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과 카타르의 경기 모습.

세네갈과 카타르의 경기 모습. ⓒ AFP/연합뉴스


'아프리카 최강' 세네갈이 이번 월드컵 '개최국'이자 '아시아 챔피언' 카타르의 저항을 잠재우고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세네갈은 25일 오후 10시(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카타르를 3-1로 제압했다. 

이로써 1승 1패(승점 3)을 기록한 세네갈은 마지막 에콰도르와의 최종전에서 16강 진출을 타진할 수 있게 됐다. 카타르는 2연패에 빠졌다. 

세네갈, '투톱' 디아-디에디우 앞세워 카타르 격파

카타르는 평소의 기조처럼 5-3-2 포메이션으로 3개의 블록을 형성한 채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들고 나왔다. 세네갈은 지난 네덜란드전에서 가동한 4-3-3 대신 불라예 디아-파마라 디에디우 투톱을 배치하는 4-4-2 포메이션으로 카타르전에 임했다.

전반 15분까지 세네갈은 5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반 24분 게예가 원투 패스에 이은 예리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왼편으로 살짝 벗어났다. 전반 28분에는 수비 진영에서 흘러나온 공을 사발리가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크게 외면했다. 

카타르는 세네갈의 전방 압박으로 인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다이렉트한 롱패스를 보내기 급급했다. 수비수와 골키퍼도 기본적인 실수를 범하는 등 경기 내내 불안감을 노출했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전반 41분 좌측에서 올려온 크로스를 쿠키가 헛발질을 하며 공을 흘렸다. 이때 디아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세네갈은 후반에도 좋은 기세를 이어나갔다. 후반 3분 야콥스가 올려준 코너킥을 니어 포스트로 파고든 디에디우가 감각적인 헤더골을 성공시켰다.  

2골을 뒤진 카타르는 후반 17분 이번 월드컵 첫 번재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알모에즈 알리의 왼발슛은 멘디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세네갈은 후반 19분 윙어 디아타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파테 시스를 넣으며 4-3-3으로 바꿨다. 공격적으로 나선 카타르의 반격이 매서웠다. 후반 21분 왼쪽 측면에서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모하마드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멘디 골키퍼 손에 또 다시 막혔다. 

후반 29분 알 하이도스 대신 공격수 자원인 문타리를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펠릭스 산체스 감독의 용병술은 적중했다. 후반 33분 오른쪽에서 모하마드가 올린 크로스를 문타리가 깔끔한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카타르 축구 역사상 월드컵 1호골이었다. 

그럼에도 세네갈은 강했다. 많은 교체를 통해 디아-디엥-은디아예 스리톱, 게예-파테 시스-파페 사르를 중원에 놓고, 포백에 디알로-시스-쿨리발리-사발리를 재편했지만 조직력에서 흔들림이 없었다. 시세 감독이 교체로 투입한 두 선수가 추가골을 합작했다. 후반 39분 오른쪽에서 은디아예의 낮은 크로스를 디엥이 오른발 슈팅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카타르, 개막전에 이어 2연속 2골차 패배

카타르와 세네갈은 지난 1차전에서 각각 에콰도르와 네덜란드에게 각각 0-2로 패하며 월드컵 첫 단추를 잘못 뀄다. 

카타르는 에콰도르와의 개막전에서 졸전 끝에 완패를 당하며 92년 만에 개최국 개막전 패배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쓴 바 있다. 지난 6월부터 장기간의 합숙 훈련이 무색할만큼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펠릭스 산체스 감독은 골키퍼 바르샴, 센터백 모하마드, 수비형 미드필더 마디보를 선발 출장시키며 3명이 바뀐 라인업으로 세네갈에 맞섰다. 
 
이에 반해 세네갈은 네덜란드전에서 슈팅수 15-10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팀의 에이스 사디오 마네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세네갈의 알리우 시세 감독은 4-4-2 포메이션 변화, 이스마일라 사르와 크레팡 디아타의 위치를 바꾸는 변화를 감행했다.  

2019 아시안컵 챔피언과 2021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챔피언의 맞대결이자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배수진을 쳐야 하는 경기였다. 

그럼에도 적극성과 동기부여 측면에서 카타르는 세네갈보다 크게 떨어졌다. 세네갈은 상대 진영에서 세밀한 공격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답답합을 보였으나 카타르의 연이은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특히 카타르는 5-3-2 포메이션과 선발 골키퍼를 교체하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실수를 범하며 자멸했다. 더욱 실망스러웠던 점은 후반 초반 두 번째 실점을 내주자 뒤늦게 공격 지향적인 전술로 전환했다는데 있다. 카타르는 공격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전반에 비해 많은 기회를 창출하며 세네갈 수비에 부담을 가했다. 전반부터 승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좀더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일본이 대이변을 연출한데 이어 이란도 유럽의 웨일스를 꺾고 1승을 챙기는 등 아시아 팀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였다. 개최국임에도 불구하고 2연패를 당한 카타르는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A조 2차전
(알 투마마 스타디움, 카타르 도하 - 2022년 11월 25일)
카타르 1 - 문타리(도움: 모하마드) 78'
세네갈 3 - 디아 41' 디에디우(도움: 야콥스) 48' 디엥 84'

선수명단
카타르 5-3-2 : 바르샴 – 모하마드, 미겔(83'와드), 쿠키, A.하산, 아메드(83'살만) - 마디보 - 부디아프(69'하템), 알 하이도스(74'문타리) - 알모에즈 알리, 아피프

세네갈 4-4-2 : E.멘디 - 사발리, 쿨리발리, 디알로, 야콥스(78'P.시스) - I.사르(74'I.은디아예), N.멘디(78'파페 사르), 게예, 디아타(64'파테 시스) - 디에디우(74'디엥), 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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