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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과 황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멋진 모래톱이 드러났다. 함안보 수문개방 덕분에 생겨난 놀라운 변화다.
 낙동강과 황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멋진 모래톱이 드러났다. 함안보 수문개방 덕분에 생겨난 놀라운 변화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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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8일 낙동강 황강 합수부를 찾았다. 이곳은 강의 변화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두물머리에 해당하는 이곳은 두 모래강이 만나 빚어놓은 드넓은 삼각주 모래톱으로 모래강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이 막히면서 이곳 합수부 역시 물에 잠겨 그 진면목이 사라져버렸다. 그런 강이 최근 그 모습이 조금씩 돌아오더니 9월 들어 완전히 이전 모습으로 돌아온 광경을 확인했다.
 
환경부가 20킬로미터 정도 아래에 위치한 창녕함안보(함안보)의 수문을 열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함안보 관리수위는 해발 5미터다. 즉 보로 인해 해발 5미터까지는 항상 물이 차있었던 것이다. 그 영향이 합천창녕보(합천보) 바로 아래 황강 합수부까지 영향을 미쳤다.
 
산 강과 죽은 강
 
함안보의 수문은 지난 5월부터 조금씩 열리기 시작해서 3.8미터 선을 유지하다가 9월 초 최저수위인 2.2미터까지 내렸다. 즉 함안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해 적어도 합천보부터 낙동강 하구까지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강이 흐름을 되찾게 된 것이다.
 
그 영향이 가장 먼저 나타난 황강 합수부의 모습이 가장 극적이다. 드넓은 삼각주 모래톱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두 강이 만나 빚어놓은,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복원해놓았기 때문이다.
 
두물머리 아래도 이렇게 넓은 모래톱이 드러나고 물길이 낮아지면서 이제 야생동물들이 맘껏 강을 건너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의 서식처가 두배로 늘어난 것으로 4대강사업 이전의 낙동강 모습을 돌아온 것이다.
 두물머리 아래도 이렇게 넓은 모래톱이 드러나고 물길이 낮아지면서 이제 야생동물들이 맘껏 강을 건너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의 서식처가 두배로 늘어난 것으로 4대강사업 이전의 낙동강 모습을 돌아온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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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은 하늘에서 보면 한눈에 볼 수 있다. 드론을 띄웠다. 역시 이 일대는 이전 모습을 거의 회복했다. 황강과 낙동강 두 모래톱이 만나 드넓은 모래톱을 이루어 낙동강이 모래강이었다는 사실을 되찾게 해주었다.
 
황강 합수부부터 그 아래로 계속해서 모래톱이 드러나고 물길이 낮아지면서 이전 낙동강의 모습을 회복해가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되면 황강 하류에서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한국고유종이자 멸종위기 1급 야생생물인 흰수마자도 돌아올 것이다.
 
반면 합천보 상류는 여전히 합천보가 수문을 닫아놓았기 때문에 물만 가득한 호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합천보를 경계로 상류는 막힌 강이고, 그 반대쪽인 하류는 흐르는 강의 모습을 대비해서 볼 수도 있다.
 
합천보 상류 낙동강이다. 최소 수심 6미터의 깊은 강으로 야생동물들이 전혀 접근 불가능한 강의 모습이다. 합천보에서 상류로 보고 찍은 사진.
 합천보 상류 낙동강이다. 최소 수심 6미터의 깊은 강으로 야생동물들이 전혀 접근 불가능한 강의 모습이다. 합천보에서 상류로 보고 찍은 사진.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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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보 아래 낙동강 모습. 모래톱이 드러날 정도로 물길이 낮아졌다. 이전 낙동강의 모습으로 회복됐다. 합천보에서 하류 방향으로 찍은 사진.
 합천보 아래 낙동강 모습. 모래톱이 드러날 정도로 물길이 낮아졌다. 이전 낙동강의 모습으로 회복됐다. 합천보에서 하류 방향으로 찍은 사진.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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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산 강과 죽은 강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과연 우리가 어느 강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를 자명하게 느끼게 만든다. 기본적으로 합천보 상류는 최소 수심 6미터 호수의 모습을 한 곳으로 접근할 수 없는 강이다. 반면 합천보 하류는 수위가 떨어져 낮은 물길로 이전처럼 맘껏 건너갈 수 있는 강이 되었기 때문이다.
 
수문개방으로 드러난, 자연이 빚은 예술품
 
그 모습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보기 위해 거대한 삼각주 모래톱으로 직접 걸어 들어갔다. 모래톱에 다다르자 저절로 신발을 벗게 된다. 부드러운 모래톱의 감촉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느낌은 좋았다. 사각사각 소리를 내면서 강으로 깊이 들어가게 된다.
 
