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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잡코리아에 뜬, 한 작은 회사의 신입·경력 직원 채용 공고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인천시 남구 염전로에 공장을 둔 이앤디일렉트릭㈜. 올해로 창사 9년째를 맞았고, 전체 직원은 사장을 포함해 15명. '이플랜(EPlan)'이라는 전기 설계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전선 연결장치의 일종인 '와이어 하네스'를 생산하는 회사다. 고객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모두 (대)기업들. 관련업계가 아니면 이런 회사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기 어렵다.

생산 분야 직원 2명을 뽑는다는 채용 공고에 1536명이 지원했다. 예상 경쟁률은 768대1.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선발시험 평균 경쟁률 39.2대1은 명함도 못 내민다. 아무리 구직난이라고 해도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회사는 구인난에 허덕이는 게 현실이다. '이앤디일렉트릭'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회사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입사를 희망한 까닭은 무엇일까? 인터넷 취업 카페는 물론 유머사이트에서도 대박을 쳤던 이 회사의 '채용 공고문'에 비밀의 열쇠가 있다.
 
이준호 이앤디일렉트릭 대표와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찍은 기념 사진. ⓒ 이희훈

● '이앤디일렉트릭' 채용 정보

- 담당 업무 : 와이어 하네스 제작&품질 검사
- 우대 조건 : 장기근무 가능자, 인근 거주자, 품질 업무에 적합한 디테일한 성격, 핫바와 아이스크림 성애자, 가족같은 분위기를 매우 싫어하는 분, 회사보다 집을 더 좋아하는 분

○ 근무조건&복지조건

- 급여#1 : 신입 기준 연 2700만원(주 40시간)부터 (임원 면접 후 결정. 주소가 염전로라고 해서 염전노예 안 합니다) 
- 급여#2 : 퇴직금 별도이며, 연봉이 곧 실수령액
- 남성 육아휴직 지원 (1명 혜택 중)
- 일과 삶 :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강요
- 휴일 : 공무원보다 더 쉼 (크리스마스 이브랑 12월 30일도 유급으로 그냥 쉼)
- 근태 사용 : G메일 캘린더로 통보. 사유 받지도 묻지도 않음
- 회식 :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 5시 퇴근 후. 참석은 100% 자유. 술 강요 없음
- 간식 : 기본 커피, 과자외 핫바, 아이스크림 무제한 제공 (먹는 거 아낀다고 회사 돈 더 버는 거 아니고 망하지도 않음) 
- 대표가 냉장고에 핫바 없는 거 보고 월 100만원 선 핫바 계약 업무 지시 (과거에 못 드셔서 한이 맺히셨나 봄. 뒷조사 해보니 대표와 핫바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음)
- 사내커플 결혼 시 대표 이름으로 1000만원 지급
- 주차비 지원 (주차할 자리 없는 회사 많음. 근데 주차할 자리 없다고 주차비 주는 회사 봄? 우린 줌)
- 기본적으로 석식 제공을 하나, 저녁밥을 안 먹고 집에 가니 저녁 매출 안 나온다고 식당 아주머니가 하소연 (혼자 살면 저녁 드시고 집에 가면 됩니다)


○ 회사 분위기

- 가족 같은 분위기를 기대하셨다면 우린 이미 가정 파괴되었음
- 철저히 수평구조 (업무보고 체계 없음. 보고용 문서도 없음. 오로지 나를 위한 자료뿐)
- 지시(명령)보다는 협조를, 비난보다는 이해를 하는 대표 이하 직원
- 낮은 이직률 (창립 멤버 그대로 유지. 그 외 5년 이상 근무 대다수)
- 직원 모두 근무시간에는 업무로 하얗게 불태우고 6시에 집에 감 (늦게까지 일 한다고 일 잘하는 거 아님)
- 향후 대표 목표는 주4일 근무 or 자율출퇴근제 도입
- 회의는 필요한 것만 하며 극소수 (회의 많은 회사는...)
- 입사하고 다녀보면 다른 회사는 못 감 (자율성에 1차 실신, 깨알같은 복지에 떡실신)

 
인천시 남동구 염전로에 위치한 이앤디일렉트릭 공장의 내부 모습. ⓒ 이희훈
 
'이거 실화냐?', '도대체 이 문구를 누가 썼을까?'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채용 공지문을 보고, 이 회사의 정체가 무척 궁금해졌다. 채용 공지문에 나온 대로 회사가 운영되는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지난 2월 13일 오후 인천시 남구 염전로 330 주안 J타워에 입주해 있는 이앤디일렉트릭을 찾아갔다.

