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여행

포토뉴스

아름다운 길(Scenic Byway) 12번 도로는 끝나는 곳에서 유타 지방도로 24번과 만난다. 이 도로에는 캐피톨 리프 국립공원(Capitol Reef National Park)이 있고, 고블린 밸리 주립공원(Goblin Valley State Park)이 있다. 이 길이 지나는 구간의 경치가 아름다워 꼼꼼하게 둘러볼 만한 곳이기도 하다. 

12번 여행을 마치고 캐피톨 리프의 겨울 모습은 어떨지 둘러보기 위해 24번으로 갈아탔다. 12번이 끝날 무렵부터, 즉 딕시 국유림을 벗어나면서부터 눈이 그치고 24번에 접어들어서는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높은 산이나 응달 부분에만 조끔씩 눈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이번 겨울 폭풍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땅이 넓어서라기 보다 원래 날씨라는 것이 지형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 왕국을 방금 지나와서 마주하는 맨숭맨숭한 땅을 보니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해는 이미 뉘엿뉘엿 기울어가고 있었으므로 공원을 구석구석 둘러보는 것은 어렵게 됐다. 다음 목적지는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 여기서 해 지는 풍경을 보고 밤에 이동하기도 했다.
  
굴뚝 바위(Chimney Rock) 굴뚝 바위 근방에는 잔설이 남아있다. ⓒ 이만섭
 
캐피톨 리프를 여행하는 방법

캐피톨 리프 국립공원은 자주 여행하는 곳 가운데 하나다. 공원을 여행하는 코스는 꽤 여러 가지가 있다. 24번 도로를 지나며 그냥 구경만 해도 장엄한 캐피톨 리프 공원의 모습을 맛볼 수 있다. 시간이 나면 중간중간 서서 짧은 트레일 한두 곳 해 보면 더 맛깔스러운 공원 여행을 할 수 있다. 좀 더 시간이 난다면(아마도 3~4시간쯤) 오늘 소개하는 '시닉 드라이브(Scenic Drive)' 길을 다녀오면 캐피톨 리프 공원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이 길에서 이어지는 오프 로드가 두어 곳 있는데, 이 곳까지 다녀오려면 한두 시간은 더 할애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캐피톨 리프를 좀 더 깊이 볼 수 있는 코스로서 사륜구동 차량을 이용해 오프로드를 들어가야 하므로 보통은 하기 쉽지 않은 코스다.

한 번에 여기까지 여행하려면 적어도 이틀, 많게는 사나흘은 머물러야 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캐피톨 리프를 여행하려는 분들께는 바로 이 마지막 코스를 적극 권장한다. (여기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분은 여기를 참조: https://brunch.co.kr/@leemansup/61https://brunch.co.kr/@leemansup/69)
 
머미 클리프(Mummy Cliff) 머미 클리프는 양지바른 곳이라서 그런지 잔설도 없다. ⓒ 이만섭
  
그랜드 워시(Grand Wash) 석양으로 불타는 그랜드 워시의 바위들 ⓒ 이만섭
 
캐피톨 리프 공원 가운데 돈을 내야 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시닉 드라이브' 구간이다. 달리 말해서 공원의 다른 곳은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방문자 안내소에서 돈을 내도 되고, 방문자 안내소를 그냥 지나친다면 조금 더 가서 캠프 그라운드를 지나면 무인 요금소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개인 정보를 적은 쪽지와 입장료를 봉투에 넣어 통에 넣으면 된다.

다른 국립공원과 마찬가지로 길은 잘 포장되어 있고 볼 만한 곳에는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중간에 그랜드 워시(Grand Wash), 그리고 마지막에 캐피톨 고지(Capitol George) 이렇게 두 곳의 비포장 도로가 있는데, 그다지 험하지 않아 SUV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시닉 드라이브를 들어갔다면 이 비포장 구간은 꼭 들러볼 것을 권한다. 그만큼 특이한 바위들이 많이 있고, 공원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포장된 구간에서 보는 풍경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시닉 드라이브(Scenic Drive) 포장된 길을 따라가며 풍경을 볼 수 있다 ⓒ 이만섭
 
남 유타의 지형은 대체로 사암으로 형성된 기암괴석으로 붉은 빛깔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국립공원지역은 물론이고 그와 연결돼 기반이 되는 주변 지형들도 대체로 비슷하다.

이런 특징을 가진 곳은 대부분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부터 석양 무렵까지 빛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더욱 붉어지고,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적당한 곳에 머물며 지는 해를 보노라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특별히 노을을 찍는데 좋은 곳은 없다. 낮에 다니다가 어디가 좋을지 미리 봐 두면 좋겠지만 시간만 잘 맞춘다면 어디에 있든지 붉은 바위들은 석양의 빛을 잘 보여준다. 어느덧 해가지고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여기에서 모뉴먼트 밸리까지는 대략 4시간쯤 걸리는 거리니 서두를 것은 없다. 어두워 경치를 볼 수는 없어도 기억을 더듬으면 지나는 길의 풍경이 떠오를 수도 있다. 이는 또 다른 여행이므로 천천히 마음 편하게 이동하기로 했다.
  
해가 기운 시닉 드라이브, 구름과 어울려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 이만섭
 
공원의 바위들은 대체로 붉은 빛을 띠고있다. ⓒ 이만섭
 
죽음의 드라이브

캐피톨 리프 공원에서 모뉴멘트 밸리로 가는 길은 70번 고속도를 타고 가면 5시간이 넘게 걸리고, 국도를 타면 4시간 조금 덜 걸린다. 그러면 당연하게도 국도를 타고 가는 것이 맞다. 네비도 그렇게 안내를 하고 있으니 망설일 것은 없다.

24번 국도와 연결된 유타 95번 도로를 이용해 모뉴멘트 밸리 쪽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 길 또한 주변 경치가 아름다운 도로다. 도로의 경치도 좋을 뿐만 아니라 글랜 캐니언(Glen Canyon)과도 연결되어 있고, 내추럴 브리지 국가기념물(Natural Bridge National Monument)도 이 길에 있고, 크게는 캐니언 랜즈 국립공원(Canyon Lands National Park)과도 이어진다. 

95번 도로에 접어들 무렵 날은 어두워지고 주변을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캄캄해졌다. 하늘에 구름이 적었고, 캐피톨 리프 지역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으므로 모뉴먼트 밸리로 갈 때까지도 눈은 내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길 초반에 살짝살짝 눈발이 보였지만 이 정도라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안이한 판단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95번 길을 크게 반으로 나눴을 때 전반부는 평지나 계곡의 골짜기 부분을 지나므로 고도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후반부는 높이가 거의 3000M에 달하는 산간지역을 통과한다. 다시 말해서 저지대에서는 약간의 눈발이 날려도 이 정도 고지대로 가면 함박눈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알지못한 결과로 95번 후반부를 통과하면서 폭설을 만나 거의 죽음을 무릅쓰고 운전을 해야했다. 
  
석양에 비친 고사목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 이만섭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카카오 브런치(https://brunch.co.kr/@leemansup/164)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노동자, 한 달에 한 번은 주말을 이용해서라도 여행을 하려고 애쓰며, 여행에서 얻은 생각을 사진과 글로 정리하고 있다. 빛에 홀려 떠나는 여행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