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SSG가 안방에서 최하위 키움을 꺾고 2위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랜더스는 3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6안타를 터트리며 11-7로 승리했다. 나머지 4개 구장이 모두 우천으로 순연된 가운데 이날 유일하게 열린 경기에서 키움을 잡고 시즌 60승 고지를 밟은 SSG는 2위 kt 위즈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히며 상위권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60승1무47패).

SSG는 선발 커크 맥카티가 5이닝8피안타2사사구5탈삼진2실점(1자책)으로 시즌 9번째 승리를 따냈고 6회부터 5명의 불펜투수가 이어 던지며 키움의 추격을 막았다. 타선에서는 최지훈과 기예르모 에레디아, 박성한이 나란히 3안타를 기록한 가운데 6번 좌익수로 출전한 이 선수가 결승타를 포함해 3안타5타점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SSG의 승리를 견인했다. 타자전향 2년 만에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고 있는 하재훈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2회초 무사 1, 2루에서 SSG 하재훈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지난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2회초 무사 1, 2루에서 SSG 하재훈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뷔동기 이대은-이학주

매년 신인 드래프트가 마찬가지지만 지난 2018년 9월에 실시된 2019시즌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은 야구팬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2015년 초대 프리미어12에서 한국 대표팀의 우완에이스로 활약했던 이대은을 비롯해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드래프트를 신청해 국내 복귀를 노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kt는 밍설임 없이 전체 1순위로 최대어로 꼽히던 이대은을 지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KBO리그에서 이대은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입단 첫 해 선발 투수로 8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5.88로 실망스러운 활약에 머물렀던 이대은은 시즌 중반 마무리로 변신해 36경기에서 3승17세이브2.62를 기록하며 불펜투수로 새로운 적성을 찾는 듯 했다. 하지만 이대은은 2020년 20경기에서 4패1세이브5.83으로 부진하며 kt의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에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이대은은 2021년 셋업맨 주권과 마무리 김재윤에 앞서 등판하는 허리 역할을 맡으며 3승2패1세이브9홀드3.48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정작 그 해 한국시리즈에서는 엔트리에 포함되고도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하면서 kt의 첫 우승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대은은 같은 해 12월 결혼식을 올린 지 한달 만에 전격 은퇴를 선언하면서 단 3년 만에 짧은 KBO리그 생활을 마쳤다.

올 시즌 홈런 1위 노시환(한화 이글스,29개)을 제치고 2라운드 전체 2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됐던 이학주(롯데 자이언츠)도 입단 당시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삼성은 이학주 입단 후 삼성 왕조시대의 주전 유격수였던 김상수(kt)를 2루로 변신시켰을 정도로 이학주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다. 하지만 이학주는 2019년 118경기 출전 후 2020년 64경기,2021년 66경기 출전에 그치며 팀 내 입지가 점점 줄어 들었다.

신예 김지찬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이학주는 작년 1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고 작년 시즌 딕슨 마차도가 빠진 롯데의 주전 유격수로 중용됐다. 하지만 작년 91경기에 출전한 이학주는 타율 .207 3홈런15타점29득점12실책으로 공수에서 이름값을 해주지 못했고 롯데는 작년 시즌이 끝난 후 FA시장에서 유격수 노진혁을 영입했다. 그리고 올 시즌 내야 모든 포지션을 합쳐 이학주가 주전으로 출전한 경기는 단 18경기에 불과하다.

야수변신 2년 만에 3경기 연속 홈런 작렬

마산 용마고 3학년 시절 계약금 10만 달러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하재훈은 크게 주목 받던 선수가 아니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한 성장을 통해 2012년 퓨처스 올스타에 선발됐다. 하재훈은 2013년 트리플A까지 승격됐지만 끝내 빅리그 입성의 꿈을 이루지 못했고 2015시즌이 끝난 후 컵스에서 퇴단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던 하재훈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SK와이번스에 지명됐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투타를 겸하던 하재훈은 SK입단 후 투수로 변신했고 2019 시즌 초반 마무리 김태훈의 부진을 틈타 SK의 마무리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하재훈은 그 해 5승3패36세이브3홀드1.98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리며 입단 첫 해 세이브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하재훈은 2020년 어깨부상으로 인한 구속저하로 부진을 면치 못했고 결국 2021 시즌이 끝난 후 야수 전향을 선언했다.

하재훈은 작년 시즌 60경기에 출전해 타율 .215 6홈런13타점18득점을 기록했다. 하재훈은 한정된 기회에서도 쏠쏠한 장타력을 보여줬지만 한유섬과 최지훈, 후안 라가레스, 오태곤이 버틴 SSG의 외야에 하재훈이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올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도중 어깨뼈를 다치며 5월 말에 1군엔트리에 등록된 하재훈은 14경기에서 타율 .342 2홈런7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이다가 다시 엄지손가락이 다치며 한 달 넘게 팀을 이탈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 복귀한 하재훈은 8월 들어 19경기에서 40타수4안타(타율 .100)로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시즌 타율이 .240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2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대수비로 출전해 동점을 만드는 그라운드 홈런을 때린 하재훈은 27일 선발 출전해 2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렸다. 그리고 30일 키움전에서는 1회 결승 적시타에 이어 3회에는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는 3점 홈런을 터트리며 3안타(1홈런)5타점1득점을 폭발시켰다.

8월 첫 19경기에서 단 1타점에 그쳤던 하재훈은 최근 3경기에서 6안타3홈런9타점4득점을 퍼부으며 .240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단숨에 .274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SSG는 작년 21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한유섬이 타율 .201 4홈런28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하재훈의 맹활약은 김원형 감독과 SSG팬들을 뿌듯하게 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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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SSG 랜더스 하재훈 해외파 3경기 연속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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