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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부터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해온 오마이뉴스는 2월 22일 창간 20주년을 맞아 '[연쇄 인터뷰] 차기 주자에게 듣는다, 당신이 꿈꾸는 20년 후'를 선보인다. 여야 차기 주자들에게 현안에 대한 생각 뿐 아니라 앞으로의 꿈을 묻는다. 개인의 꿈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꿀수록 그들은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이다. 다섯번째 순서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다. [편집자말]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이희훈
  
ⓒ 홍성민
 
- 지난 24일 정의당은 미래한국당 저지특위를 구성해 위성정당 해체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헌법소원을 내도 이번 총선에서는 그 효력이 없는 것 아닌가.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법 개정안을 만들 때, 적어도 대한민국 공당인 당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이런 정도의 참담한 꼼수를 부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불찰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제1야당이 국민을 모욕하고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왜곡하는 길을 간다면,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사 당장의 의석수 왜곡이 일어난다고 해도, 꼼수에 꼼수로 대응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은 오랜 정치개혁의 대의를 훼손하는 것이고, 지난 1년 반 동안 개혁입법 공조를 통해 성사시킨 선거제도 개혁 자체를 무력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는 그간 온갖 불법과 편법, 꼼수 행태를 보여 왔던 수구세력의 반개혁적 정치를 결과적으로 용인해주는 꼴이 될 것이다.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 일부 민주당과 시민사회진영에서는 범진보 위성정당 창당을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밥그릇에 밥그릇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그런 방식으로는 절대 수구세력, 꼼수정치를 이길 수 없다. 아무리 미래통합당이 막나간다 하더라도 진보개혁 세력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미래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의 이런 꼼수를 저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의당이 승리하는 것이다. 정의당이 21대 국회의 교섭단체가 돼 과감한 개혁을 견인해 나가는 게 결국은 미래한국당을 이기는 길이다. 그런 생각으로 이번 선거에서 사명을 다하겠다."
 
[4+1이 놓친 것] "자유한국당 나중에 논의의 틀로 들어올 줄 알았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이희훈
 
-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에 맡기겠다는 건데, 그것 말고 다른 대책은 없는 건가.
"이번 선거제도 개혁은 민주당이 상당 부문 비례 의석을 내놓는 것을 전제로 진행된 일이었다. 그런데 다시 민주당이 그 의석을 어떻게든 확보해야 한다는 발상은, 원래 연동형 선거제도 도입의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 일이다."
 
- 앞에서 불찰이라고 언급했는데, 그럼 지난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선거법 논의 때는 위성정당 금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던 건가?
"그때 당시만 해도 패스트트랙 법안이 상정되면,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결국은 선거법 논의의 장 안에 들어올 것이라고 봤다. 여야4당은 끝까지 자유한국당이 동참한 가운데 선거제 개혁이 마무리 될 수 있다는, 말하자면 현 미래통합당을 매우 선하게 본 채 논의를 진행했던 것이다. 그래서 위성정당 출현 가능성에 대한 정밀한 검토까지는 사실 하지 못했다."
 
- 코로나19 사태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수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지금 단계에서 어떤 대응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나.
"정부가 단계를 격상시키면서 '선제적 대응'이라는 걸 강조했다. 전국 확산에 대비한 완화전략도 펴야 하지만, 지역방어를 철저히 해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걸 차단하는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대구·경북·청도 지역을 감염관리지역으로 지정한 만큼, 아주 신속하게 강력한 의료지원이 있어야 한다. 동시에 그로 인한 여러 민생 위기에 대한 특단의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두 번째로 이런 국가적 위기 상황에 직면한 때에, 오히려 감염확산의 위험을 퍼뜨리는 세력에 대해서는 공권력을 동원한 단호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신천지 교단이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라고 얘기하는 건 적반하장이다. 더 많은 신천지 교인들을 피해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단 측은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 그 뿐 아니라 신천지 교인 명단, 잠적한 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소재지 파악, 1000여개 이상 집회장소 등 더 많을 걸로 예상되는 관련시설을 정부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신천지 운영진에 대한 사법처리까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는) 전광훈 목사의 광기에 대해서도 단호한 법적 조처를 통해, 광화문 등 대규모 집회를 원천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가장 중요한 게 민생 문제다. 코로나 사태의 경제적 여파가 역대급일 것으로 예상돼 추경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할 것이다. 저는 추경 편성 이전에 3조 4000억 원 예비비부터 신속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본다. 즉 당장의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신속한 예비비 집행이 필요하고, 그에 이어서 민생경제회복을 위한 추경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생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족집게 서민 대책으로 하되, 그 효과를 고려할 때 현금성 지원이 필요하다. 또 직장에 다니는 노동자들은 절차·기준을 완화해 고용안정기금을 지급하도록 해야 하고, 적용을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 또한 그에 준해서 지급해야 한다. 사각지대에 있는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고용안정기금 기준에 준해 신속히 (현금 지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본다."
 