사장실이 없으니, 누가 사장인지 한눈에 파악하기도 어려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준호 대표(40)는 오전 미팅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기자가 도착하기 전까지 '오버워치' 게임을 하고 있었단다.

- '이앤디일렉트릭'은 무슨 뜻이고,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엔지니어링 앤드 디자인'의 앞 글자를 따왔다. '이플랜(EPlan)' 솔루션을 회사에 공급하고, 와이어 하네스를 생산한다. 독일 제품인 이플랜은 전기 시스템을 설계하는 프로그램이다. 한전의 전력망,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라인, 현대차의 자동차 생산라인 등에 들어가는 전기관련 회로, 즉 전기가 흘러가는 길을 설계하는 소프트웨어다." (※ 이준호 대표는 2007년 '이플랜 한국지사' 창립 멤버로 결합했고, 2010년 '이앤디일렉트릭'이라는 회사를 만든 뒤 지금은 이플랜코리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 회사 소개에는 '스마트 하네스'도 생산한다고 돼 있는데.
"하네스는 전선이다. 이플랜으로 전기 회로를 설계하면, 오프라인에서 전선으로 연결해야 작동하지 않겠나. 그때 필요한 게 하네스다. 가정용은 심플하지만, 공장 설비에 들어가는 전선은 몇 천, 몇 만 가닥씩 들어가야 하니까 복잡하다. 기존에는 대기업에서조차 설계나 전선 설치를 다 수작업으로 했다. 그걸 고도화해서 자동화 했다."

- 이 분야의 성장성과 이앤디일렉트릭의 미래 비전을 어떻게 보고 있나. 
"독일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더스트리 4.0'(4차 산업혁명)의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가 이플랜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결국 실물과 똑같은 디지털 세계를 만들겠다는 개념이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신체를 컨트롤하는 뇌가 있고, 뼈대와 근육이 있고, 그 둘을 이어주는 혈관과 신경망이 있다. 그 가운데 혈관과 신경망의 라인을 구축하는 게 이앤디일렉트릭이 하는 일이다.

벤치마킹 대상 기업이 국내에는 없다. 독일에서 찾자면, 알렉산더 버클리라는 업체가 있다.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과 똑같다. 이 회사의 현재 매출은 4500억 원 정도. 독일에 20곳 정도의 생산 플랜트를 갖고 있다. 이앤디일렉트릭도 그 정도까지는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4월에는 이 분야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세계 최대 산업기술박람회인 독일 '하노버 매세(Hannover Messe)'에 가 보려고 한다."
 
이준호 이앤디일렉트릭 대표 ⓒ 이희훈
 
이앤디일렉트릭은 하네스 뒷단의 판넬을 제작하는 이앤디시스템하우스라는 자회사를 갖고 있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5억 원이 넘었고, 영업이익은 매출의 10~15% 선이다. 2.5평짜리 소호(soho) 사무실에서 출발한 2010년 첫 해부터 이익을 냈고, 지난 9년 동안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흑자를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해 왔다.

이준호 대표를 포함해 2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매년 한두 명씩 늘려 지금은 전체 직원이 15명이다. 지난 1월 신규 채용 때 2명을 뽑겠다고 공지했으나, 예상 외로 지원자가 많아 최종적으로 3명을 뽑았다. 생산직 5명이고, 나머지는 소프트웨어(IT) 인력이다.

선행 기술을 연구하는 R&D(연구개발) 인력은 3명으로, 전체 인원의 20%를 차지한다. R&D에 투자하는 비용은 전체 영업이익의 30%를 넘는다. 직원 평균 연령은 34.7세. 최고 연장자는 43세. 자회사는 인력 변동이 있었지만, 이앤디일렉트릭은 거의 이직자 없이 운영돼 왔다. 직원들은 평균 5년 이상 근무했다. 

