말씀을 해주세요. 위원장께서. 그렇지 않으면 퇴장하겠습니다.

[최규식 민주당 의원] 없는 것을 있다고 한 것을 사과한 것이죠? 맞죠?
[조 후보자] 침묵
[백원우 민주당 의원]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런 청문회는 의미가 없습니다. 왜 발언을 안 해요? 발언을!

한편 일부 여당의원들도 조 후보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했습니다.

[박대해 한나라당 의원] 지금 불의에 유명을 달리한 전직 대통령을 그렇게 없는 이야기를 지어가면서 하는 것은 맞지 않아요. 비유할 것을 비유해야지 그렇게 합니까. / 결과에 따라서 조 후보가 청장 직을 사퇴할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되면 사퇴할 용의 있습니까? [조 후보자] 예 있습니다.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 위장전입문제나 차명계좌 발언 등 이미 사실관계사 확인된 것만으로도 경찰청장으로서의 적절한 자격과 능력을 갖추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 국민대다수의 판단입니다. 심지어 조현오 경찰정장 후보자를 장관 등의 후보자로 지명된 일부 인사들의 방패막이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데에는 참담한 심정을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따라서 조현오 후보자는 오늘의 인사청문회에 성실하게 임하되 필요하다면 스스로 신중한 결단을 내려줄 것을 당부합니다.

오늘 오전 질의가 끝날 때까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는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의 근거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야당의원들은 이런 청문회는 의미가 없다며 다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백원우 민주당 의원] 저는 청장후보자가 당당하게 얘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무슨 근거로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서 그거 없으면 이거 계속해서 쳇바퀴 돌듯이 돕니다. / 전직 대통령 차명계좌가 있다는 부분에서 서울경찰청장이 근거 있다고 발언한다면 어떤 형태든지 조사할 수 있습니다. 그 것 없이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청문회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0.08.23 18:2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