- 코로나19 탓에 총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정치권에서 나오는데.
"지금 단계에서 총선 연기를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다. 20대 국회가 국민들의 불신을 받고 있고 민생 대책에 대해서 책임을 다하지 못해왔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아마 총선 연기에 대한 판단이 있을 것이다. 그 판단이 중요할 거라고 생각한다."
 
[심상정의 의심] "선관위, 미래한국당 승인 이해 안돼... 거대정당 지나치게 의식"
   
- 23일 정의당 테드강연형식의 정책검증대회인 제드(JED:Justice Election Debating)가 진행됐다. 어떻게 봤나.
"(더 알려지지 않아) 너무나 안타깝다. 총선 앞두고 각 정당들이 공천을 하고 있지만, 정의당처럼 체계적이고 철저한 검증과 절차를 통해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없다. 37명 정의당 비례후보들은 어느 한 사람 빠질 것 없이 모두 훌륭한 후보들이다. 그 발표를 보면서 당원들도 큰 자부심을 느꼈으리라고 본다. 발표 종료 뒤 50여 명 무지개 배심원단이 상위 10위 후보들을 발표했다. 이는 앞서 일각에서 제기됐던, 비례 경선이 조직적 투표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준 결과였다. 37명 후보자들 연설이 단지 출마를 위한 언어 나열이 아니라, 그들의 신념과 살아온 경험·열정이 알알이 녹아있다고 느꼈다. 그게 정의당 후보들만이 갖고 있는 힘이 아닌가 싶다."
 
- 시민참여·외연확장을 위해 도입한 시민선거인단에 최종적으로 약 12만 명이 참여했다. 외연확장에 도움이 될 만한 결과였다고 평가하나.

"선거제도가 너무 늦게 확정된 탓에 선거인단 모집기간이 굉장히 짧았을 뿐 아니라, 코로나 사태 때문에 시민 선거인단 모집에 전당적으로 나서질 못했다. 후보들 개개인에 의존한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12만 명은 전부 맨투맨으로 만나서 설득했고, 이번 정의당 선거에 대한 공감 속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이번 경선 뒤 선거인단의 상당수가 정의당 당원으로 가입해 단단한 조직기반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선거인단 중 일부는 추가로 실명을 확인하고 직접 투표소에 나와 투표해야 한다. 참석이 저조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저희도 투표율이 저조할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코로나 등을 고려할 때) 현 상태에서 사람들을 모아 홍보하긴 어렵다. 후보들 노력과 선거인단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선거인단을 모집하는 다른 정당과 정의당 간 차이는 분명하다. 과거 진보정당이 경선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 않나. 저희는 공정한 선거, 철저한 선거관리를 위해 인증절차를 까다롭게 해뒀다. (인증절차를 허술하게 하면) 선거인단 규모를 더 확대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기보다는 철저·공정한 관리와 시민선거인단의 자발적인 참여에 무게를 뒀다."
 
