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드 살만 카타르 월드컵 대사의 동성애 폄하 발언을 보도하는 독일 공영 ZDF 방송 갈무리.

칼리드 살만 카타르 월드컵 대사의 동성애 폄하 발언을 보도하는 독일 공영 ZDF 방송 갈무리. ⓒ ZDF

 
카타르 월드컵 대사가 독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정신적 손상이라고 혐오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칼리드 살만 카타르 월드컵 대사는 8일(현지시각) 독일 공영 ZDF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동안 여러 가지가 카타르에 들어올 것"이라며 "동성애자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타르는 모든 방문객을 받아들일 것이지만, 그들도 우리의 규칙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카타르월드컵은 11월 20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열린다. 

"동성애는 정신적 손상... 어린이가 보면 좋지 않아"

그러면서 "내가 볼 때 동성애는 이슬람교 계율에 따르지 않는 행동인 '하람'(haram)에 해당한다"라며 "이는 정신적 손상을 뜻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특히 어린이들이 동성애자를 보면서 좋지 않은 것을 배우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살만 대사의 발언이 논란이 될 것으로 우려한 월드컵 조직위원과 관계자가 즉각 인터뷰를 중단시켰지만, ZDF 방송은 이 발언을 그대로 방송했다.

낸시 페더 독일 내무장관은 살만 대사의 발언을 비판했다. 스포츠 장관직도 겸하고 있는 페더 장관은 "그의 발언은 끔찍하며, 우리가 카타르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동성애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월드컵 기간에는 결혼하지 않은 이성 친구나 성소수자 커플이 같은 방에 묵는 것을 금지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살만 대사의 발언으로 가뜩이나 카타르 월드컵에 불만을 품고 있는 서방에서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살만 대사는 1980~1990년대 카타르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으며, 최근에는 카타르 월드컵 대사로 나서고 있다. 

'인권 논란' 휘말린 카타르 월드컵, 시작도 하기 전에 '시끌' 

중동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는 외국인 노동차 착취, 성소수자 차별 등으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관련 기사 : 덴마크, 월드컵서 '카타르 인권문제 비판' 유니폼 입는다).

특히 잉글랜드, 덴마크,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위스 등 유럽 13개국 대표팀은 카타르가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에 반대하는 의미를 담은 '원 러브(One Love)' 완장을 차고 월드컵에 출전하기로 했다.

반면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개별 제작한 완장을 착용하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한 덴마크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최대한 눈에 띄고 싶지 않다"라며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다가 사고나 질병으로 숨진 외국인 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덴마크축구협회와 험멜 로고를 유니폼에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배치했다. 

이와 관련해 모하메드 빈 압둘라만 알 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유럽이야말로) 매우 거만하고, 인종주의적"이라며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카타르의 개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카타르의 인권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FIFA는 최근 카타르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는 참가국들에 "이제 축구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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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동성애자 성소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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