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가 지난 11일 올해 유튜브 국내 인기 동영상 및 크리에이터 연말 결산을 발표했다. 대중문화의 흐름을 선도하는 유튜브의 각 분야별 순위 분석을 통해 국내 유튜브 이용자들의 성향 및 콘텐츠의 방향성, 흐름을 분석해본다.[편집자말]
유튜브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우려를 낳았던 점 중 하나는 기존 TV 매체의 영향력 약화였다. 실제로 예능 분야에선 지상파 프로그램의 약세로 연결되었고 점차 기존 예능인들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관록과 능력을 겸비한 인물들은 방영 수단에 상관없이 각 매체에 적합한 재미와 웃음을 늘 생산하고 있다. 

유튜브가 선정한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Top 10 순위에 인기 예능인들이 참여한 채널이 포함된는 사실은 이와 같은 그들의 도전과 무방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예능인 유재석-신동엽의 관록​
 
 '핑계고'(맨위), '짠한형 신동엽'

'핑계고'(맨위), '짠한형 신동엽' ⓒ 안테나. 스튜디오치카치카

 
유재석의 토크 웹 예능 '핑계고'를 방영하는 '뜬뜬'(4위), 관록의 MC 신동엽의 첫번째 유튜브 도전으로 관심을 모은 '짠한형 신동엽' (5위) 등은 기존 TV 기반 유명 스타들이 유튜브라는 새로운 매체 환경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해냈다.  

'뜬뜬'의 간판 프로그램 '핑계고'는 미리 준비된 원고를 출연자들에게 보여주는 프롬프터도 없이, 오직 고정 MC 유재석과 초대손님과의 두서 없는 이야기, 의식의 흐름대로 진행되는 대화만으로 큰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연말 연예대상을 본떠 만든 핑계고 어워드까지 개최를 앞둘 만큼 토크 예능이 아직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콘텐츠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

과도한 음주 문화 설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짠한형 신동엽'은 적절히 선을 유지하면서 '19금 입담'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신동엽의 탁월한 진행 능력을 유감없이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줬다. 이효리 등 톱스타들의 연이은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올해 웹예능 유행의 선두주자로 확실하게 틀을 잡았다는 평이다. 

조현아-덱스, 신예 크리에이터들의 약진
 
 조현아의 목요일 밤(맨위), 덱스 101

조현아의 목요일 밤(맨위), 덱스 101 ⓒ 조현아의 목요일밤, 덱스101

 
국내 구독자 수 변동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성장률 200% 이상을 달성한 '급성장 크리에이터' 부문에선 조현아(3위), 덱스(4위), 장영란(6위) 등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연예인, 방송인들이 속속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불과 2021년까지만 해도 서정적인 발라드 곡을 다수 배출한 인기 보컬 그룹 멤버 정도로만 인식되던 조현아는 2022년 <놀면 뭐하니?> WSG워너비 편을 거쳐 올해 유튜브를 통해 제대로 예능감을 맘껏 발휘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신작 홍보를 위해 문을 두드리는 1순위 토크 예능으로 자리 잡은 <조현아의 목요일밤>에서 조현아는 늘 재기발랄한 입담을 발휘하면서 재미를 보장하는 MC로 인정받았다. 유튜브를 통해 검증된 진행 솜씨에 힘입어 SBS 신규 예능 <강심장 VS>의 공동 MC 중 한명으로 발탁되는 등 점차 TV 무대로도 영역을 확산하고 있다.

덱스의 성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가짜 사나이2>, <솔로지옥2>, <피의 게임>, <태어난김에 세계 일주> 등 각각 판이한 성격의 웹 예능과 TV, OTT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덱스는 여성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는 방송인으로 떠올랐다. 이와 같은 인기는 기존 운영중이던 유튜브 <덱스 101>의 구독자 및 조회수 증가로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영상 주인공을 향한 대중들의 호감도가 채널 활성화로 연결되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20여년 방송 경력을 자랑하는 장영란 역시 올해 유튜브를 통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미 <네고왕2>를 통해 웹예능에서도 특유의 유머 감각이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던 그녀는 < A급 장영란 >으로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남편과 자녀들과의 단란한 가정생활을 담은 영상물부터 각종 요리와 맛집 체험 등 또래 구독자들이 선호할 만한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고 인기 MV 주인공은 아이브... 걸그룹 음악이 강세
 
 아이브 'I AM'(맨위), 뉴진스 'SuperShy' 뮤직비디오

아이브 'I AM'(맨위), 뉴진스 'SuperShy' 뮤직비디오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ADOR

 
유튜브가 선정한 2023년 결산 인기 뮤직비디오 부문에선 아이브, 뉴진스, (여자)아이들, 에스파 등 걸그룹 음악이 강세를 나타냈다. 아이브는 누적 조회수만 1억 9000만뷰를 기록한 1위 'I AM', 4위 'Kitsch' 를 Top 10에 올려 놓아 2년 연속 2곡의 Top10 뮤직비디오를 배출했다. (여자)아이들은 '퀸카'로 3위, 신예 뉴진스가 'SuperShy'로 7위, 에스파의 'Spicy'가 10위를 차지했다. 블랙핑크 멤버 지수의 '꽃'(5위)까지 포함한다면 걸그룹 관련 MV가 무려 6곡이 10위권 이내에 등장한 셈이다.

지난해 1위 포함 총 3곡을 Top 10에 올려 놓은 임영웅은 '모래 알갱이'로 2위를 차지해 변함없는 인기를 얻었다. 멤버들의 군입대로 '군백기'를 맞이한 방탄소년단은 멤버 정국의 'Seven'이 7위에 올라 저력을 과시했고 역시 하이브 계열 그룹 세븐틴 또한 '손오공'(8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해외 가수로는 유일하게 일본 그룹 요아소비(6위)의 등장이 눈길을 모았다.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돌> 삽입곡인 'アイドル'(아이돌)로 일본 현지는 물론 바다 건너 국내 리스너들까지 사로 잡았다. 'NIGHT DANCER'를 앞세운 이마세와 더불어 한국 내 J-Pop 인기를 주도하는 최고의 음악인임을 유튜브에서도 입증했다.

☞관련기사 : 올해 국내 최고의 유튜버는 이 남자, 그 비결은?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유튜브 유재석 신동엽 아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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