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9일 2023-2024 V리그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9일 2023-2024 V리그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6연패의 긴 수렁에서 벗어났다.

현대캐피탈은 9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6-24 25-14 25-18)으로 이겼다.

오랜만에 승점 3을 획득한 현대캐피탈(승점 13·3승 11패)은 6위로 순위는 변함이 없었으나, 만약 이날도 패했다면 지난 시즌의 구단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쓸 뻔했기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1세트서 갈린 승부... 이래서 분위기가 중요하다 

승부처는 1세트였다. 나란히 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던 두 팀은 세트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다가 24-24 듀스로 돌입했다.

이때 현대캐피탈의 뒷심이 더 강했다.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의 후위 공격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현대캐피탈은 홍동선이 진상헌의 속공을 단독 블로킹으로 잡아내면서 1세트를 따냈다. 

접전 끝에 1세트를 내준 OK금융그룹은 2세트 들어 힘이 빠졌다. 현대캐피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대를 몰아붙였다.

세트 초반 8-7에서 아흐메드의 3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장악한 현대캐피탈은 김명관의 서브 에이스와 허수봉의 퀵오픈 등이 터지면서 무려 11점 차의 압도적인 공격으로 2세트도 가져갔다. 

반면에 OK금융그룹은 2세트에서만 무려 9개의 범실을 저질렀고,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단 1점에 그치면서 이렇다 할 반격도 못 해보고 무너졌다.

여유가 생긴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 과감한 서브로 상대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아흐메드의 연속 서브 에이스로 매치 포인트를 만든 뒤 허수봉의 퀵오픈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고, 연패에서 탈출한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우승이라도 한 듯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세터 김명관, 현대캐피탈 공격수들 깨웠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김명관이 9일 2023-2024 V리그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토스하고 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김명관이 9일 2023-2024 V리그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토스하고 있다 ⓒ KOVO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부진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수년간 하위권을 전전하다가 지난 시즌 준우승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올 시즌에도 전력 누수가 없어 명가 재건에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기복이 심한 데다가 경기마다 범실을 쏟아내면서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줬다. 토종 공격수 허수봉과 전광인은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아흐메드가 외롭게 팀을 이끌어야 했다.

위기에 몰린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이날 세터로 이현승 대신 김명관을 선발 출전시키며 변화를 꾀했고, 적중했다.

김명관은 큰 키를 앞세운 빠른 토스로 상대 블로킹을 교란시켰다. 또한 아흐메드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허수봉, 홍동선, 최민호 등에게도 고르게 공을 올려주면서 다양한 공격 카드를 선보였다.

그 결과 아흐메드는 무려 87.5%에 달하는 공격 성공률로 20점을 올렸고, 허수봉과 홍동선도 각각 15점과 10점을 올리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남자부 상위권 팀들의 공통점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국내 자원의 활약이 좋다는 것이다. 현대캐피탈도 이날 경기 같은 활약을 앞으로도 보여준다면 당연히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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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김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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