- 기후악당 칼럼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선거법 위반을 권고했다. 이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선관위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이고 대의민주주의를 관리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런 선관위가 이번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을 승인한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일부 선관위 직원이 '우리는 절차를 따지는 곳이지 헌법을 해석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얘기했다는 보도를 봤는데, 헌법을 전제하지 않는 국가 기관이 어떻게 있을 수 있나.
 
정당은 헌법 8조에 나오는, 민주주의의 핵심이자 엔진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런 정당 등록을 헌법적 가치, 법률적 취지, 타당성 등 전반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절차적 요식행위만으로 (등록) 승인한 결정에는 선관위가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선관위가 이번에 내놓은 여러 유권해석도 거대정당의 갈등구조를 너무 의식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 탓에 원래 선관위가 추진해왔던,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헌재의 원칙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유감스럽다."
 
- 선관위가 '21대 총선 비례 후보 전략공천 불가'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정의당도 만 35세 이하 청년과 장애인 등에 일부를 전략배치 할 계획이다. 충돌하는 것 아닌가.
"저희가 선관위에 질의해서 회신을 받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정의당은 당선자를 미리 지정해둔 게 아니고 선출 원칙을 전략명부라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략 명부는 청년·장애민·농어민 명부로 나뉘어 있는데, 이것도 후보들이 경쟁해서 순번을 받게 돼 있다. 비경쟁명부 또한 당원들 찬반 투표로 결정된다. 선관위 답변은, '정의당의 비례 후보 추천 절차와 관련해, 정의당 방식대로 결정한다면 선거법 절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라는 일종의 합격 통지서에 해당한다.
 
이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선거제 개혁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내용 중 하나도 민주적 공천이었기 때문이다. 각 정당은 민주적 선출 절차를 당헌·당규에 정해 선관위에 보고해야 할 뿐 아니라 이를 입증할 자료를 후보 명단과 함께 접수하게 돼 있다. 만약 절차를 어기거나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선관위가) 비례후보 명단 접수를 거부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미래한국당 뿐 아니라 다른 정당에도 엄격하게 적용하게 되길 바란다. 과거 각 정당이 해왔던, 말 그대로 사천(私薦)이 아닌 공천(公薦)이 될 수 있도록 선관위의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정의당과 이번 총선] "여당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 의미 없어... 바닥 민심 달라"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이희훈
 
- 이번 총선이 정권심판론이 주요하게 떠오르면서 양당 이외 정당의 입지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다. 어떻게 돌파할 계획인가.
"지금까지는 선거에 야당 심판이냐 여당 심판이냐라는 프레임만 존재했다. 아직까지 여의도 정가나 언론에서도 이 프레임을 잣대로 선거 전망을 해 왔는데, 저는 이런 질문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 선거는 여당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지난 수 십 년간 심화돼온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조장해온 기득권 세력에 대한 심판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본다.
 
또 지금 여론조사 상으로 나타나는 조사와 바닥민심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대 국회가 국민들에게 남긴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소모적인 대결정치로 날을 새는 양당정치가 막다른 골목에 왔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여야 중심으로 정보가 제공되고는 있지만, 이번에는 국민들께서 양당 대결 정치를 뚫는 그런 변화를 찾고 또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바닥 민심은 다르다'고 했다. 최근 새벽에 시민들을 많이 만나고 있는데, 현장 민심은 어떤가.
"음... 그냥 있는 그대로 전달하면, '국회가 늘 싸움질만 하지 국민들 생각은 안중에도 없지 않느냐', 이것이다. 다시 말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국민들에게는 오히려 짐이다' 그런 원망이 현장에 가득하다는 걸 느낀다."
 
- 정의당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시민들을 만나면, 대부분이 '이번에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꼭 돼야 한다, 모든 노력을 다해서 이번에 교섭단체로 들어가야 한다'는 격려 말씀을 많이 하신다. 저는 그게 바닥민심이라고 생각한다."
 
