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황희찬이 지난 6월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 황희찬 황희찬이 지난 6월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인 한국 축구가 이번에는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로 승점 사냥에 나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다음달 2일 오전 0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16강 진출을 타진한다. 

황희찬 부상 복귀, 다양한 공격 옵션 제공

지난 24일 열린 우루과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은 4년 동안 준비해온 한국 축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확인한 경기였다. 다수의 월드 클래스를 보유한 우루과이를 맞아 대등한 모습을 보여주며 승점 1을 따낸 것이다. 이제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목표인 12년만의 16강 진출을 위해 가나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 

우루과이전에서는 벤투호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황희찬(울버햄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결장했다. 최근 며칠 동안 대표팀 훈련에서 제외될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황희찬이 돌아왔다. 우루과이전 이후 25일 개인 훈련을 소화한 데 이어 26일에는 정상적으로 팀 훈련에 참가했다.

황희찬의 가세는 천군만마와도 같다. 지난 6월과 9월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위치를 전방으로 옮기고, 4-4-2를 기반으로 하는 투톱 변형 전술(4-2-3-1, 4-4-1-1, 4-1-3-2)을 다각도로 실험한 바 있다. 

손흥민 시프트가 전술적 변화의 핵심 포인트라 할 수 있지만 황희찬의 왼쪽 이동도 눈여겨봐야 한다. 그동안 주로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전했던 황희찬은 자신이 선호하는 왼쪽으로 자리를 옮기자 물 만난 고기마냥 훨씬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로 공격의 물꼬를 틀었을뿐만 아니라 강력한 슈팅 시도를 통해 칠레-코스타리카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중앙 공격수 보직을 맡은 손흥민도 칠레-파라과이-코스타리카-카메룬전에서 연거푸 골맛을 보며, 두 선수간의 교통 정리가 말끔히 해결된듯 보였다. 

또, 황희찬이 왼쪽 터치라인으로 벌리고, 왼쪽 풀백 김진수가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는 전술로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 패턴이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했다. 우루과이전에서는 황희찬의 결장으로 인해 이러한 공격 플랜을 가동할 수 없었다. 황희찬의 가나전 출전이 가능하다면 벤투 감독은 좀 더 다양한 옵션을 들고 나올 수 있다. 

이강인-조규성, 벤투호의 새로운 무기로 가능성 확인

그동안 이강인(마요르카)은 벤투호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역대 한국 축구사에서 이만큼 기술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유럽 빅리그인 스페인 라 리가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였기에 이강인의 출전 여부는 언제나 관심사였다. 

하지만 정작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외면했다. 이강인은 지난해 3월 일본전 이후 한 차례도 A매치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9월 A매치 2연전에서 1년 6개월 만에 이강인을 소집하고도 정작 출전 기회를 주지 않자 축구팬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26인 명단에 포함됐지만 과연 이강인이 1분이라도 뛸 수 있을지 모두가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벤투 감독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우루과이전에서 조커로 출격시켰다. 무려 1년 8개월 만에 A매치 출전이었다. 

2선 오른쪽 윙어에 포진한 이강인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의 중압감을 느끼지 않은 채 부지런한 활동량과 창의적인 원터치 패스, 더 나아가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전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강인 투입 배경에 대해 "전반적으로 그 팀의 어떤 부분이 도움이 필요한지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며 "그는 스피드, 빠르게 치고 나가는 능력이 좋다. 상대 압박이 있을 때마다 그런 면모를 드러내는 역량이 있다. 이강인은 훈련 때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교체 선수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규성(전북현대)도 주목할 만 하다. 우루과이전에서 이강인과 함께 나란히 후반 29분 그라운드를 밟으며, 황의조 대신 원톱을 수행했다. 조규성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교체 투입 2분 만에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터치에 이은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이후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했지만 많은 활동량으로 공간을 만들고, 피지컬이 좋은 우루과이 수비수들과 공중볼 경합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선보였다. 

16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발 출전한 황의조(74분)보다 더욱 예리함을 뽐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적어도 상대팀에 따라 황의조가 아닌 조규성의 선발 기용도 벤투 감독이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지난 4년 동안 벤투호에서 부동의 주전 골잡이였던 황의조가 올해 소속팀 올림피아코스에서 무득점으로 부진한 사이 백업 공격수 조규성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올 시즌 K리그에서 17골로 득점왕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A매치 12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벤투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우루과이전에서 합격점을 이끌어낸 이강인과 조규성이 다음 2, 3차전에서도 후반 흐름을 바꿀 조커로 좋은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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