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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자은도에 있는 무한의 다리. 자은도의 둔장해변과 해변 앞에 떠 있는 작은 섬을 연결하는 나무다리다. ⓒ 이돈삼
 
코로나19에도 봄이 왔다. 산과 들에 봄꽃이 지천으로 피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할 때다. 사람과의 접촉을 삼가야 한다. 함부로 나다닐 수도 없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답답하다. 우울하기까지 하다.
 
한적한 곳이라도 찾아 나만의 여유를 갖고 싶다. 이른바 '자체 격리'다. 그런 곳이 어디 있을까? 찾아보면 주변에 한적한 산이나 숲, 바다가 있다. 이번에는 섬으로 간다. 프러포즈 전망대가 있는 섬이다.
  
프러포즈라고 하면 젊은이들의 청혼이 먼저 떠오른다. 꼭 프러포즈가 아닌, 사랑고백이라 해도 괜찮겠다. 프러포즈는 큰 감동을 안겨줘야 한다. 그래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장소를 고민하고, 분위기를 생각하는 이유다. 소품도 준비한다. 인지상정이다.
 
신안 자은도에 있는 백길해변. 프러포즈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해변이다. 백사장이 유려하다. ⓒ 이돈삼
 
신안 자은도의 백길해변에 있는 프러포즈전망대. 연인들의 사랑고백 장소로 맞춤이다. ⓒ 이돈삼
   
프러포즈의 조건을 다 갖춘 곳이 전남 신안 자은도에 있다. 자은도의 백길해변이다. 다도해를 배경으로 하얀 백사장이 내려다보인다. 해변도 유려하다. 이 해변의 소나무숲 끝자락에 프러포즈 전망대가 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데크 전망대다. 꽃 모양의 나무의자가 놓여 있다. 배경도, 분위기도 황홀한 전망대다. 여기서 프러포즈를 하거나 받으면 누구라도 반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다. 생각만으로도 로맨틱한 풍경이다.
 
백길해변도 멋스럽다. 길이가 3㎞ 남짓 된다. 해안선을 따라 고운 모래가 깔려 있다. 이국적이다. 해변에는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소나무 숲길을 호젓하게 걸으면 더 좋다.
 
신안 압해도와 암태도를 이어주는 천사대교 전경. 자은도는 천사대교를 건너고, 암태도에서 은암대교를 건너서 만난다. ⓒ 이돈삼
 
신안 자은도에는 크고 작은 해변이 여러 군데 있다. 풍광도 잘 보존돼 있다. ⓒ 이돈삼
   
자은도는 천사대교와 은암대교를 차례로 건너서 만나는 섬이다. 천사대교는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고 있다. 길이가 7.2㎞로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해상 교량이다. 연결도로까지 합하면 10.8㎞에 이른다.
 
천사대교를 건너 기동삼거리에서 왼편은 안좌도, 오른쪽은 자은도로 가는 길이다. 암태도 기동삼거리는 동백파마 벽화로 눈길을 끄는 곳이다. 자은도는 여기서 우회전, 자은도와 암태도를 잇는 은암대교를 건너서 만난다.
 
자은도는 우리나라의 3400여 개 섬 가운데 열네 번째로 큰 섬이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우러 왔다가 반역자로 몰린 명나라 군사 두사춘이 도망 와서 목숨을 구한 섬이다. 두사춘이 주민들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섬 이름을 '자은도'라 불렀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자은도는 농업으로 먹고사는 섬이다. 어업과 양식업을 하는 주민도 있지만, 극히 일부다. 자은도에서는 일제강점기에 대규모 간척이 시작됐다. 한국전쟁 전후까지 계속됐다. 간척으로 넓은 땅을 확보했다. 주민들은 목숨을 담보로 한 고기잡이를 나갈 이유가 없었다. 간척지도 비옥해 농사가 잘됐다. 자연환경도 여구히 잘 보존돼 있다.
 
신안 자은도의 백길해변 풍경. 코로나19를 피해 해변을 찾은 여행객이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다. ⓒ 이돈삼
  
백길해변의 해넘이 풍경. 섬이 연륙교와 연도교로 이어지면서 해넘이를 보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 이돈삼
   
자은도에는 모래 고운 백사장이 아홉 군데나 있다. 경사도 거의 없다. 한적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해변 풍광도 하나같이 아름답다. 백길해변 외에도 분계, 둔장, 사월포, 신돌해변이 있다. 바닷물이 차면 해변이 사라지고, 물이 빠지면 하얀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진다.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무해주는 해변이다. 요즘 집에 갇혀 지내면서 답답해 하는 자녀들과 함께 나온 가족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연인끼리 백사장을 찾기도 한다. 해변에서 보는 해넘이도 황홀하다. 천사대교가 개통되면서 해넘이까지 보는 사람들도 많다.
 
