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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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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검찰은 제주4.3사건의 직권재심 청구대상을 군법회의에서 유죄를 받은 수형인뿐 아니라 일반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수형인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종민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위원은 지난 1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긍정적인 일이지만 검찰의 진심을 알기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조건이 필요하다"면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광주고검 산하에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합수단)'이 설치돼 단장을 포함해 검사 3명이 제주에서 (군법회의 수형자 2530명에 대해) 직권재심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이미 굉장히 과부하가 걸린 상태죠. 그런데 이 상태에서 일반재판 수형인까지 추가해 검토한다? 인력보강이 우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보강 없이 이 사안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건 안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입니다."

검찰이 추산하는 직권재심 일반재판 수형인 1500여 명, 이미 군법회의 수형자를 대상으로 직권재심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합수단에 대해 인력보강 등 검찰의 조직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김 위원의 주장이다. 

제주4.3특별법은 군법회의 명령서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은 수형인만 직권재심 권고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일 법무부(장관 한동훈)는 검찰에 '제주4.3사건 관련 일반재판 수형인까지 직권재심 청구 대상에 포함하라'고 지시했다. 대검은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일반재판 수형인 직권재심 확대 결정을 발표했다.

아래는 검찰의 이번 결정에 대해 30년 넘게 '4.3'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민 위원과 나눈 대화 주요 문답이다. 그는 현재 4.3실무위원회 보상심의분과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직 검사도 총살 당해... 4.3 당시 상황 고려해야"
 
지난 7월 26일 제주지법에서는 4·3 수형 희생자 68명에 대한 특별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두 번째 심문기일이 열렸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민 위원 모습.
 지난 7월 26일 제주지법에서는 4·3 수형 희생자 68명에 대한 특별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두 번째 심문기일이 열렸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민 위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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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검에서 제주4.3사건의 직권재심 청구대상을 일반재판 수형인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긍정적으로 본다. 정치적인 노림수가 엿보이지만,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일임은 분명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당선인 신분 때부터 제주4.3 추념식을 찾아왔다. 윤석열 정부가 제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제주에서의 여당 열세 극복 등 정치적인 이유가 있지만, 일반재판 수형인을 대상으로 직권재심을 확대한 일에 대해서는 선의로 충분히 받아들일 만한 긍정적인 상황이다."

- 하지만 제주지검 사례처럼, 일반재판 수형자를 대상으로 소위 '사상검증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럴 위험성은 늘 존재한다. 왜냐하면 (일반재판 수형자) 1500명이다. 물론 이들 중 다수가 1947년에 '3.1절 발포 사건'이 발생하니 그것에 항의해서 3.10 총파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이다. 총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일반재판에 회부됐다. 그 사람들을 직권재심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때는 무장봉기를 일으키기도 전이고, 실제 재판 결과도 99.99%가 집행유예다. 실형이 딱 한 명 있는데, 그 사람도 '발포를 했다', '봉기를 일으켰다' 이런 것이 아니라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은 거다. 이 사람들은 재심에서 전혀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무장봉기에 이르고 나서다. 무장대가 (경찰)지서를 습격하고 방화를 했다. 이후에는 극우청년단과 서북청년단, 경찰들을 습격해 죽이기도 했다. 이 부분을 짚고 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사실이 있다. 내가 그 건에 대해 관련 판결문을 거의 다 확인하고 내린 결론인데, '과연 당시 만들어진 판결문을 온전히 믿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었다. 간첩조작 사건 같은 경우만 해도 너무 심한 고문을 받고 나중에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지 않나. 당시에도 그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더라."

-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나?

"당시는 검사가 서북청년단에 끌려가 총살당하기도 했을 때다. 현직 검사가 경찰에 불법 감금당하기도 했다. 이 일로 당시 검찰총장 권승열과 당시 내무부 차관 김효석 두 사람이 서로 국무회의 자리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 시절이었기 때문에, 내가 지난 7월 26일 제주지법에서 증언할 때도 '군사 재판만 얘기한 것이 아니라 일반 재판도 지금과 같은 정상적 상황을 설정하면 안 된다'라고 말한 거다. 경찰과 극우 청년단이 현직 검사도 잡아다가 재판도 없이 죽여버리거나 불법감금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니 협박에 못 이겨서 현직 검사가 경찰이 불러준 대로 기소장을 썼을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 

판사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에 검사의 기소장을 보고 무고한 사람이라고 판단해 계속 집행유예를 내리기도 했다. 그냥 무죄 판결을 했다가는 자기가 당할 것 같으니까 집행유예로라도 판결을 내린 거다.