회사 안에 재무(총무) 파트의 인력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은 게 흥미롭다. 기술·제조 중심의 회사를 지향하기 때문에 재무 파트는 전문 세무사에게 아웃소싱을 주고 있다. 일반 회사들과는 달리 체계화된 문서 결재 방식을 사실상 없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외근 직원들의 경비 정산 및 결재 스트레스를 없애주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한다. 프로젝트별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움직이기 때문에 별도의 조직도도 만들지 않았단다.

- 최근 잡코리아에 냈던 '직원 채용 공지문'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누가 만들었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인가.
"문구는 최경태 차장이 작성했다. (※ 이때 최경태 차장이 합석했다.) 팩트만 쓴 거라서 내용은 다 사실이다. 지난해 연말 회식을 하다가 문구를 재밌게 써도 되냐고 물어서, 사실이라면 다 괜찮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채용 공지문을 쓴 건 처음이었다."

인사 담당을 맡았던 최경태(35) 차장은 반도체 회사와 방산업체에서 일하다 지난해 4월 이 회사에 입사했다. 최 차장은 자신이 마음대로 작성한 채용 공지문을 직원들 단체 카톡방에 통보식으로 올리고, 그 문구대로 채용 공지를 냈다고 했다. 다른 직원들의 반응은 너무 솔직하다, 파격적이라는 것. 최 차장은 "내가 구직자일 때 궁금했거나 어려웠던 점, 싫었던 점을 감안해 내가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사실대로, 다만 재미있게 쓴 것"이라고 말했다.
  
- 직원 채용 공지문에서 '근무조건&복지조건' 내용도 눈길을 끌었다. 핫바 매월 100만원, 사내 커플 결혼하면 1000만원 등.
"힘들게 영업하고 회사에 들어오면 좀 쉬어야 하잖아요. 회사에 들어오면 편안해야 하고, 당 떨어지면 일이 잘 안 되는데. 간식이 떨어지면 얼마나 성질이 나요. 그래서 회사 막내에게 책임지고 한 달 100만원 한도에서 핫바 등 간식 떨어지지 않게 채워놓으라고 했다. 아직 결혼에 이른 사내 커플은 없지만, 만약 결혼을 하게 되면 내(사장) 개인 돈으로 1000만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이번에 신규 직원 2명이 미혼 여성이라서 잔뜩 긴장하고 있다(웃음)."

- 채용 공지문에 거론하지 않은, 눈에 띄는 사내복지 제도가 있다면.
"창업 때부터 대리급 이상이면 법인카드를 다 지급했다. 이번에 신규 채용된 인력 외에 기존 12명의 직원들은 모두 대리급 이상이다. 카드 사용 내역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한 달 기준으로 전체 한도는 4300만원, 개인별 한도는 500만원. 대표나 대리나 모두 한도가 똑같다. 처음에는 고민했다. 믿고 맡길 것이냐, 감시 대상으로 둘 것이냐? 결국 믿고 맡기기로 한 것이다.

어려운 건 이런 거다. 영업직인데 블루투스 헤드셋이 필요하다. 그럼 얼마가 적당한가? 100만원 짜리 사는 건 좀 그렇다. 너무 비싸다. 그럼 얼마까지로 할 것인가? 노트북은 얼마가 적당한데? 마우스는 얼마가 적당한데? 그걸 누가 알겠습니까. 룰로 다 정할 수 없으니까, 문제가 발생하면 대화하면서 풀어나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큰 무리없이 지내고 있다."
 
이준호 대표(오른쪽)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채용 공지문'을 작성했던 최경태 차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희훈

- '주 5일제, 9시 출근 6시 퇴근'은 잘 지켜지고 있나.
"어제는 새벽 1시까지 일했다(웃음). 직원들이 모두 다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사무실에 앉아 있다가 오후 6시에 집에 가면, 회사는 굶어죽는다. 앉아만 있으면 되는 건가? 그건 아니다. 그렇다면 시간 개념은 큰 의미가 없다. 급한 일 없으면 집에 가라고 한다. 현장직도 오늘 일이 별로 없으면 쉬라고 한다. 지금 수주 물량이 없네? 그럼, 이때 쉬자. 내용적으로 탄력 근무제다.