자연이 빚은 위대한 예술품. 모래톱이란 캔버스 위에 강이 강물로 그려놓은 예술품이다.
 자연이 빚은 위대한 예술품. 모래톱이란 캔버스 위에 강이 강물로 그려놓은 예술품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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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이 만든 위대한 예술품.
 흐르는 강이 만든 위대한 예술품.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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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자마자 강물과 모래톱이 함께 빚어놓은 황홀한 아름다움을 만나게 된다. 모래톱에 물길이 흘러간 모습이 그대로 아로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닫힌 강이지만 홍수기나 태풍이 올 때 한 번씩 수문을 열게 된다. 그때 물길이 세차게 흘러가면서 강한 물길이 모래톱에 만들어놓은 예술품이 수위가 낮아지면서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마치 위대한 보물을 발견한 것인양 내딛는 걸음걸음이 무척 조심스러워진다. 행여 자연이 빚은 그 아름다운 조각품에 손상을 가할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맑은 강물과 모래톱. 그 위의 생명의 흔적들. 완벽한 예술의 세계이자 생명의 공간이다.
 맑은 강물과 모래톱. 그 위의 생명의 흔적들. 완벽한 예술의 세계이자 생명의 공간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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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모래톱에 점점이 박힌 것은 야생의 흔적이었다. 왜가리 백로의 발자국과 고라니와 삵 그리고 수달의 발자국이 질서정연하게 그 넓은 모래톱 위에 나타나 있었다. 그뿐 어디에도 인공의 흔적이 없어서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곳은 온전히 야생의 세계를 회복한 것으로 보였다.
 
낙동강 자연성 회복 막는 수막재배
 
그런데 이 아름다운 모습도 10월 말이 되면 끝이 난다. 10월 30일부터 함안보의 수문을 닫기 때문이다. 합천군 청덕면 광암들의 수막재배 농민들이 물을 채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광암들은 총 609동의 비닐하우스가 있고 이 중 70% 정도가 수막재배로 채소 등을 기르고 있다).
 
수막재배란 비닐하우스를 두 겹으로 치고 그 사이로 지하에서 끌어올린 평균 온도 12~15도 지하수를 계속해서 뿌려줌으로써 보온을 하는 독특한 농법이다. 겨울에도 채소 등을 재배하기 위해 이런 방식의 농법을 농민들이 사용하고 있다.
 
합천군 청덕면 광암들에 빼곡이 들어선 비닐하우스. 이 하우스의 70%가 수막재배로 겨울 채소를 기ㄹ고 있다.
 합천군 청덕면 광암들에 빼곡이 들어선 비닐하우스. 이 하우스의 70%가 수막재배로 겨울 채소를 기ㄹ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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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막재배는 풍부한 지하수가 있을 때 가능한 농법이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의 수위가 올라감으로써 제방을 사이에 두고 농경지의 지하수위도 동반 상승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수막재배 농가들 때문에 열렸던 함안보를 다시 닫게 된다는 것이다. 이 농법으로 많은 지하수가 단지 보온용으로만 쓰인 후 버려지게 된다. 그리고 이 농법이 결국 낙동강을 낙동강답게 만드는 길을 막아서고 있는 셈이다. 고령 우곡 포2리에서 농사짓고 있는 곽상수 이장은 수막재배에 대해 이렇게 비판했다.
 
"관정 한 개당 4동의 하우스에 수막재배를 위해 쓰는 하루 지하수 사용량이 200~300t이나 된다. 200개의 관정이라면 하루 4만~6만 톤의 지하수를 사용하고 6개월가량 수막재배를 한다. 이렇게 물을 많이 쓰는 농법이나 에너지를 많이 투입하는 농법이 과연 지속가능한 농법일까? 이 기후위기의 시대에."
 
농업의 전환, 수막재배 바뀌어야
 
과련 언제까지 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법으로 농사를 지어야 할 것인가? '보'는 수문을 언제라도 열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농법 때문에 겨울철에는 수문을 완전히 닫아걸어놓아야 하는 이런 구조가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하는가 말이다.
 
농법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은 4대강 사업이란 특수한 구조로 강을 왜곡시켜서 만들어진 이런 농법은 바람직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아까운 지하수 낭비만 초래하게 되니 차제에 농민들을 설득해서라도 정리되어야 할 농법이 아닐까 싶다.
 
황강처럼 낙동강이 막힘 없이 흐를 수 있는 그날을 희망한다. 그것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최소한의 길이다. 따라서 수막재배와 같은 비상식적인 농법은 바뀌어야 한다.
 황강처럼 낙동강이 막힘 없이 흐를 수 있는 그날을 희망한다. 그것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최소한의 길이다. 따라서 수막재배와 같은 비상식적인 농법은 바뀌어야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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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무를 관장하는 환경부 보개방 담당자에 "지난번에 보 개방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는 광암들 수막재배 농가들에 대해 보상을 해줄 때 농민들에게 차제에 농법을 좀 변경해달라는 계도를 하지 않았나?"는 질문에 "그동안은 계도하지 못했다. 부서 내에서 함께 검토해보겠다"란 답변이 돌아왔다.
 
환경부는 왜 진즉에 지속 가능하지 않은 수막재배 농법에 대해서 농민들을 설득해볼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그것이 무척 아쉽게 다가온다. 그러나 늦었지만 이제라도 강력히 계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기후위기 시대를 대비해서 언제라도 수문을 열 수 있도록 해놓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본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서 지난 15년간 낙동강과 우리강의 찾아 기록해오며 강의 변화를 살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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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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