- 정의당이 다음 국회에서 발의할 1호 법안으로 차별금지법을 내놓았다. 지난 1월 20일에는 고양기독교총연합회 목사님들과 만나 2시간 넘게 토론했다고 들었다. 분위기가 어땠나.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 내에서 '정의당 심상정이 동성애를 찬성하고 동성애법을 만들려 하기 때문에 낙선시켜야 한다'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어서, 제 지역구의 목사님들과 대화를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종교-정치가 어떻게 협력할지 논의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 그런데 그날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단체분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제게는 아주 힘겨운 토론이 됐다.
 
정의당의 1호법안은 '동성애 합법화법'이 아니라 '차별금지법'이다. 성적지향은 차별을 금지하는 20여 개 조항 중 하나일 뿐이며, 이 조항은 성소수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권리구제 법이다. 차별금지법은 차별받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권리구제법이라는 걸 그때 말씀드렸고, 또한 (일부가 주장하는) 동성혼 합법화는 정의당 당론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씀드렸다.
 
두 번째 큰 오해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목사님들이 설교한 내용이 처벌받는 게 아니냐는 거였다. 제가 그날 그것도 가짜뉴스이며 처벌조항 자체가 법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목사님들께서 그럼에도 계속 처벌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셔서, 그렇다면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측과 얘기해서 그런 조항을 아예 명문화하자'고 했다. 목사님들에게 설교할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렸다.
 
제가 우리 지역 목사들과 말씀을 나누려고 했던 이유는, 차별 없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한국사회 기본 인권 합의서를 만들기 위해서다. 차별금지법은 차별 없는 사회가 되자는 것이지, 누구를 반대하거나 처벌하자는 법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법 제정 과정에서 오해하거나 반대하는 분들과 충분한 대화와 설득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법을 강제로 제정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사회적 합의를 넓혀나가는 과정이어야 하고 그 책임을 마땅히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해 만났다."
 
- 토론회가 끝날 즈음에는 분위기가 훈훈했다고 들었다.
"지금도 고양시 목사님들과 함께 차별금지법의 내용과 처리방안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목사님들께서도 이런 어려운 주제의 토론회에, 정치인(심상정)이 이를 반대하는 반대자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기피하지 않았다면서 당시 성실하게 대화하고 타협하려는 제 노력 자체를 매우 높게 평가해주셨다."
 
[정의당의 전략] "세대 교체, 시대교체, 정치 교체... 미래한국당과 경쟁할 것"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이희훈
  - 이번 총선이 심상정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저와 정의당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사의 의미를 말하고 싶다. 30년 간 지속돼온 87년 체제와 양당 체제를 극복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번 총선은 결국 30년 양당체제에 그대로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협력정치를 통해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의 선거다. 이번 선거 프레임은 과거냐 미래냐가 돼야 한다. 그것은 정의당이 교섭단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그동안 제3의 교섭단체는 있어왔지만, 대부분은 국민의 선택보다는 정계개편에 의한 제3당이었기 때문에 그 의미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일례로 바른미래당 같은 경우도 제3당이었지만, 일부 시기를 빼고는 지지율 3위는 정의당이 계속 유지해왔다. 지지율 3위였지만 권한행사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국정치 변화에 큰 역할을 하기에는 제한적이었다. 정의당이 이번에 교섭단체가 되는 건, 새 씨앗을 뿌리고 그 씨앗을 틔워서 성장한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하는, 정치 교체의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 앞서 양극화 해결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사회의 모든 격차의 시작은 부동산과 교육에서 시작된다. 정의당은 청년기초자산제(1호 공약) 등 법안을 내놓았지만 딱 와 닿는 확실한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 정치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될 게 불평등과 기후위기 극복이다. 그런 점에서 정의당 공약이야말로 2020년 대한민국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가장 명확한 공약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정의당 1호 공약이 청년기초자산제, 2호가 부동산격차 해소, 3호가 임금격차 해소이고, 최근 발표한 게 그린뉴딜 경제전략이다.
 