신안 분계해변의 노송 숲. 해변을 배경으로 소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오래 전에 방풍림으로 조성된 숲이다. ⓒ 이돈삼
 
신안 분계해변에 있는 여인송. 소나무가 거꾸로 서 있는 여인의 자태를 하고 있다. ⓒ 이돈삼
 
자은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해변이 분계해변이다. 철새 서식지로 유명한 칠발도가 아스라이 보이는 해변이다. 해변에는 노송이 울창하게 숲을 이뤄 장관을 연출한다. 주변의 농경지와 주택을 보호하려고 방풍림으로 조성된 숲이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어울림상도 받았다.
 
거꾸로 서 있는 아낙네의 형상을 한 여인송이 여기에 있다. 연인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이어준다는 전설을 간직한 소나무다. 옛날에 고기잡이하던 부부가 살았다.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았다. 부인은 날마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무사귀환을 빌었다. 하루는 소나무 위에 올라서 봤더니, 남편이 배를 타고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꿈이었다.
 
그날부터 부인은 날마다 소나무에 올라서 남편을 기다렸다. 기다림에 지친 아내는 안타깝게도 소나무에서 거꾸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나중에 돌아온 남편이 아내의 시신을 소나무 아래에 묻어줬다. 그 나무가 거꾸로 선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를 닮은 여인송으로 변했다는 얘기다.
 
이 나무가 부부 사이를 살갑게 해준다는 얘기가 있다. 바람둥이 남편을 둔 여인이 두 팔로 이 나무를 끌어안고 하소연했더니, 남편의 바람기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두 팔로 여인송을 감싸 안으면 백년해로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자은도의 둔장해변과 해변 앞의 작은 섬을 연결해주는 무한의 다리.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 이돈삼
 
둔장해변의 무한의 다리에서 본 풍경.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이국적인 느낌까지 준다. ⓒ 이돈삼
 
자은도 본섬과 외딴섬을 목교로 이어주는 곳도 있다. 둔장해변이다. 자은도에서 가장 넓고 긴 해변이다. 소나무숲도 좋다. 옛날에 돌을 쌓아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이용해 고기를 잡던 독살의 흔적도 남아 있다.
 
여기 둔장해변에서 구리도와 고도, 할미도를 잇는 1004m의 나무다리가 놓여 있다. 자은도에서 요즘 가장 핫한 '무한의 다리'다. 숫자 1004는 '천사섬' 신안을 상징한다. '무한(∞)'은 섬과 섬을 잇는 연속성, 섬이 지닌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담고 있다. 다도해의 끝없는 발전도 소망하고 있다. 섬사람들의 천사 같은 마음씨도 담았다.
 
다리도 전문작가가 설계해 어여쁘다. 바다 한가운데로 걸어가는 느낌도 색다르다. 주변 풍광도 멋스럽다. 멀리서 풍력발전기가 쉼 없이 돌아가는 모습도 이국적인 느낌을 가져다준다.
 
전라남도와 신안군의 투자 유치로 자은도 해변에 들어서고 있는 리조트. 올 여름 개장 예정으로 현재 건설공사를 하고 있다. ⓒ 이돈삼
 
신안 자은도는 그동안 개발의 광풍에서 비켜서 있었다. 자연환경이 여구히 보존됐다. ⓒ 이돈삼
 
섬의 해변만으로도 빛이 나는 자은도다. 해안가에 복합 리조트도 따로 들어서고 있다. 올여름 개장 예정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 드넓은 백사장과 나지막한 산을 낀 자연휴양림도 조성되고 있다.
 
3000여 종, 1만 점이 넘는 고둥류를 만날 수 있는 조개고둥박물관, 섬 수석정원과 분재유리공원도 있다. 코로나19를 피해서 잠시 쉴 수 있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섬 자은도다. 해변의 낭만은 덤이다.
 
부모와 함께 자은도 백길해변을 찾은 어린이들이 그네를 타고 밀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3월 29일 오후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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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