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총액 20억 원에 키움과 계약한 퓨처스 FA 이형종(좌측)

4년 총액 20억 원에 키움과 계약한 퓨처스 FA 이형종(좌측) ⓒ 키움히어로즈

 
2022 KBO리그에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키움 히어로즈가 스토브리그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예년과는 달라진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키움은 지난 19일 투수 원종현을 FA 4년 총액 25억 원에 영입한 데 이어 24일에는 퓨처스 FA 외야수 이형종을 4년 총액 20억 원에 영입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키움은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에게 가장 보수적인 접근을 취해왔다. 1년 전에는 히어로즈를 상징하는 거포인 FA 박병호의 kt 위즈 이적을 막지 않았다. 키움의 마지막 외부 FA 영입은 2011시즌 종료 후 이택근을 4년 총액 50억 원에 데려온 것이었다. 그로부터 무려 11년 만에 키움이 외부 FA 영입을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이택근은 2009시즌 종료 후 히어로즈의 서울 입성금 명목으로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된 바 있다. 당시 이택근을 FA로 영입했던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는 "이택근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다"고 밝혔다. 즉 이택근은 엄밀히 말하면 '외부 FA 영입'보다는 '친정팀 복귀'에 가까웠다. 하지만 원종현과 이형종은 명백한 외부 FA 영입이다.
 
 FA 4년 총액 25억 원에 키움과 계약한 원종현(우측)

FA 4년 총액 25억 원에 키움과 계약한 원종현(우측) ⓒ 키움히어로즈

 
히어로즈는 2008년 창단한 이래 올해까지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은 올해까지 세 번만 있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10년 동안 2017년만을 제외하고 9번에 걸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꾸준한 강팀'으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유독 우승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키움의 이례적인 외부 FA 보강은 첫 대권 획득에 대한 강렬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올해 타격 5관왕을 차지하며 정규 시즌 MVP를 수상한 최고 타자 이정후는 내년 시즌 종료 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자격을 취득한다. 키움이 우승 적기인 내년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원종현과 이형종은 키움의 약점을 보완해줄 '알짜 FA'라는 평가다. 키움은 올해 한국시리즈를 비롯한 가을야구에서 선발 요원 최원태를 불펜으로 전환할 정도로 필승조가 허전했다. 2020년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우승 당시 마무리 경험을 갖춘 원종현은 키움의 뒷문 강화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년 시즌 종료 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한 키움 이정후

내년 시즌 종료 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한 키움 이정후 ⓒ 키움히어로즈

 
키움은 정규 시즌에 홈런 94개로 리그 9위에 그쳤다. 우타 거포 이형종의 가세로 장타력 보완에 성공했다. 좌타자 위주의 키움 타선에 이형종이 균형을 부여할 수 있다. 키움의 약점인 외야와 1루도 채워줄 수 있다.

하지만 원종현과 이형종에 대해 냉정한 시각도 없지는 않다. 1987년생 원종현은 내년에 만 36세 시즌을 맞이한다. 지난해 마무리에서 낙마해 이미 '에이징 커브'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FA 불펜 투수가 이적한 뒤 성공한 사례도 많지 않다.

이형종은 매년 잦은 부상에 시달려 최근 3년간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없었고 올해는 홈런이 전무했다. 1989년생으로 내년에 만 34세 시즌을 맞이해 역시 나이가 적지 않다. 'FA 대어'보다는 '준척급 FA'로 분류되는 원종현과 이형종이 키움의 전력을 단숨에 극적으로 상승시키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키움의 우승을 향한 지름길은 창단 첫 정규 시즌 우승을 통한 한국시리즈 직행이다. 원종현과 이형종을 데려온 키움이 MVP 이정후가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 마지막 시즌에 통합 우승의 감격을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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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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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인턴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키움히어로즈 원종현 이형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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