민주당의 1호 공약이 무료 와이파이,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1호 법안이 공수처폐지였다(추후 '탈원전 정책 폐기'로 정정). 이렇듯 대중영합적이고 정략적인 다른 정당 공약들에 비해, 정의당의 공약은 대한민국 시대정신의 정중앙에 있다고 본다. 다만 현 정치권이 대결정치라는 구도 안에 갇혀있기 때문에 그런 공약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정의당 공약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 호평이 많이 나오고 있다."
 
- 무주택자들은 좋은 위치에 집을 싸게 공급받기를 원한다. 여기에 대한 정의당의 정책은 없나.
"그 정책도 있다. 제가 과거 17대 국회 때도 법안을 냈었던, 일명 토지임대부(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아파트 정책이다. 공공주택을 많이 짓지만 5년, 10년이 지나면 다 분양으로 전환되지 않나. 그러면 이게 사후적으로 투기를 부추기면서, 투기에 일조하는 주택이 돼버리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공공주택 보유율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게 아니라, 토지임대부 반값아파트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고, 이를 공공주택으로 남기면서 개인 간 전매를 금지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 주택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분들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총선 목표로 정당 지지율 20%를 공언했는데, 정의당의 최근 지지율은 4.2%로 한 자릿수다(TBS의뢰 리얼미터 2월3주차 지난 2월 17~1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 이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
"지금부터 총선까지는 아직도 몇 번의 산을 더 넘어야 한다. 제 경험에 비춰볼 때, 지금은 정의당의 시간이 아니다. 지금 실패한 정치세력들이 이합집산 하면서 국민 시선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각 정당의 노력에 대해서 국민들이 관심을 기울이기 어려운 시기이기도 하다.
 
과거 총선 때를 봐도 그렇다. 그 때도 3월말까지는, 정의당이 (추후에) 얻은 정당 투표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이 나오곤 했다. 이번엔 정의당이 20% 이상의 정당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저는 자신한다. 아직은 선거에 뛸 선수들도 확정이 안 됐지만, 경쟁할 선수들이 정당별로 확정되고 나면, 유권자들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정당, 과감한 개혁을 견인할 정당을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정당은 정의당밖에 없다는 결론을 범진보·개혁 유권자들이 내리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제한적으로 도입된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이번 선거의 승패는 정의당이 선전하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다. 범진보·개혁 유권자들은 더는 양당 정치로만은 안 된다는 걸 알게 될 거다. 결국 정의당의 승리를 통해서, 진보개혁세력의 승리를 만들어가는 현명한 선택을 유권자들이 하리라고 기대한다."
 
- 그러려면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이 미래한국당보다 정당 투표율이 더 높게 나와야 할 텐데.
"비례대표 경쟁은 결국 정의당과 미래한국당 경쟁이 될 것이다. 그래서 '정의당이 미래한국당을 이기는 것이 범진보·개혁 세력의 승리'라는, 그런 집단적 지성이 이번에 발휘될 것이라고 믿는다."
 
[조국과 검찰개혁] "조국 자꾸 끌어내려는 의도 불순... 제대로된 검찰 개혁 중요"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이희훈
 
-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경중과 선후를 잘 헤아려 나가길 바란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국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 선거에 오히려 큰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다."
 
-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총선 결과에 따라 탄핵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미래통합당은 탄핵이라는 말을 수 없이 남발하고 있다. 제1야당 지도부의 말이 이토록 깃털처럼 가벼워서야 누가 신뢰하겠나. 탄핵이란 말이 밥 먹듯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말인지 반대로 묻고 싶다. 국민들은 아마 그 발언을 분열을 꾀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특히나 지금 그 사건은 검찰에 기소돼 재판으로 넘어갔다. 그 과정에서 진실이 명확히 드러날 것이라고 본다"
 
- 조국 사태가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국 논란 뒤 지난 10월 국회 연설에서  평생 처음 많은 질책을 받았다며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사과까지 했다.
"조국 전 장관의 문제는 이미 지난해 사퇴하면서 마무리됐다. 남은 것은 어떻게 검찰개혁을 국민 뜻에 부합하게 완수하느냐의 문제다. 이를 마치 어떤 진영 대결과 진영 갈등의 소재로 이어가려는 것은 건강하지 않을 뿐더러, 그 의도 자체도 불순하다. 이미 민주당 내에서 조국 자객공천 혹은 조국대전을 천명한 분들이 있었지만, 결국 여론을 의식해 다른 결정을 내리지 않았나. 조국 전 장관을 자꾸 다시 불러내어 선거에 이용하려는 것에 대한 국민들 반응은 싸늘하다. 지금은 제대로 된 검찰개혁을 완성하는 데에 집중할 때다."
 