매일 '9 to 6'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전체 시간을 관리하라는 뜻이다. 큰 프로젝트가 있을 때 기획자, 외부 컨텍하는 사람, 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은 '9 to 6'가 가능할 것이다. 반복 작업이니까. 그런데 일의 성격을 고려하지 많고 모두 다 '9 to 6'를 지키라는 건 의미가 없고, 현실적이지도 않다."

- 회식은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 오후 5시 퇴근 후'라고 돼 있는데.
"회식 날짜는 정확히 지킨다. 사정이 있는 한두 사람 빼고는 대부분 참석한다. 처음에는 각자 자율적으로 업무를 하다 보니까, 몇 개월이 지나도 일의 공유가 안 되는 경우가 있더라.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모이자고 한 거다. 그 날은 업무를 하지 말고, 지금까지 했던 일을 서로 공유한 뒤에 다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 거다.

회식을 잘 하려면 메뉴(음식점)는 비주류, 술 안 마시는 사람이 정해야 한다. 주로 여직원들이 원하는 곳으로 간다. 그렇게 정하면 술 마시는 사람들도 불만이 없다. 술 마시고 싶은 사람은 술 마시고, 술 안 마시는 사람은 식사에 집중하면 되니까. 저녁식사 후에 당구장, 볼링장으로 팀이 쪼개지면 2시간 후쯤 다시 모인다. 갈 사람들은 가고, 더 있고 싶은 사람들은 더 있는다."

- 남자 직원 한 명이 육아휴직 중이라고 돼 있던데.
"육아휴직을 3개월쯤 한 뒤, 며칠 전에 복귀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이게 정부에 신청하는 육아휴직이 아니다. 정부에 신청하면 상한선도 정해져 있고, 월급의 일정액만 받을 수 있다. 육아휴직을 하고 싶다고 해서 처음에는 정부 육아휴직을 신청하라고 했더니, 외벌이라서 월급이 깎이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러면 유연근무로 집에서 일하라고 했다. 며칠 해 보더니 애 보느라 집에서 일 하기가 어렵다고 하더라.

그래서 최종적으로 합의한 건, 급여는 100%를 줄 테니 회사에 나오는 건 본인이 알아서 하되 아웃풋은 확실히 내라. 회사에서 일하든 집에서 일하든, 그게 며칠이건 상관하지 않겠으니 결과만 내라고 했다. 첫 육아휴직 케이스였다. 기한도 설정하지 않았는데 3개월 육아휴직 쓰고 난 뒤 본인이 복귀를 결정했다. (다른 사람도 그런 근무 형태를 원한다면?) 환영한다. 집에서 알아서 아웃풋을 내면 더 좋다(웃음)."

- 요즘 사내 갑질이나 위계질서 등으로 문제가 되거나 갈등이 발생하는 곳도 많은데, 회사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최 차장이 먼저 그런 갈등은 전혀 없다고 대답했다.) 대표실도 없다. 예전엔 대표실에 있으니까, 노크하고 집에 간다고 퇴근 인사를 하더라. 그래서 다시는 나한테 집에 가는 거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궁금하지도 않으니까. 권한을 주면 책임도 따른다. 문제는 권한은 안 주면서 책임만 묻는 거다. 그게 갑질이다. 비용 집행 권한, 일정 관리 권한, 프로젝트 협의 권한을 주고 나면, 데드라인 때 결과만 챙기면 된다. 중간 과정에서 사장이 간섭할 일이 없다.

회사의 매출 목표도 마찬가지다. 사장이 마음대로 올해 얼마 팔라고 정한다고 해서 그 매출이 달성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지출 비용과 영업이익 등을 계산해 함께 목표치를 잡는 게 바람직하다. 회사측에서 일방적으로 매출 목표를 잡으면 연말에 밀어내기를 해서 가짜 매출을 만들기도 한다. 본인이 하는 일에서 성과가 잘 안 나오는 직원은 그 사람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게끔 유도한다.

