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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10월 12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 등 병원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해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추가 접종하는 '부스터샷'을 접종받은 뒤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12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 등 병원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해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추가 접종하는 '부스터샷'을 접종받은 뒤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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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느끼는 이상 반응 정도가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문재인 정부 지지층 중에서는 백신 이상반응(부작용)이 심했다는 응답이 24%에 그친 반면, 문재인 정부 비토층은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로는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 때문에 몸에 이상반응이 발생했다고 믿는 일종의 '노시보 효과'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노시보 효과는 몸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약을 먹고도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고 믿는 '플라시보 효과'와 반대 개념이다.

강태영 언더스코어 대표와 이한빈(서울대 의대)씨는 지난 2일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미발표 논문*에서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정 운영에 우호적인 응답자들의 경우 23.7%만이 부작용이 심했다고 답했지만, 부정적인 응답자들은 39.4%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자료 출처 : '백신 또는 정부로 인한 고통? : 당파적 편향이 코로나19 백신이상반응에 미치는 영향'("Suffering from Vaccines or from Government?: Partisan Bias in COVID-19 Vaccine Adverse Events Coverage")

문재인 정부 반대할수록 백신 이상반응 더 심했다? 

데이터 분석업체인 언더스코어가 여론조사업체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022년 1월 13일부터 1월 1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문재인 정부 국정 지지도와 백신 체감 이상반응은 강한 음의 상관관계(p<.001)가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연령·성별·거주지·학력·소득·백신 접종 횟수 등 주요 요인들은 모두 통제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 지지도가 높을수록 이상반응이 덜했고, 지지도가 낮을수록 이상반응이 심했다는 것이다.(표준오차 95% 신뢰 수준에 ± 2.5%p).
 
언더스코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022년 1월 13일부터 1월 1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 우호적인 응답자들의 경우 23.7%만이 부작용이 심했다고 답했지만, 부정적인 응답자들은 39.4%가 그렇다고 답했다.(95% 신뢰 수준에 ± 2.5%p) 출처: Kang, TaeYoung, and Hanbin Lee. "Suffering from Vaccines or from Government?: Partisan Bias in COVID-19 Vaccine Adverse Events Coverage."
 언더스코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022년 1월 13일부터 1월 1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 우호적인 응답자들의 경우 23.7%만이 부작용이 심했다고 답했지만, 부정적인 응답자들은 39.4%가 그렇다고 답했다.(95% 신뢰 수준에 ± 2.5%p) 출처: Kang, TaeYoung, and Hanbin Lee. "Suffering from Vaccines or from Government?: Partisan Bias in COVID-19 Vaccine Adverse Events Coverage."
ⓒ 강태영·이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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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전국 지역별로 백신 이상반응 신고율이 다른 데서 출발했다. 강 대표는 "개념적으로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신고율이 동일해야 하나,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정지지율이 낮고, 야당(당시 국민의힘) 의석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신고율이 더 높았으며 개인 단위 설문 조사에서도 국정 지지도가 낮은 사람일수록 백신 부작용을 더 심하게 겪었다고 응답했다"라고 밝혔다.

실제 2021년 9월 당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제21대 총선 결과 국민의힘 의석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백신 이상 반응 신고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021년 9월 질병관리청 통계, 2021년 9월 한국갤럽 지역별 국정지지도 '부정' 비율, 2020년 총선 지역별 국민의힘 의석 비율).

 
2021년 9월 당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제21대 총선 결과에 따른 국민의힘 의석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백신 이상 반응 신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자료 : 2021년 9월 질병관리청 통계, 2021년 9월 한국갤럽 지역별 국정지지도 ‘부정’ 비율, 2020년 총선 지역별 국민의힘 의석 비율.) Kang, TaeYoung, and Hanbin Lee. "Suffering from Vaccines or from Government?: Partisan Bias in COVID-19 Vaccine Adverse Events Coverage."
 2021년 9월 당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제21대 총선 결과에 따른 국민의힘 의석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백신 이상 반응 신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자료 : 2021년 9월 질병관리청 통계, 2021년 9월 한국갤럽 지역별 국정지지도 ‘부정’ 비율, 2020년 총선 지역별 국민의힘 의석 비율.) Kang, TaeYoung, and Hanbin Lee. "Suffering from Vaccines or from Government?: Partisan Bias in COVID-19 Vaccine Adverse Events Cove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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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집단적 패턴일 뿐이고 실제 개인의 연령과 성별·거주지·학력·소득 같은 주요 변수들을 감안하면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개인적 패턴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설문조사를 별도로 진행했다.