[심상정의 앞으로 20년] "노동존중 · 그린뉴딜경제성공 · 다양성 존중되는 성숙한 민주주의"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이희훈
 

- 한국사회가 마주하는 가장 큰 문제로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언급했다. 이 문제에 대한 심상정의 해법은 무엇인가.
"기후위기는 대한민국만 겪고 있는 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다. 기후위기는 정책을 넘어 대한민국의 체질을 바꿔야할 문제라고 본다. 전 세계가 노력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기후위기 악당국가로 지목된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정의당이 그린뉴딜전략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시멘트 같은 회색에서 녹색으로 체질전환이 필요하다. 두 번째, 정부가 대기업 투자를 지원하는 소극적 역할을 벗어나 직접 시장을 적극 창출하는 등 혁신가형 정부가 돼야 한다. 일례로 현대자동차 수소차·전기차에 보조금을 줘서 생산대수를 늘릴 게 아니라, 2030년까지 정부가 6개 광역시도에 내연기관 자동차 출입을 금지함으로써 전기차 시장을 대규모로 창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도 동참시켜야 한다. 그 외에도 회색 SOC가 아닌 녹색 SOC(도로·항만 등 사회기반시설), 노후주택의 에너지 효율 높이는 리모델링 사업 등 녹색 건축·SOC 사업 전망을 열어 고용 창출 뿐 아니라, 혁신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난 20년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제일 큰 뉴스를 꼽자면?
"사람들은 20대 국회가 최악이라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국회, 그리고 선거제도와 검찰개혁이 이뤄진 국회로 기억할 것이다."
 
- 심상정 대표가 꿈꾸는, 앞으로 20년 뒤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
"첫째는 한국 사회가 일한 만큼 자기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노동존중사회'가 돼야한다. 이는 공정한 사회를 의미한다. 또 정의당이 내놓은 그린뉴딜 경제가 성공한다는 건, 미래세대에게 한국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는 의미다. 세 번째로 다양성이 존중되는,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나가야 한다. 정의당은 이를 위해 이주민·장애인 등 사회적 차별받는 주체들에게 연단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려는 정치적 노력을 하고 있다. 노동존중 · 그린뉴딜경제성공 · 다양성이 존중되는 성숙한 민주주의가 어우러진 사회가 정의당이 지향하는 정의로운 생태복지 국가다."
 
-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 목표를 달성하면, 심상정의 더 큰 꿈에 대한 도전도 고민할 건가.
"저는 이번 총선의 결과에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와 정의당의 미래, 심상정의 미래까지 다 걸려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으로서는 정의당에 부여된 70년 기득권 정치 교체, 30년 양당정치 교체의 사명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데에만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창간 20주년 축하 메시지를 부탁한다.
"오마이뉴스 창간 20년의 역사는 언론개혁 20년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민기자·상근기자의 선순환을 통해 새로운 시민참여의 모델을 만들었다. '모두가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당시 매우 경이로운 사건이었다. 오마이뉴스가 1인 미디어 시대의 모태가 된, 언론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데 대해 깊이 감사하다.
  
오마이뉴스와 진보정치의 역사도 함께 이제 20년이 됐다. 많은 어려움을 함께 겪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정의로운 복지사회 만들어가는 데에 소중한 도반(함께 도를 닦는 벗)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그동안 애쓰신 오마이뉴스 운영진, 상근·시민기자들께 감사드린다. 희망찬 미래를 기원한다." ◆

 
글 : 박수원 유성애
사진 : 이희훈
영상 : 김윤상 홍성민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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