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컬링에서 은퇴를 결정한 '여자 컬링의 전설' 제니퍼 존스. 뒤의 선수는 남편 브렌트 랭.

4인조 컬링에서 은퇴를 결정한 '여자 컬링의 전설' 제니퍼 존스. 뒤의 선수는 남편 브렌트 랭. ⓒ 박장식

 
많은 한국 여자 컬링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되기도 했던 캐나다 여자 컬링의 전설,  제니퍼 존스가 '지천명'(50세)의 나이에 브룸을 내려놓는다.

제니퍼 존스는 캐나다의 여자 국가대표 선발전인 '스코티시 토너먼츠 오브 허츠' 직전 은퇴 의사를 밝혔다. 제니퍼 존스는 1974년생의 베테랑 선수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전승 우승을 차지했고, 두 차례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내는 등 세계 여자 컬링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다.

40대 후반의 나이에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5위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제니퍼 존스는 캐나다컬링협회를 통해 "가족과 인생의 다음 단계를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남편 브랜트 랭과 함께 뛰고 있는 믹스더블 종목에 한해 출전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랜드슬램 우승만 17회... '역대 최고의 컬링 선수'

제니퍼 존스는 역대 최고의 컬링 선수라는 말에 부족함이 없던 선수였다. 11살 때인 1985년 처음 브룸을 잡았던 제니퍼 존스는 30대에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대기만성'의 선수였다. 2005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마지막 엔드 두 점 차 뒤지고 있던 상황 마지막 스톤에서 예술적인 히트 앤 롤 샷을 쳐내며 생애 첫 국가대표를 역전 우승을 이뤄내 주목받았다. 

2008년에는 세계선수권 첫 우승을 기록하며 정상에 섰던 제니퍼 존스는 2009년 대한민국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해 4강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에도 세계선수권 메달, 그랜드슬램 우승 등 기록을 차근차근 쌓았다.

제니퍼 존스의 전성기는 그가 불혹을 맞이했던 지난 2014년이었다.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고 우승, 금메달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단 한 번의 패배가 없는, 전승 우승을 달성한 팀은 현재까지 2014년의 '팀 제니퍼 존스'가 유일하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출전을 '팀 호먼'에 내주며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하지만 제니퍼 존스는 같은 해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평창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스웨덴의 '팀 하셀보리'를 누르고 금메달을 따내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 금메달은 역시나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은 전승 우승으로 만든 결과물이었다.

40대 후반의 나이로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나섰던 제니퍼 존스는 예선에서 5위를 기록하며 탈락했지만, 결선 진출이 확정된 일본 선수들을 껴안으며 축하를 보낸 장면이 전파를 타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녀가 현역 시절 세운 기록은 17번의 그랜드슬램 우승, 한 번의 올림픽 우승, 그리고 두 번의 세계선수권 우승이다. 역대 최고의 컬링 선수가 세운 기록이라고 말하기에 충분하다.

남편과 믹스더블은 계속... "가족과 함께"

제니퍼 존스는 가족, 특히 두 딸과의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남편 브렌트 랭과 함께 강릉에서 열린 믹스더블 세계선수권 출전 당시 인터뷰에서 "두 딸이 우리가 선수로서 활약하는 것을 좋아하고 응원한 덕에 지금까지 컬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니퍼 존스는 "두 딸과의 맞춤법 공부를 '페이스타임'으로 하는 것보다, 물리적으로 함께 하는 것이 얼음 냄새를 맡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은퇴의 이유에 직접적으로 가족과의 시간이 있음을 강조했다.

제니퍼 존스가 여자 컬링 무대에서 펼치는 마지막 무대는 이번 주 토요일부터 열리는 스코티즈 토너먼트 오브 허츠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서 우승하면 오는 봄 캐나다 시드니에서 열리는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수 있다.

제니퍼 존스는 최근 주니어 국가대표를 역임했던 '딸 뻘' 선수들과 함께 이번 대회에 나선다. 라스트 댄스를 노리는 제니퍼 존스는 '은퇴 무대'에서 마지막 국가대표 자리를 얻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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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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