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관

전병관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진수의 왼발 크로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오는 순간 전병관은 골문을 등지고 훌쩍 날아올랐다. 그리고는 오른발 오버헤드킥을 꽂아넣어 전북 현대의 짜릿한 재역전승을 만들었다. 일주일 전 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박찬용이 절묘한 점프 발리킥 골을 터뜨린 바로 그 골문이어서 서울월드컵경기장 남쪽 골문은 더 특별한 명소가 된 셈이다.

박원재 감독대행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가 20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4 K리그1 FC 서울과의 어웨이 게임을 3-2 펠레 스코어로 뒤집으며 연승을 거두고 8위(2승 3무 3패 11득점 13실점)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49분 21초, '전병관' 날아오르다

토요일 오후 2만 8048명의 수많은 관중들이 봄비를 맞으면서도 축구장을 찾아온 이유를 증명한 게임이었다. 전반에만 양팀이 2골씩 주고받았으니 7일 전 'FC 서울 2-4 포항 스틸러스' 게임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게임 시작 후 6분 36초만에 놀라운 골이 시작됐다. 전북 현대 송민규가 FC 서울 골키퍼 최철원에게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어 가로채기 골을 터뜨린 것이다. 권완규의 백 패스를 받은 최철원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공을 터치해 놓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송민규가 오른발 슬라이딩 슛을 간발의 차로 밀어넣은 것이다. 비가 내리고 있는 잔디 위에 어울리는 퍼포먼스처럼 보였다.

수많은 홈팬들 앞에서 실수로 첫 골을 내준 FC 서울은 4분 5초만에 멋진 세트피스 골로 따라붙었다. 기성용이 왼쪽 코너킥을 오른발로 올렸고 골잡이 일류첸코가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방향 전환 헤더 골을 터뜨린 것이다.

기세가 오른 홈 팀 FC 서울은 30분 2초에 멋진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오른쪽 풀백 최준이 옆줄 위로 뜬 공을 몸날려 살려냈고 조영욱이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로 팔로세비치의 왼발 슬라이딩 골을 도운 것이다. 측면 얼리 크로스가 어떤 타이밍에 필요한가를 잘 가르쳐주는 명장면이었다.

FC 서울의 역전 분위기도 그렇게 오래 흘러가지 않았다. 8분 남짓 지나서 반대쪽 골문에 벼락골이 또 하나 들어간 것이다. 전북 에이스 송민규의 과감한 스루패스를 받은 이영재가 자신의 왼발 실력을 맘껏 뽐낸 중거리슛(38분 53초)을 오른쪽 구석으로 완벽하게 꽂아넣었다. 

양팀이 넣은 2골씩도 모자라 전반 종료 직전에 FC 서울의 골이 하나 더 프리킥 세트피스로 들어갔다. 이번에도 기성용의 오른발 킥이 일류첸코의 머리를 빛낸 것이다. 하지만 일류첸코의 위치가 오프 사이드 포지션이었기에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고 말았다.

이어진 후반에 모두를 놀라게 하는 결과가 나왔다. 전북 현대 새 멤버 전병관이 49분 21초에 믿기 힘든 슈퍼 골을 터뜨린 것이다. 전북 주장 김진수가 오른쪽에서 왼발로 올린 크로스를 받아서 오른발 오버헤드킥을 차 넣었다. FC 서울 골문을 등진 각도였기에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슛 동작이었지만 크로스 타이밍을 확인하고 몸을 공중에 띄운 전병관의 오버헤드킥 동작은 완벽했다.

2002년 11월생으로 대전하나 시티즌에서 세 시즌 31게임 3골 3도움을 기록하고 이번 시즌 이적한 전병관의 전북 현대 데뷔골이 여섯 게임만에 이처럼 놀랍게 들어간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FC 서울 김기동 감독은 67분에 김진야와 손승범을, 78분에 황도윤과 박동진을 한꺼번에 들여보내며 빗속 반전 드라마를 주문했지만 정민기 골키퍼가 듬직하게 지키고 있는 전북 현대 골문을 더이상 열지 못했다.

이렇게 연승 휘파람을 불며 8위로 올라선 전북 현대는 오는 28일 오후 2시 11위 대구 FC를 전주성으로 불러들이며, 6위 FC 서울은 27일 오후 2시 12위 대전하나 시티즌을 만나러 퍼플 아레나로 찾아간다.

2024 K리그1 결과(4월 20일 토요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

FC 서울 2-3 전북 현대 [골-도움 : 일류첸코(10분 41초,도움-기성용), 팔로세비치(30분 2초,도움-조영욱) / 송민규(6분 36초), 이영재(38분 53초,도움-송민규), 전병관(49분 21초,도움-김진수)]

FC 서울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윌리안(67분↔손승범), 일류첸코(78분↔박동진), 조영욱
MF : 기성용, 팔로세비치(78분↔황도윤), 류재문(67분↔김진야)
DF : 강상우, 권완규, 황현수, 최준
GK : 최철원

전북 현대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티아고(89분↔한교원)
AMF : 전병관(64분↔안현범), 송민규(90+4분↔문선민), 이영재(89분↔이재익)
DMF : 이수빈, 맹성웅
DF : 김진수, 구자룡, 정태욱, 김태환
GK : 정민기

2024 K리그1 현재 순위표
1 포항 스틸러스 17점 5승 2무 1패 13득점 6실점 +7
2 김천 상무 16점 5승 1무 2패 13득점 10실점 +3
3 울산 HD 14점 4승 2무 1패 16득점 9실점 +7
4 수원 FC 12점 3승 3무 2패 8득점 11실점 -3
5 제주 유나이티드 10점 3승 1무 4패 8득점 10실점 -2
6 FC 서울 9점 2승 3무 3패 12득점 11실점 +1
7 강원 FC 9점 2승 3무 2패 11득점 13실점 -2
8 전북 현대 9점 2승 3무 3패 11득점 13실점 -2
9 인천 유나이티드 FC 9점 2승 3무 2패 9득점 8실점 +1
10 광주 FC 6점 2승 5패 11득점 12실점 -1
11 대구 FC 6점 1승 3무 3패 5득점 10실점 -5
12 대전하나 시티즌 5점 1승 2무 4패 6득점 10실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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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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