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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하루 한 푼도 쓰지 않는 ‘무지출 챌린지’가 청년세대에서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에서 한 시민이 음식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최근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하루 한 푼도 쓰지 않는 ‘무지출 챌린지’가 청년세대에서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에서 한 시민이 음식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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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미정·진예지 생활경제코치 인터뷰 ①(http://omn.kr/20f87)에서 이어집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무지출 챌린지', '짠테크' 등 절약이 유행이다. 경제적 자유나 파이어족(경제적 자립 통한 조기은퇴) 되기, 목돈마련을 위해 최대한 지출을 줄여 미래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소비를 줄여가며 돈을 관리할 수 있을까. 박미정 경제교육협동조합 푸른살림 생활경제코치는 "자신의 욕망을 이해하고, 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발적으로 줄여갈 수 있는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커피 값을 줄이고 싶으면 '무조건 끊자'가 아니라 '식비보다는 적게 나오도록 예산을 조정하자'며 구체적이고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게 도움된다는 조언이다.
  
박 코치와 함께 활동하는 진예지 생활경제코치는 MZ세대에게 "'몇 살이면 얼마를 모았어야 하는데', '연봉이 이 정도는 돼야 보통인데' 하는 기준들로 자신을 공격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다음은 지난 24일 박미정·진예지 코치와 나눈 인터뷰 일문일답 내용.

돈 문제 논할 땐 은유 말고 숫자를 말하라
 
박미정 생활경제코치는 “신용카드는 웬만하면 안 쓰는 게 좋고, 만약 있더라도 지갑에서 빼 집에 두고 다니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미정 생활경제코치는 “신용카드는 웬만하면 안 쓰는 게 좋고, 만약 있더라도 지갑에서 빼 집에 두고 다니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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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를 줄이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박 코치 : "어느 분이 커피 소비를 줄이고 싶다며 찾아왔다. 일단 얼마나 마시는지부터 봤는데, 밥값으로 30만 원 쓰는데 커피 값에 40만 원을 쓰고 있었다. 여기서 '이제 커피 끊어버리자'라고 극단적으로 가면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 얼마만큼 줄여보겠냐고 물었다. 야심차게 '커피 값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그 분이 열흘 만에 너무 괴롭다며 다시 찾아왔다. 적정선을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커피 값이 식비만 넘지 않아도 덜 괴롭겠다고 하시더라. '식비 35만 원, 커피 값 25만 원'으로 목표를 재설정했다. 그분은 '노력할 수 있겠다'며 미소를 되찾았다. 자신의 욕망을 이해하고, 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발적으로 줄여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 두루뭉술한 다짐보다 구체적인 수치를 목표로 삼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건가.

박 코치 : "그렇다. 무엇보다 숫자는 만국 공용어다. 가족 또는 파트너와 돈 문제를 의논할 때도 정확하고 자세한 팩트를 가지고 이야기해야 오해가 없다. 당신 월급 쥐꼬리야, 이렇게 말하면 상황을 어렵게 만든다. '쥐꼬리'라는 아름다은 은유로는 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웃음). '당신 월급이 300만 원인데 우리 생활비가 350만 원 들어서 50만 원이 마이너스야. 적자 해소 방안을 논의해보자.' 이러면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실제로 어느 분이 가계부를 펼쳐놓고 가족과 '아이 학원비 30만 원이 부족하다'며 문제를 공유했더니, 남편이 자기 용돈 30만 원을 줄였다더라. 어떻게? 담배를 끊었다. 아내가 10년 가까이 잔소리해도 안 하던 걸 한번에 해낸 것이다."
 
- 적정한 저축 목표는 어떤 식으로 설정해야 할까.


진 코치 : "지금 저축을 몇 퍼센트 하는지도 모르는 분이 많다. 전체 소득 중 저축이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지 계산해 보면 적은지 많은지 본인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적은 것 같으면 '저축 비율을 1퍼센트씩 늘려간다'는 식으로 작은 목표를 세워서 개선해나가는 것이 좋다."

