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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에 깊게 패인 이마와 마스크 마찰에 붉게 일어난 두 뺨. 어느덧 코로나19 최일선에 선 의료진들을 상징하는 모습이 됐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개월이 넘은 지난 24일, <오마이뉴스>는 분당서울대병원 내 의료진들의 현장을 찾았다. 두 번째 기사는 드러나지 않은 코로나19 현장, '산업안전보건관리실(아래 산안실)'과 '감염관리실'이다.[편집자말]
분당서울대병원 ⓒ 이희훈
 
코로나19라는 혹독한 재난을 버텨온 것은 모든 현장에서 피어난 연대 덕분이었다. 코로나19 최전선인 병원 한 가운데서도 마찬가지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확진자들을 돌보는 동안, 병원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현장을 지키는 또다른 조력자들이 있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오마이뉴스>는 지난 24일 분당서울대병원 지하에 위치한 '산업안전보건관리실(아래 산안실)'과 '감염관리실'을 찾았다. 

병원 내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감염 확산을 막는 것, 현장 의료진들의 건강을 돌보는 것, 음압병동의 체계를 짜거나 재난 상황에 따라 병원의 정책 및 운영 체계를 바꾸는 것 등 감염병 현장을 지키는 크고 작은 틀들은 모두 이들의 작품이었다.
 
[숨겨진 현장 하나] 병원 의료진들의 의료진
 
분당서울대병원의 의료진들을 돌보는 산업안전보건관리실 직원들. ⓒ 이희훈

산안실은 현장 의료진 및 병원 전 직원의 상태를 관리하는 곳이다. 7000여 명에 달하는 병원 직원들의 감염예방관리를 이곳에서 한다. 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건강도 관리한다. 의료진들의 의료진인 셈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된 지 두 달이 넘어가니까 현장 의료진분들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요. 일부는 발열이 동반된 호흡기 증상이 발생한 분들도 있고요. 현재까지 검사한 의료진 분들 모두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해요."

산안실에서 근무하는 주덕만 간호사는 이어 "현장 의료진들 가운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도 상당하다"면서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개 본인이 감염돼서 병원과 환자들에게 영향을 끼칠까봐 걱정된다는 말이 많다"고 했다.

지난 9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확진자는 현장 의료진이 아닌 내부 직원이었다. 산안실은 비상이 걸렸다. 이전까지의 감염병 현장을 통틀어 해당 병원에서 확진자 발생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주 간호사는 "그때가 모든 순간을 통틀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며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는 눈 앞이 캄캄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관리실과 함께 약 이틀에 걸쳐서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모두 가려냈다"며 "빠른 대처와 격리가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덧붙였다. 주 간호사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병원 내 확진자 발생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도 병원 내 감염 관리를 무엇보다 중요시 하고 있다"고 했다.

주 간호사는 "저희는 뒤에서 병원과 현장 직원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면서 "드러나지는 않지만, 저희 또한 감염병 현장을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숨겨진 현장 둘] 병원의 질병관리본부
 
분당서울대병원의 코로나19 대응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감염관리실 직원들 ⓒ 이희훈

"국가에서 감염병 재난이 발생할 때 질병관리본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듯, 병원에서는 감염관리실이 그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신명진 분당서울대병원 감염관리실 파트장은 감염관리실을 "병원 내 작은 질병관리본부"라고 비유했다.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코로나19 병동 의료진들의 동선을 결정하는 것도, 의료진에게 레벨 D등급 보호구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 등 외부기간과의 의사소통까지도 이곳의 몫이다.

신 파트장은 "감염병 상황이 닥치게 되면 이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최대한 다양하게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면서 39감염관리병동 외에도 분당서울대병원 본관에 있는 병동 한 층을 폐쇄하고 (음압병실로) 개조했는데, 이것도 우리가 고안한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했다.

코로나19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감염관리실도 24시간 대응을 해야한다. 신 파트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된) 1월 20일 이후 한 번도 쉬지 못했던 것 같다"며 "직원들도 정신적, 체력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최근 신 파트장의 고민은 코로나19가 장기화 될 것에 대비하는 일이다. 그는 "코로나19를 비롯한 급성호흡기질환을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고 진료할 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향후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병원 내 호흡기 진료 체계를 바꿔야 한다. 지금도 내부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곳 위해 일 한다는 것  
 
분당서울대병원의 코로나19 대응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감염관리실신명진 분당서울대병원 감염관리실 파트장 ⓒ 이희훈
 
두 부서 모두 코로나19 현장의 주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세간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의료진들은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쉽지는 않을까? 신 파트장이 답을 내놨다.

"'감염관리 최상의 목표는 감염관리실이 없어지는 것'이라는 말이 있어요. 감염관리실이 없어도 모든 부서와 현장에서 감염관리가 잘 돼야 한다는 의미예요. 결국 저희의 목표는 현장에서 최상의 성과가 나오도록 돕는 거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현장을 위해 일 하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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