강성 비토층 46% "부작용 심해"... 중도-지지층은 20%대 그쳐

앞서 한국갤럽 설문조사 결과를 지지도에 따라 좀 더 세분해서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를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강성 비토층의 경우, 백신 부작용이 '심했다'('심한 편'+ '매우 심한 편')고 응답한 비율이 46.2%에 달해, '다소 지지하지 않는다'는 그룹의 응답 비율 31.0%와도 15%p 이상 차이를 보였다. 반면 중도층('보통이다')과 지지층('다소 지지한다', '매우 지지한다')은 심했다는 응답이 각각 22.0%, 23.6%, 24.0%로 1~2%p 차이에 그쳤다.  
 
문재인정부 국정지지도에 따른 백신 이상반응 분석 결과. (언더스코어가 한국갤럽에 의뢰한 2021년 1월 설문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 2.5%p).
 문재인정부 국정지지도에 따른 백신 이상반응 분석 결과. (언더스코어가 한국갤럽에 의뢰한 2021년 1월 설문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 2.5%p).
ⓒ 강태영·이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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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는 "이는 플라시보 효과의 역개념인 '노시보(nocebo)' 효과, 즉 사전에 백신에 부작용 문제가 심하다고 느낄수록 실제로 부작용을 더 심하게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하버드 의대 테드 캅추크 교수 연구팀도 2022년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부작용의 76%, 2차 접종 후 부작용의 52%가 '노시보 효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관련 자료 : [국가지정 의과학연구정보센터]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 코로나 백신 부작용 76% 관련 2022.1.20.).

"보수 언론 백신 이상반응 보도 비율, 진보 언론의 1.7배"

 
2021년 백신 관련 기사 가운데 이상반응이나 부작용 관련 언론 보도 비율 비교 결과 보수 성향 언론은 9.6%, 중도는 6.9%, 진보는 5.8%로 보수 언론이 진보 언론보다 1.7배 더 많았다.(자료 :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Kang, TaeYoung, and Hanbin Lee. "Suffering from Vaccines or from Government?: Partisan Bias in COVID-19 Vaccine Adverse Events Coverage."
 2021년 백신 관련 기사 가운데 이상반응이나 부작용 관련 언론 보도 비율 비교 결과 보수 성향 언론은 9.6%, 중도는 6.9%, 진보는 5.8%로 보수 언론이 진보 언론보다 1.7배 더 많았다.(자료 :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Kang, TaeYoung, and Hanbin Lee. "Suffering from Vaccines or from Government?: Partisan Bias in COVID-19 Vaccine Adverse Events Cove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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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보수 언론의 백신 이상반응 관련 보도 비율이 진보 언론보다 1.7배 더 많았다는 연구 결과도 이 논문에 함께 담겼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서비스인 '빅카인즈'에서 2021년 2월부터 12월 사이 '백신'이라는 단어를 본문에 포함한 뉴스 9만304건 가운데 부작용·이상반응을 소재로 한다고 판단되는 기사는 6803개로 약 7%였는데, 보수 성향 언론은 그 비율이 9.6%로 가장 높았고 중도 성향은 6.9%, 진보 성향은 5.8%에 그쳤다.

또한 네이버·다음 등 뉴스 포털에 올라온 부작용·이상반응 관련 포털 뉴스 댓글을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 성향과 중도 성향 독자들이 민주당 성향 독자들보다 더 많은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태영 대표는 "이번 분석은 우리가 정치와는 무관하게 여기는 과학·보건 이슈였던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논란 역시 실제로는 정치적인 편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3일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그동안 정치적 편향이 백신접종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조사나 연구는 많았지만, 백신 이상반응 신고율을 가지고 분석한 것은 처음이어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 논문은 동료 평가 등을 거치지 않은 '프리프린트(PrePrint) 단계이며, 학술지 심사를 앞두고 있다.

태그:#백신이상반응, #언더스코어,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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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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