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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에 신록이 가득한 5월이다. 황금연휴를 앞두고 나들이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면, 역사, 자연, 문화가 어우러진 강화도는 어떨까? 수도권의 대표 여행지 강화에는 대를 이어온 삶의 터전에 '꽃'이라는 테마를 더한 힐링 카페가 있다. 빌딩 숲 가득한 도심에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봄의 향기 그윽한 '핀오크'와 '다루지'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자.
 
힐링카페 핀오크의 전경.ⓒ 나윤아
 
핀오크, 아버지의 정원에 세운 힐링카페

노랑과 분홍이 사라진 5월의 정원은, '초록'이라는 한 단어에 모두 담을 수 없는 다채로운 색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제 막 연두 빛 싹을 틔운 다섯 그루의 대왕참나무(핀오크)가 마치 독수리 오형제 같은 이국적인 공간. 핀오크의 봄은 이제 막 깨어나고 있다.
 
핀오크의 브런치 세트.ⓒ 나윤아

"김훈의 <자전거여행>에는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얼고 녹는 물의 싹들은 겨울 흙의 그 완강함을 흔들고 풀싹들은 헐거워진 봄 흙이 비켜준 자리를 따라 올라온다고. 봄이 아름다운 것은 겨우내 꽁꽁 언 땅을 뚫고 나온 새싹의 생명력 때문입니다. 핀오크의 봄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을 품고 있지요. 

우선 제일 먼저 만개하는 것은 돌단풍이에요. 질긴 생명력과 희망을 상징하는 야생화인데, 물가 바위틈에서 자라지요. 돌단풍을 바라보며 가만히 흐르는 물소리를 온 몸으로 느껴보세요. 개울 아래 까만 점은 다슬기에요. 

꽃과 다슬기, 개울이 하모니를 이룬 봄의 합창 어떠세요? 이렇게 물이 흐르는 카페는 흔하지 않잖아요. 정원과 개울이 한눈에 보이는 테라스 자리는 단골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어요. 대표인 저도 앉아있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핀오크의 유 대표는 한사코 신상 공개에 손사래를 쳤다. 오늘의 핀오크를 설계한 분께 누가 되지 않으려는 배려다. 원래 이 자리는 유 대표의 장인어른이 1988년부터 조성한 정원. 조경사업을 하셨던 장인어른은 북미가 고향인 대왕참나무(핀오크)를 특히 좋아해 뒷산 가득 심었다.
 
핀오크의 정원.ⓒ 나윤아

이 소중한 정원을 여러 사람들과 어떻게 나누면 좋을까 가족회의를 연 후, 2017년 6월에 카페를 오픈했다. 카페의 주인공은 절대적으로 정원이기에, 건물 디자인부터 메뉴 선정까지 고객들이 풍경을 감상하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덕분에 어느 자리에 앉아도 직접 로스팅 한 커피를 꽃이 가득한 정원을 바라보며 즐기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5월 말이 되면 창포가 펴요. 그때는 또 다른 세계가 열리죠. 여름에는 핑크다이아몬드를 만날 수 있고, 가을에는 고운 단풍을 찾아 많은 분들이 오세요. 겨울에는 화려한 잎과 꽃에 가려 볼 수 없던 나무의 껍질이 비로소 눈에 들어오죠. 계절마다 달라지는 색의 향연을 바라보며 그 나름의 의미를 찾아 갈 때,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가 됩니다."
 
핀오크 2층에서 바라본 정원 조망.ⓒ 나윤아

같은 땅에서 나고 자랐어도, 잎의 색상이 모두 다르다는 독수리 오형제 핀오크 나무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자연의 변화를 지켜볼 수 있는 곳. 누구라도 자연의 품 안에서 평온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 봄의 정원에서 잠시 복잡한 일상을 멈추고 쉼표를 찍어보면 어떨까.

<핀오크>
○ 문의 전화 : 032-937-5159
○ ​영업 시간 : 평일 오전 11시~오후 8시, 월요일 휴무 


카페 다루지, 4대를 지켜온 터전 이어가고 있는 자매

카페 다루지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구불구불한 시골도로를 달리다 '카페 다루지' 이정표가 나오면 바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나지막한 언덕길을 오르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의심이 들 무렵, 넓은 잔디밭과 지중해풍의 예쁜 건물이 감탄을 자아낸다.
 
다루지 입구.ⓒ 나윤아

"원래 이곳은 조부모님께서 과수원을 하셨던 산이에요. 아버지께서 이 땅을 물려받아서 목장을 운영하셨죠. 외가는 온수리에서 철물점을 하셨는데, 어머니는 원래 목가적인 삶을 희망하셨대요.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하던 날, 나뭇가지들이 서로 얽힌 동굴 같은 숲을 지났는데 여기가 바로 내가 꿈꾸던 곳이구나 싶어 몹시 기쁘셨대요. 

그러다가 아버지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목장을 그만 두게 되셨어요. 365일 하루도 쉬지 못하는 고된 목장 일로 인하여 몸이 안 좋아지셨거든요. 목장을 정리하고 휴식 차 큰아버지가 계신 콜롬비아로 가셨는데, 어머니께서 적적함을 달래려고 작은 카페를 시작하시게 되었죠."

 
콜롬비아 산탄데르산 다루지 커피.ⓒ 나윤아

대학에서 어학을 전공한 심연수, 심연미 자매는 대학시절 주말마다 어머니의 카페를 도왔다고 한다. 졸업을 앞두고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자 아버지가 계신 남미를 방문 한 자매는 외딴 시골도 농가끼리 힘을 합치면 얼마든지 관광지가 가능하다는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다루지가 마을주민들의 사랑방이자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의 베이스캠프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기로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카페 사업에 뛰어든다.
 
거위가 뛰어노는 다루지의 잔디밭.ⓒ 나윤아

"처음에는 아버지도 취업을 권유하셨어요. 농촌생활의 고단함을 잘 아니까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을 걱정하셨죠. 반면 엄마는 하고 싶은 거 하라고 격려 해주셨어요. 스스로 원해서 시골로 시집을 오셨던 분이시잖아요. 학창시절, 집에 돌아올 때마다 언덕 위의 우리 집을 바라보며 그런 상상을 했었어요. 

지금은 저렇게 외로운 집 한 채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복작거리며 즐겁게 놀다갔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인지, 다루지에 오시는 누구나 소중한 추억 많이 만들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늘 갖고 있어요. 작은 음악회도 열고, 일주일에 한번 바느질 모임도 하는 이유에요."

 
다루지 토끼들에게 풀을 주는 어린이들.ⓒ 나윤아

타샤의 정원에 온 것 같은 빛깔 고운 카페. 카메라만 들이대면 어디든지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정원을 가꿔준 다루지 사람들의 노력이 새삼 고맙다. 거창한 성공에 연연해하지 않고 천천히 자기만의 삶의 속도에 맞춰 살고 싶다는 당찬 청춘. 아직은 젊기 때문에 다양한 도전을 해보며 조금씩 할 수 있는 것들을 늘려가겠다는 자매의 소망이 이뤄지길 응원한다.

<다루지>
○ ​문의 전화 : 032-937-0323
○ ​영업시간 : 오전 9시~ 오후 7시, 연중 무휴


<i-View>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렸습니다. 이 글을 쓴 김세라 기자는 'I-View' 객원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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