그랬더니 (제주비상계엄령사령부) 9연대 정보참모 탁성록이라는 사람이 목에 수류탄 걸고, 총을 들고 판사실에 찾아와 '개XX들아 여기가 집행유예 재판소야' 협박을 했다. 판사는 집행유예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겠지만 일단 자기가 살아야 하니 할 수 없이 판결문에 '홍길동하고 김갑동이 공모를 해서 누구를 죽이기 위해 모의했고, 과정에서 누가 망을 보고 어디를 방화하고...' 구체적으로 적시하게 된 거다.

이런 것이 위험하다는 거다. 이 내용만 강조된 판결문이 노출되면 극우세력들이 그걸 바탕으로 끊임없이 공세를 펼칠 것이니까. 검찰에서는 의혹 제기가 들어왔으니 확인한다 할 것이고. 그것이 이번에 제주지검에서 발생한 것처럼, '사상검증'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 12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4.3수형 희생자 68명에 대한 특별재심 첫 심문기일에서 제주지검은 재심신청 68명 중 4명에 대해 "무장대 등 단체 활동 경력이 있거나, 활동이 의심 가는 상황"이라면서 "특별재심 개시 여부를 세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문제를 제기해 '사상검증' 논란이 일었다.

재판부(장찬수 부장판사)는 직권으로 김종민 위원을 증인으로 채택해 지난 7월 26일 두 번째 심문기일을 열었다. 김 위원은 재판정에서 "검찰이 이름도 듣도 보도 못한 (극우)단체 회원들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문제를 삼은 것"이라면서 "재판부의 재심 결정에 대해 검찰이 항고해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검찰 스스로 증명해야... 합동수행단 보강 필요"  
 
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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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검찰은 무엇을 해야 하나?

"특별법에는 군사재판에 관한 것만 '위원회가 직권재심을 권고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이를 위해 합수단이 만들어져 직권재심을 하기 위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11월에 팀이 꾸려진 이후로 4.3공부를 하면서 계속 이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바꿔 말하면 그 기간 동안 경험이 쌓여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춰가고 있다는 뜻이다.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한 직권재심을 제주지검이 맡을 것이 아니라 합수단이 맡아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물론 이 지점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은, 이미 합수단 자체가 (군법회의 수형자) 2530명에 대해 직권재심을 위한 검증을 진행 중이다 보니 과부하가 걸린 상태라는 것. 그러니 합수단에 대한 인력보강이 우선돼야 한다. 인력보강 없이 이 사안을 추진한다는 건 검찰의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안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인 거다."

- 합수단 대신 제주지검이 관련 사안을 처리할 가능성은 없나?

"상황만 놓고 보면 검찰에서 갑자기 일반재판 수형자를 대상으로 직권재심을 늘린다고 한 거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합수단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되지만 자칫 제주지검으로 갈 경우 역시 앞서 강조한 '립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제주지검에서 본인의 형사사건을 맡고 있는 검사들에게 '일반재판 직권재심 1500명 맡아서 해' 이렇게 명령이 내려오면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된다.

과연 우리나라 검사 중에서 재심 사건을 맡은 검사가 과연 몇 퍼센트나 되겠나. 재심이라는 것은 자기네가 과거에 기소했던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걸 인정하는 거다. 지금 제주지검 검사들의 경우 4.3 공부도 안 된 상태기 때문에 최소 1년은 살펴야 한다. 보통 검사들은 2년 정도 하고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간다. 그렇게 되면 사건에 대해 어떤 결과가 나오겠나. 질질 끌기만 하다 끝날 거다.

그러니 검찰에서 진심을 보이려면, 이 건에 대해서 합수단에서 처리하게 해야 한다. 합수단은 지금까지 열 차례 재심을 해왔기 때문에 4.3 사건의 개요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 무엇보다 전담팀이기 때문에 오로지 이것만 한다. 다만 이를 위해선 인력보강과 지원은 필수다."

김 위원이 언급한 합수단은 지난해 11월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로부터 권고받은 직권재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설치됐다. 이제관 서울고검 검사를 단장으로 검사 2명, 검찰수사관과 실무관 3명, 경찰관 2명 등 정부 합동으로 구성됐다. 합수단은 현재 직권재심 권고 대상 사건들에 대해 공소장이나 공판기록·판결문 등 소송기록을 복원한 뒤, 재심사유 유무를 확인해 제주지법에 직권재심을 청구하고 공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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