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05 09:45최종 업데이트 23.10.0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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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삼중고에 빠졌다. ⓒ CC0

 
슬로우레터 2023년 10월 5일(목)

1. 금리-환율-유가, 한국 경제 트릴레마에 묶였다.
2. "금리 인상 정공법이 필요할 때다."
3. 미국은 하원의장 해임, "한줌 극우가 의회 분열시켰다."
4. "총선과 별개", '졌잘싸' 명분 만드나.
5. 다음 축구 응원 중국 몰표는 매크로.

6. 건강보험 진료비 102조 원.
7. 킬러 문항 없앴더니 수학 만점 2520명.
8. 산부인과가 문을 닫고 있다.
9. "유튜브로 뉴스 본다", 한국이 1위.
10. 가난이 곧 죽음이다.

11. "그 모습은 내 아들이 아니었다."
12. 태재대의 실험.
13. 괴산의 5톤짜리 가마솥, 어디에 쓸까.
14.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15. "김태우는 국민의힘의 조국."

16. "검찰의 집착이 이 꼴을 만들었다."
17. 외교는 잘 한다? 윤석열이 달마다 외국 나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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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환율-유가, 한국 경제 트릴레마에 묶였다
- 미국 국채 금리가 4.8%(10년 만기 기준)까지 치솟았다. 16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가 12.3% 오른 19.78을 찍었다. 5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검은 수요일'이란 말도 나왔다.
- 높은 금리와 높은 환율, 높은 유가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에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는 물가와 성장, 금융 안정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 경기를 부양하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이미 미국보다 2% 포인트나 낮은 상태다. 환율에 대응하려면 오히려 금리를 높여야 할 상황이다. 가계 대출도 부담스럽고 빚을 못 갚는 한계 기업도 늘고 있다.
- 슈퍼 엔저도 한국 경제의 복병이다. 원엔 환율이 100엔에 8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을 정도다. 일본은 수출과 관광이 늘면서 올해 성장률 1.8%를 찍을 전망이다. OECD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1.5%에 그쳐 25년 만에 일본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금리 인상 정공법이 필요할 때다"
-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가계와 기업은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고통스럽겠지만 빚 줄이기에 나서야 한다"면서 "경제가 어려우면 사방이 막혀 사면초가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럴 때일수록 정공법으로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 한은이 금리를 찍어 누르면서 외환보유액을 헐어 환율을 방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채에 대한 경각심도 줄어들었고 가계 부채는 사상 최고 기록을 깨고 있다. "대기업을 제외한 상장기업의 40%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이른바 '좀비 기업'인데도 금리 억누르기 덕에 연명하며 경제의 효율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가볍게 보기 어렵다. 사회적 비용이 갈수록 더 커질 거라는 이야기다.

미국은 하원의장 해임, "한줌 극우가 의회 분열시켰다"
- 분열과 갈등의 정치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이야기다.
- 극우 성향 공화당 의원들의 주도로 공화당 출신 하원의장을 해임했다. 234년 미국 의회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 권력 서열 3위가 공석이 됐고 예산안과 법안 처리도 스톱됐다.
- 공화당 의원 218명 가운데 강경파 그룹으로 분류되는 프리덤 코커스 소속의 8명이 민주당과 함께 해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 208표와 함께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사상 첫 하원의원 해임이 결정됐다.
- 해임을 주도 한 맷 게이츠(공화당 의원)는 극우 진영의 스타로 떠올랐다.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에게 충성하면서 2020년 선거가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 공화당 강경파의 극단 정치와 민주당 진영정치의 합작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맷 게이츠(미 공화당 하원의원, 1982년생). ⓒ 맷 게이츠 제공.

 
"총선과 별개", '졌잘싸' 명분 만드나
- 국민의힘에 미묘한 흐름이 보인다. 윤희석(국민의힘 대변인)이 이런 말을 했다. "강서구가 아니고 강남구에서 보궐선거가 있다고 생각해 보라. 만약 국민의힘이 이겼다면 그것을 수도권 민심, 총선 민심으로 받아들이겠나." 어차피 이기기 어려운 선거고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다.
- 민주당은 판을 키우고 있다. 홍익표(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번 선거는 강서구에 국한된 선거가 아니라 퇴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여당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야당은 '정권 심판' 명분을 각각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늘의 TMI]

다음 축구 응원 중국 몰표는 매크로

- 국민의힘이 댓글 조작이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카카오가 IP 주소를 분석한 결과를 방통위에 보고했는데 전체 3130만 건 가운데 1988만 건이 두 군데 IP 주소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 네덜란드와 일본 등을 경유하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다는 계획이다.

