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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전환연구소는 올해 지방선거를 전후로 17개 광역지자체의 녹색전환 정책을 시민들과 함께 수립했다. 지자체장 후보에게 녹색전환 관련 입장을 묻고 정책을 제안을 하는 활동에 이어 전지역 인수위원회 보고서를 기후위기 대응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충청북도, 전라북도에서는 지역의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민선 8기 시기에 지역의 탄소중립 실현이 어떻게 가능할지를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두 지역을 중심으로 지방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의 현 주소를 점검하는 두 편의 기사를 연속해서 발행한다. 
  
지난 8월 8일 시작된 서울을 포함한 중부권 폭우로 기후위기가 더이상 미래의 일이 아님을 실감케 한다. 반지하에 거주하던 발달 장애인 가족들이 침수로 사망하면서 기후위기와 그 재난의 불평등에 대해서도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다.

서울시는 반지하 일몰제를 도입하고, 대심도 빗물터널을 재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이미 지난 2020년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의 반지하에 대한 실태 조사 실시를 지시했으나 주무부처인 국토부에서는 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출범 100여 일을 맞은 윤석열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에 이렇다할 정책을 제시한 적이 없기 때문에, 기후변화 적응 정책의 일환인 도시계획, 방재정책 등의 변화 또한 그다지 기대할 것이 없다는 예측이다.

한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2030년까지 40%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7년은 2030년까지 감축해야 할 상당량이 이행되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2050년까지 화석 연료를 줄이긴 하겠지만 그만큼을 재생에너지가 아닌 원자력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기후위기 대응이나 탄소중립 정책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중앙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방향이 이렇다면 지역은 어떨까?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계획도 중요하지만, 지역은 에너지 전환과 경제사회생활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공간이다. 지방정부는 분야별 탄소중립 정책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민선 8기가 막 시작된 지금, 지역의 탄소중립 실현을 가늠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지자체의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비전과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선언을 끝내고 실천 기반 만들어야 

지난 8월 18일, 녹색전환연구소, 충북녹색전환포럼,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공동주최하고, (사)풀꿈환경재단이 주관한 '2022 충청북도 녹색전환포럼 - 충청북도 탄소중립 정책 추진 현황과 협력 방안'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기조발제를 맡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점점 기후위기 문제가 현실로 와 있는 것을 느낀다"면서 "지금까지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면 이제는 실현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유럽은 리파워EU(REPowerEU)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55%까지 높여서 러시아 천연가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8월 17일, 미국 인플레이션 감소법에 서명을 해,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에 약 479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법안으로 인해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05년 대비 4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 부소장은 "파리협정에서 미국이 약속한 2030년까지 최대 52%감축에는 못 미치지만, 이 법안은 탄소중립을 약속하고 그에 맞게 제도를 만들고 재정을 투입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유럽, 미국이 실천 기반을 만드는 노력을 한 것처럼 국내에서도 각 광역 지자체가 지역 특색에 맞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할 시점인 것이다. 
 
8월 18일, 2022년 충청북도 녹색전환포럼이 열려, 충청북도 탄소중립 정책 현황을 점검하고 담대한 협력방안이 제안되었다.
▲ 2022 충청북도 녹색전환포럼  8월 18일, 2022년 충청북도 녹색전환포럼이 열려, 충청북도 탄소중립 정책 현황을 점검하고 담대한 협력방안이 제안되었다.
ⓒ (사)풀꿈환경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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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09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했고 이번이 다섯 번째 계획이지만, 단 한번도 감축 목표를 달성한 적이 없다. 계획을 위한 계획만 있었을 뿐, 그동안은 체계적인 이행점검 수단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으로서 작동하지 않았다. 

지자체들 작년은 선언, 올해부터는 이행을 약속했지만…

지방자치단체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충청북도는 제조업 비중이 47%로 높고, 전력자급도는 8.3%로 낮다. 축산과 화학비료의 영향으로 메탄, 아산화질소 등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비중으로 배출되고 있고, 반도체 기업의 영향으로 과불화탄소 비중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연준 충청북도 환경산림국장은 "탄소중립은 중앙정부가 배출권거래제,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로 70%를 차지하고, 지방정부는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육 홍보 등 30%를 차지한다"고 보았다.

충북은 2021년 4월 탄소중립 선언을 한 이후에 탄소중립지원센터 지정운영, 충북의 특색을 반영한 탄소중립 기본 조례 제정(입법예고), 기본계획 수립, 탄소중립이행책임관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또 전국에서 네 번째로 탄소인지예산제 용역 실시해서 준비하고 있으며, 국비 등 390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시멘트 산업 저탄소 연료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올해 환경부의 '탄소중립 그린도시' 공모사업에 경기 수원시와 함께 충북 충주시가 선정되어, 이를 기반으로 충주시 기업도시 일원에 탄소중립 그린도시를 조성,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한 기후변화 적응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충청북도 내 탄소중립 추진단 전략회의를 통해 에너지, 수자원, 교통, 건축 등 7개 부문 12개 부서장이 참여하는 컨트롤 타워를 운영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여러 부문의 공무원들이 전 분야의 전환과 유기적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 경제적 대전환을 지향하기 보다는 단편적인 정책들이 많아서 탄소중립 실현 의지를 의심케 한다. 유병덕 이시도르지속가능연구소 소장은 농업먹거리 부분을 예로 들면서 "CCU(탄소포집활용)는 아직 개발 중인 기술로 소수 세력이 이익을 챙기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반면 먹거리 생산 양식의 전환은 다수의 농민이 참여해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와 투자 이상으로, 농업먹거리 대응 정책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충북도에서 시행중인 '충청북도 도청 구내식당 초록밥상'처럼 단편적인 개선 정책만으로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 어렵고, "먹거리 분야에서 소비와 생산 양식의 대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이것 없이는 탄소중립은 영원한 판타지"라고 했다. 
 