연봉 협상은 각자 서류를 만들어서 대표에게 보낸다. 나는 올해 무슨 일을 했고, 내년엔 무슨 일을 할 거라면서 본인을 어필한다. 이때 텍스트로만 써온 직원 서류는 돌려보낸다. 숫자(수치)로 표현해야 한다. 협상은 숫자로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 기여도도 반영한다. 그런 과정을 명확히 하면 월급 루팡이 없어진다. 저희 회사는 월급 루팡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앤디일렉트릭은 '이플랜(EPlan)' 솔루션을 회사에 공급하고, 와이어 하네스를 생산하는 회사다. ⓒ 이희훈

- 혹시 복지제도에 대해 직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는지? 개선 사항이 있을 경우 어떤 방식으로 수렴하고 해결하는지.
"(최 차장이 조금 생각하더니 '불만이요? 주차 문제...'라면서 그밖의 불만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원들끼리 술을 마셔도 회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고.) 개선 사항이 있으면 주로 당사자들끼리 얘기해서 결론을 내리고 단톡방에 올린다. 지난번에도 사무실에 와 보니 못 보던 공기청정기가 생겼다. 한 직원이 알아서 법인카드로 산 거다. 목적이 뻔하니까, 왜 샀냐고 묻지 않아도 된다.
 
다들 성인이고, 회사 생활 하루이틀 한 게 아닌데, 그 정도의 분별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별력 있는 사람들 다 앉혀 놓고, 면접 볼 때 분별력 있나 없나 겁나게 체크한 뒤 뽑아놓고, 정작 뽑고 나서는 안 믿어. 걸핏 하면 결재 올리래? 그러면 결재판 보고 있는 사람은 분별력이 더 뛰어난가? 다른 사람보다 더 뛰어나다고 믿는 사람, 그 사람이 아마추어다. 사람들은 서로 다름이 있을 뿐이다."

- '채용 공지문'에서 급여가 신입 기준 연봉 2700만 원부터라면서, '연봉이 곧 실수령액'이라고 쓴 건 무슨 뜻인가.
"기본급이 있고 인센티브가 있다. 예전에 연봉 계약을 할 때 '기본급+인센티브'라고 했더니, '인센티브는 받을지 못 받을지 모르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 그래서 기본급으로 연봉 계약을 했다. 그러니까 인센티브를 합치면 그 연봉이 실수령액 이상은 된다는 뜻이다. 2017년에는 전체 인센티브가 6500만 원 가량 나갔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연봉의 10~20%를 인센티브로 받는다. 성과에 대한 보상은 확실히 차별화돼야 한다고 본다."

- 지난 1월에 잡코리아에 직원 채용 공지문을 올렸더니 1536명이 지원했다. 2명 채용이라고 밝힌 기준으로 따지면 768대1의 경쟁률인데, 'B to B' 소규모 기업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원한 까닭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원자들이 많아서 애초 2명을 뽑는다고 했다가 3명을 뽑았다. 처음 채용 공고를 올릴 때는 '누가 지원을 할까' 걱정했다. 주변에 괜찮은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도 했다. 이유가 우리도 궁금하다. 아마도 채용 공지문에 적혀 있는 사내 복지제도와 워라밸 같은 내용이 어필한 게 아닐까 싶다. 채용 공지문이 취업정보 카페와 유머게시판 등에 많이 돌아다녀 바이럴 마케팅 덕을 톡톡히 본 것 같다. 잡코리아 지원기업 검색 순위에 며칠 동안 2위에 머무르기도 했다."

이앤디일렉트릭㈜은 1536명의 지원자 가운데 15명을 추려 면접을 봤고, 그 가운데 최종적으로 3명을 뽑았다. 512대1의 경쟁률을 뚫고, 이앤디일렉트릭에 합격한 신입 직원들은 지난 2월말부터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이준호 이앤디일렉트릭 대표(오른쪽)와 최경태 차장(가운데)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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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이희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