건강보험 진료비 102조 원
- 2021년 대비 9.5%가 늘었다. 65세 이상 노인이 44조 원을 썼다. 1인당 진료비가 월 43만 원에 이른다. 전체 평균은 17만 원이다.
- 내년부터는 진료비 지출이 수입보다 커져 연간 1.3조~2.8조 원의 손실이 날 거라는 분석이다.
- 보험료율도 오를 전망이다. 지금은 7.09%인데 2032년까지 8%는 돼야 재정을 유지할 수 있다. 

킬러 문항 없앴더니 수학 만점 2520명
- 지난해 수능(수학능력평가)에서는 934명이었다. 변별력이 줄어든다는 우려도 있지만 맞는 방향이라는 반론도 있다.
-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수험생들은 수학을 접고 국어와 탐구영역에 집중할지, 이제라도 수학에 손을 대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면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더라도 수험생들이 수긍할 만한 난이도와 변별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산부인과가 문을 닫고 있다
- 분만실이 없는 산부인과도 늘고 있다. 분만이 가능한 의료 기관 수가 2020년 517곳에서 2020년 470곳으로 줄었다.
- 산부인과 전문의 배출이 2020년 134명에서 2022년 102명으로 줄었다. "빅5 병원에서도 50~60대 교수 3~4명이 돌아가면서 24시간 온콜(on-call) 대기를 해야 하는데 어떤 젊은 의사가 산과에 들어오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 "분만 인프라 붕괴가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까지 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가 개선 등 정부의 적극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2023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는 시군구(‘분만 취약지’)는 42%에 달한다. ⓒ 게티이미지

 
"유튜브로 뉴스 본다", 한국이 1위
-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 결과다. 한국은 53%가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본다고 답변했다. 46개 조사대상 국가 평균은 30%였다. 다른 나라들은 페이스북이 평균 41%였다.
- 물론 유튜브보다 네이버와 다음 의존도가 더 높다. 검색엔진이나 뉴스 수집 서비스로 뉴스를 본다는 답변이 66%로 역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일본, 65%였고 평균은 32%였다.

[더 깊게 읽기]

가난이 곧 죽음이다

- 미국 이야기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은 기대 수명이 상대적으로 후퇴했다. 1980년 73.7세에서 지난해 76.8세로 늘었지만 노르웨이가 75.7세에서 83.0세까지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은 역사상 가장 부유한 국가 가운데 하나지만, 미국 국민들은 일부 가난한 국가의 국민보다 더 일찍 죽는다"고 분석했다.
- 미국은 특히 35~64세 사망자가 많은데 상당 부분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원인이었다. 남부와 중서부에 위치한 카운티의 4분의 1에서 노동 연령대의 사망률이 40년 전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일할 나이의 성인이 일찍 죽는다는 이야기다.
- 1980년에는 소득이 가장 적은 지역과 부유한 지역의 사망 확률 격차가 9%였는데 2015년 49%까지 늘었고 2020년에는 61%까지 늘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불평등 지표는 소득이 아닌 삶과 죽음 자체가 됐다"고 지적했다.
 

가난이 곧 죽음이다. ⓒ 워싱턴포스트

 
"그 모습은 내 아들이 아니었다"
- 마약 중독자 아들을 경찰에 신고했던 남경필(전 경기도 지사)의 이야기다. 33세에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5선을 지냈다. 대권 도전과 경기도 지사 재선에 실패하고 정계를 떠났다.
- "집엔 아무도 없으니 불안해서 동생에게 '형한테 가보라'고 했더니 가보니 약을 하고 있었다. 그땐 망설임 없이 신고했다."
- 아들은 "자수가 별로 효과가 없을 거 같다"며 "이번엔 아빠가 신고해 달라"고 했다. 결국 아들을 직접 경찰에 신고했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남경필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충분한 치료의 시간이 될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남경필은 "마약청 신설 논의가 하루빨리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잡아 가둔다고 해결된 문제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해법과 대안]