충청북도는 2021년 4월 탄소중립 선언 이후 다양한 시책을 발굴,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환경부 선정 탄소중립 그린도시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충주시에 그린 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충청북도 탄소중립 추진 현황  충청북도는 2021년 4월 탄소중립 선언 이후 다양한 시책을 발굴,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환경부 선정 탄소중립 그린도시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충주시에 그린 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충청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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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도지사 인수위 보고서 , 경제는 있지만 에너지 전환과 자원순환 없어 

녹색전환연구소는 올해 2월부터 17개 광역지자체에서 시민 공론장을 개최해 녹색전환 정책을 수립했다. 충북 공론장에 참여한 도민들은 충청북도의 우수한 산림 자원과 생물종 보호, 이행 기반 구축, 자동차 없이도 이동하기 편하고 안전한 충북 등 3가지를 꼭 실현했으면 하는 우선순위 과제로 꼽은 바 있다.

충청북도 지역 공론장과 지역 연구를 담당했던 이상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공공 교통이 강화되어야 한다는데 버스전용차선이 없다"면서 "시민들은 마을 곳곳을 이동하는 버스 교통망을 확충하고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는 도보길도 함께 마련되고 정비되어야 한다"고 했다.

민선 8기가 출범하면서 발표한 인수위원회 자료를 보면 5대 도정목표 중 첫 번째가 '경제를 풍요롭게'로 충북 창업펀드 1000억 원 조성, 대기업 중심 첨단 우수 기업 60조 원 투자 유치, AI, 이차 전지, 수소 경제 등 신산업 육성 등이 포함되어 있다. 17개 광역 지자체의 대부분 인수위원회에서 경제 성장을 내걸고 산업단지 유치, 신산업 지원 정책 등 비슷비슷한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녹색 일자리에 대한 고민은 한참 부족한 상황"이라며 충청북도 인수위원회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자원순환에 관한 정책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충청북도는 12년 만에 새로운 도지사가 선출되었지만, 기후위기와 불평등 해소를 해야 할 시기에 역시 역점 사업은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 사업'이다. 이것이 과연 지역의 자연자원을 잘 활용한 문화 콘텐츠가 될지, 또다른 개발 사업일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도정 비전과 목표 전체에 탄소중립 기조가 섞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혜정 청주 YWCA 사무총장은 "왜 국가와 지방정부 정책이 시민들에게 실효성있게 다가오지 않는지 생각해보자"면서 그 이유로 탄소중립 정책이 도정 주류 목표에 담겨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 여러 계획들이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서 에너지 계획 등 정합성있게 맞춰져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며, 내년 사업 중 몇 가지에 대해서는 시범적으로 탄소인지예산제를 시행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준비할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녹색전환연구소가 주최한 공론장에 참여한 충북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김정은 작가가 이미지로 구현한 충청북도의 미래 모습이다. 탄소중립 이행 기반 마련, 대중교통과 생태농업 확대, 전환 경제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 충청북도, 살고 싶은 지역 사회 모습 녹색전환연구소가 주최한 공론장에 참여한 충북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김정은 작가가 이미지로 구현한 충청북도의 미래 모습이다. 탄소중립 이행 기반 마련, 대중교통과 생태농업 확대, 전환 경제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 녹색전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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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녹색전환 불가능

충북 지역에서 오랫동안 환경운동을 해 온 염우 충북녹색전환포럼 위원장은 "현 도지사의 대표 공약인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 사업이 과연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지역을 발전시킬지, 무분별한 개발사업을 부추길지 우려가 공존한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민선 8기가 실패하기를 바라며 비판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기 때문에 지금이 더욱 시민 참여와 감시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염 위원장은 충북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문장대 온천 문제, 충북교육청과 함께한 초록학교만들기 협력활동, 미호강 상생협력 프로젝트 등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추진해서 성공한 프로젝트가 많다면서 "충북지역은 참여와 협력의 경험과 역량이 많이 축적되었고, 하나하나 막아내는 것보다 대세를 전환시키는 방식이 중요하다. 기후위기 극복, 탄소중립 실현은 거버넌스 방식이 아니면 실현이 불가능하다. 이제 협력의 의미를 넘어서 협치의 시대로 가야 한다"고 충청북도에 거버넌스를 제안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전문가 정책 협의체와 광범위한 실천 네트워크를 비롯해 각 지역별 네트워크까지 포함한 구조다. 지금도 많은 거버넌스 위원회가 있지만 단순 참여만으로는 변화를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담대하고 전면적인 거버넌스 구조를 제안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협력적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를 충청북도 도정에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미 시작된 기후위기의 피해를 줄이고 더 큰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보다 도전적인 비전과 실천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의지를 시민 거버넌스 수용으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에 관한 도정의 반응과 입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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