박 코치 : "우선 저는 재테크와 저축을 구분한다. 원금을 언제든 꺼내 쓸 수 없다면 저축이 아니다. 주식, 펀드 등의 재테크 상품과 저축을 뒤섞지 말아야 한다. 저축은 1차적으로 비상자금부터 모아둔 다음에 시작할 것을 권한다. 3개월 치 생활비 정도 비축해둬라. 한 달에 200만 원을 쓰면 500만~600만 원을 비상자금 목표로 삼는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돈이 있으면 갑자기 저축을 깨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사람들은 저축을 모 아니면 도라고 여기는 듯하다. 적금 50만 원 이상 들지 못할 바에 아예 안 하겠다는 식이다.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는 어머님을 상담한 적이 있었는데 저축 경험이 아예 없는 분이었다. 수급비를 받으며 무슨 저축이냐고 손사래 치셨다. '한 달에 얼마 정도 저금하면 티 안 나고 무리가 없겠어요?' 여쭤보니 '한 2, 3만원?'이면 된다 하시더라. 매달 3만원씩 모으기로 했다. 그분께 1년 후 36만원이라는 목돈이 생겼는데, 정말 얼굴이 달라지셨다. 미간이 펴졌다. 적은 비상자금이라도 예금으로 쥐고 있으면 돈 앞에서 불안과 조급함이 가라앉는다. 통장 잔고는 사람에게 굉장한 여유를 준다."
 
청년들은 놀고 싶어서 파이어족 꿈꾸는 게 아니다

  
진예지 생활경제코치는 ”돈관리는 잠깐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살아가며 평생 함께 갈 부분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예지 생활경제코치는 ”돈관리는 잠깐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살아가며 평생 함께 갈 부분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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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를 줄이려면 신용카드는 안 써야 한다고들 한다. 그렇지만 요즘엔 각종 할인 혜택 등과 얽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진 코치 : "신용카드를 쓰면 할부, 혜택에 따른 최소사용금액 등 여러 조건과 기능으로 인해 돈관리가 복잡해지는 불편함이 있다.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혜택이 좋다면 쓸 수 있지만 자기만의 선을 정해두는 게 필요하다. 신용카드를 쓰되 선결제를 하고, 할부는 이용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 여윳돈으로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건 어떤가?

진 코치 : "돈을 위해 어느 정도 일상을 희생할 수 있는가에 따라 달려 있다고 본다. 재테크에 열정적인 분들을 보면 수익 목표를 위해 다른 지출을 조정하더라. 향후 2년 정도 재테크를 위해 결혼이나 진학 등 삶의 이벤트를 미룰 수 있거나 크게 돈 쓸 일이 없다면 투자를 고민해보셔도 좋다."

- 무지출 챌린지 등으로 절약에 도전하는 MZ세대 중 많은 이들이 파이어족,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박 코치 : "인간은 단 한번도 '먹고사니즘'에서 자유로워진 적이 없다. 경제적 자유를 향한 염원은 젊은 날에 한번쯤 겪는 열병 같다. 나도 책 <부자아빠의 젊어서 은퇴하기>를 읽고 감동 받은 나머지 체계적으로 플랜을 세웠던 적이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됐다. '내 생계만이 아니라 챙기고 부양해야 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구나. 이들과 함께 살려고 이렇게 벌어서 먹고 사는구나.' 어느 게 맞다 틀리다의 문제는 아니고, 살면서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목표가 삶의 시기마다 달라지는 같다."

진 코치 : "청년들이 왜 경제적 자유를 꿈꾸게 됐을까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엄청난 갑부가 돼 좋은 차 몰고 싶다는 욕망도 있지만, 사실 현재 나를 속박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훨씬 더 크다. 본인이 관심 있고 원하는 일이나 활동을 해나가고 싶은데 지금 속한 직업이나 직장에서 의미와 보람을 느끼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젊은 세대가 많다. 결국 이런 스트레스와 한계에서 벗어나기를 욕망하는 마음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 경제불황 속에서 분투하고 있는 청년세대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진 코치 :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일 때 고통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상황이나 환경이 어려운 게 1차 피해라면, 거기에 더해 2차 가해를 스스로 많이 한다. '몇 살이면 얼마는 모았어야 하는데', '연봉이 이 정도는 돼야 보통인데' 하며 이런저런 기준들을 가져와 자신을 추가적으로 공격한다. 환경적 어려움은 어쩔 수 없지만 나까지 가세하지 않아도 된다."
     
▲ 박미정·진예지 생활경제코치가 말하는 ‘무지출 챌린지’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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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살림 박미정·진예지 코치

푸른살림은 2014년부터 생활경제 교육과 상담 등을 토대로 다양한 연령대의 돈 문제 해결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머니핏'(http://moneyfit.imweb.me)이라는 사이트를 열어 머니 피트니스 프로그램 운영을 준비 중이다.

박미정 코치는 금융회사 재무설계사로 일하다가 2007년 금융위기 때 고객들의 펀드가 폭락하는 걸 속절없이 지켜본 뒤로 전향(?)했다. 건강한 서민경제에 기여하고자 함께 공부해온 지인들과 푸른살림을 창립했다. MZ세대인 진예지 코치는 '미스페니'라는 필명으로 작가 활동을 하며 <나의 첫 번째 머니 다이어리>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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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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