태재대의 실험

- 한국판 미네르바대학을 표방한 태재대가 9월에 32명의 첫 신입생을 받았다. 영어로 토론식 면접을 치르고 400문항의 인성과 적성 평가로 선발했다. 조창걸(한샘 명예회장)이 사재 3000억 원을 투자해서 만든 학교다.
- 1학기는 온라인과 메타버스에서 수업을 듣고 2학년부터는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에 한 학기씩 머문다. 미국 프린스턴대와 스탠퍼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에서 16명의 교수를 초빙했다. 학생 2명에 교수 1명꼴이다.
- 태재대가 한국 대학교육의 틀을 깰 '메기'가 될까. 곽지영(태재대 교수)은 "과거처럼 기술이나 지식을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본인의 프로젝트를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을 돕는 조력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염재호(태재대 총장)는 "부모들이 사교육의 마술피리를 따라가며 만든 학생이 아니라 정말 잠재력 넘치는 학생들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태재대학교 ⓒ 태재대 제공

 
괴산의 5톤짜리 가마솥, 어디에 쓸까
- 광주 광산구의 초대형 우체통, 경남 거제의 짝퉁 거북선과 함께 세금 낭비의 표본으로 꼽힌다.
- 무게 43.5톤, 높이 2.2m 규모다. 2005년에 예산 5억 원을 들여서 만들었는데 기네스북 등재는 실패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 더 큰 그릇이 있었기 때문이다. 4만 명 분 밥을 지을 수 있다고 했지만 바닥이 두꺼운 데다 크기가 커서 밥을 짓는 데 실패했다. 옥수수 삶기 행사도 했지만 물을 끓이는 데만 4시간 이상이 걸렸다.
- 괴산군이 아이디어 공모를 했는데 400여 건의 의견 가운데 최우수상을 선정하지 못했다. 엄태석(서원대 교수)은 "관리하지 말고 그대로 녹슬게 둬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 한국전력 구조조정은 필요하다. 다만 구조조정을 핑계로 요금 인상을 미룰 때가 아니다.
- 송배전망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 문제는 정치다. 김동철(한전 사장)은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전력 생태계가 붕괴된다"면서 "지금까지 못 올린 부분까지 대폭 올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내년 4월 총선에 정권의 명운이 걸려있다"면서 "그 전에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전기요금은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가 결정한다. 국회가 나설 일이 아니지만 윤석열 정부는 당정 협의를 통해 전기요금에 관여해 왔다. 만약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하면 결국 세금으로 한전 적자를 메워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윤석열 정부는 '전기요금 포퓰리즘'이란 비판을 받은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우는 국민의힘의 조국"
- 진중권(광운대 교수)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 "사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조국 사태로 인해서 아니었나. 그때 그 사건을 촉발했고 결국에 유죄판결을 받는 데 결정적인 제보를 한 게 김태우다. 김태우는 그들에게 일종의 개국공신이다. 그래서 선거에서 지게 되면 선거 의미를 축소하거나 아니면 졌지만 잘 싸웠다 할 것이다."
 

“국민의힘 공천심사 면접보러 왔습니다!” 2023년 9월 11일 김태우 블로그에 게시된 사진. ⓒ 김태우 제공.

 
"검찰의 집착이 이 꼴을 만들었다"
- 조선일보에서 터져 나온 불만이다. 김창균(조선일보 논설주간)이 "2027년 대선도 이재명의 리턴매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재판을 통해 유무죄가 가려지는 것을 기다리면 되는데 구속 먼저 시키겠다고 안달을 낸 검찰의 집착도 이 꼴을 만드는 데 한몫을 했다"고 비판했다.
- 다만 민주당을 겨냥해 "단기적으로 행운이 깃든 것만은 분명하다", "침울, 울분이 감돌던 기류가 의기양양, 기세등등으로 전환됐다"면서도 "야권 전체 차원에서 총선 승리와 더 나아가 정권 교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외교는 잘 한다? 윤석열이 달마다 외국 나가는 이유
-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3월 일본, 4월 미국, 5월 일본, 6월 프랑스와 베트남, 7월 리투아니아(NATO 정상회의)와 폴란드, 우크라이나, 8월 미국, 9월 인도네시아(아세안정상회의)와 인도(G20정상회의), 미국(UN 총회) 등등. 거의 달마다 외국 방문이 있었다.
- 이충재(이충재의 인사이트 운영자)는 "경제위기를 해결할 능력도 없고 국내에 골치 아픈 일이 많으니 국가원수로 예우를 받는 외국을 자주 나가는 것 아니냐"는 야권의 비판을 소개했다. 실제로 워싱턴 선언이나 캠프데이비드 회담 등 외교 성과가 나올 때마다 지지율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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