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3월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신원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공동취재]
▲ 사전투표소 찾은 김건희 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3월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신원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공동취재]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언급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내사 보고서를 언론에 제보해 재판에 넘겨졌던 경찰관이 2심에서도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비록 공무상 비밀누설 행위는 맞으나 공익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판사 김동현)는 8일 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된 경찰관 송아무개(32)씨의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월에 선고 유예를 내린 원심 판결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하지만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것으로,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경과하면 면소돼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으로서 공무상 비밀을 엄수하고 그 규정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 본분을 저버리고 우연히 지득한 수사 관련 내부 정보를 임의로 기사화하기 위해 유출했는바, 그 죄질이 가볍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1심부터 자백으로 하고 개전의 정상이 뚜렷하고 범행으로 어떤 대가를 받거나 이익을 취한 게 없으며, 내사가 중지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안이 수사가 개시되는 등 공익에 부합하는 측면이 보인다"며 "관련 전과도 없고 특별한 과오 없이 그간 모범적으로 근무해왔다고 보이는 점, 사건 이후 강등 징계를 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 양형이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씨는 재판 직후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법원이 선처해줬다고 제 행동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건 결코 아니라 생각한다.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먼저 말했다. 이어 "축구로 치면 옐로카드, 페어플레이나 룰을 준수하라는 심판의 경고를 받은 건데 경찰관으로서 스스로 옐로카드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다음에 받으면 퇴장 당한다는 마음으로 반성하면서 (의무를) 준수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그럼 검찰의 피의사실 유출은?

최근, 검찰의 피의사실 유출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검찰이 지난 11월 8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며 언론에 공소장을 유출했다며 책임자를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기소 바로 다음 날 새벽 5시 조선일보가 공소장 내용을 기사화했는데, 재판부는 이보다 12시간 후인 오후 5시30분 공소장을 전달받았고 변호인은 10일 오전 11시55분에 공소장을 받아 검찰이 공소장을 미리 '누설'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은 기소 전 복수의 언론이 진행 중인 검사 수사 정보를 연속 보도해온 데 대해 "김용 전 부원장이 긴급 체포된 10월 19일 이후 11월 23일까지 이재명 대표와 그 주변 인사들을 겨냥한 이른바 '검찰 발' 단독보도가 무려 144건 쏟아졌다"며 사건을 수사 중인 강백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과 엄희준 반부패수사1부장을 피의사실공표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 최근 검찰은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피의사실공표 고발에 대해 검찰은 "거대 정당이 검사들을 고발하는 건 수사 중립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있는데도, 정치적 사안으로 몰고 간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월 29일 출입기자들과의 티타임을 통해서도 검찰 관계자는 "최근 (대장동 사건) 수사 관련 보도와 관련해 검찰에서 수사 내용을 특정 언론에 누설한 것 같다는 주장이 있지만, 경로가 다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검찰이 누설한 것처럼 보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수사정보 유출, 경찰 기소는 증가... 검찰은 '조용'

2018년~2020년 3년 동안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1심 판결 39건(피고인 42명)을 보면 경찰공무원은 19명,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은 14명이었다. 그밖에 중앙부처 공무원 3명, 공공기관 공무원 2명, 퇴직군인 1명, 교사 1명, 법원공무원 1명, 검사 1명 등이었다. 이 검사는 2018년 당시 수십억 원대 탈세 및 법조계 로비 의혹을 받는 최인호 변호사에게 사기 사건 피고인의 구치소 접견 녹음파일과 개인정보 자료 등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장욱, <공무상 비밀누설에 대한 형사처분 동향과 그 함의에 대한 비판적 고찰>, 2021)

검찰이 공무상 비밀누설로 경찰을 기소한 사례는 2016년 1건, 2017년 1건, 2018년 4건, 2019년 4건, 2020년 8건 등으로 점점 늘고 있다. 2021년엔 상반기에만 8건을 기록했다. 경찰이 장례업자 등 제3자에게 변사사건 발생정보를 알려주는 행위도 공무상 비밀누설로 인정됐다. 이중 일부는 관련 경찰서가 직접 '제보자와의 대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사단어가 일부 언급된 것'이라며 반발하거나 경찰관이 '민원인 응대 수준에 불과한데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했다'며 강력 반발한 사례도 포함됐다. 

최근 검사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례는 현재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임은정 검사가 있다. 임 검사는 2021년 3월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있으면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을 조사하던 중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 직후 페이스북에 '총장의 서면지휘로 모해위증교사 의혹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부당하게 직무배제됐다'는 글을 올려 한 사회단체로부터 검찰에 고발됐다. 해당 글에서 당시 감찰3과장과 임 검사 자신의 사건 공소제기에 대한 입장을 올려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다. 

피의사실 자체는 '공무상 비밀'로 보기 어려워 피의사실공표 행위에 이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기소 전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피의사실공표죄만 남는데, 형법이 제정된 1953년부터 69년 간 피의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이나 검사는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사문화된 상황이다.

김성순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언론위원장은 8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공무상 비밀은 사전적 의미처럼 모든 공무상 비밀을 뜻하는 게 아니라, 판례상 국가가 이를 비공개할 이익이 있어야 하는 정보 등으로 제한적으로 해석된다"며 "수사정보라 해도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영장이 언제 발부된다거나, 어떤 혐의가 포함이 된다는 등 수사기관의 수사기능과 관련된 정보가 예다. 피의사실은 국가의 이익보다는 피의자의 이익과 관련된 정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준희 한양대학교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는 8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피의사실 공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전보다 후퇴한 것 같다"며 "검찰의 피의사실공표 문제는 법무부 장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규율을 할 문제가 아니고 법 단계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아직 검찰의 독점적 기소권이 제대로 분산이 되지 않은 구조인데다, 피의사실공표가 검찰 의도에 맞게 기소에 이르기까지의 법률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피의사실공표죄를 사문화할 게 아니라 기본권과의 균형을 맞추는 수준에서 적극 적용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댓글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손가영 기자입니다. 제보 young@ohmynews.com / 카카오톡 rockyrkdud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