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를 맞아 하루에 두 게임씩 이어지고 있는 K리그 1 그라운드에 시원한 골 잔치가 펼쳐지고 있다. 광복절 저녁 2게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앞서 끝난 4게임에서 무려 18골이 터졌으니 게임 당 4.5골이라는 놀라운 기록이다. 직전 게임까지 게임 당 0.76골(25게임 19골)밖에 넣지 못하며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던 수원 블루윙즈도 이 분위기에 올라타 다시 고개를 쳐들며 1게임 덜 뛴 김천 상무를 밀어내리고 10위로 올라섰다.

이병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가 14일 오후 7시 30분 수원 빅 버드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성남 FC와의 홈 게임을 4-1로 크게 이겨 강등 위험 순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14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성남FC 경기. 골을 넣은 수원 삼성 전진우가 기뻐하고 있다.

14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성남FC 경기. 골을 넣은 수원 삼성 전진우가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2골 '전진우', 그가 골 넣은 게임 모두 승리 진기록

강등에 직면할 수 있는 순위인 11위 수원 블루윙즈, 12위 성남 FC의 만남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특히 홈 팀 수원 블루윙즈는 한 게임 평균 득점 기록 최하위(게임 당 0.76골) 불명예까지 뒤집어쓰고 있었기에 일요일 저녁 4496명 홈팬들 앞에서 더 이를 악물고 뛰었다.

그 중심에 왼발 크로스의 장인 이기제가 우뚝 서 있었다. 게임 시작 후 28분만에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이기제가 왼발로 감아올린 공을 센터백 고명석이 솟구치며 헤더로 방향을 살짝 틀어넣었다. 2017년 부천 FC 1995 유니폼을 입고 프로 선수가 된 고명석은 데뷔 두 번째 시즌까지 2부리그에 머물다가 2019년에 수원 블루윙즈로 옮겼는데 이 골이 K리그1 첫 골(K리그2 득점 기록 3골)로 찍힌 것이어서 그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기제의 명품 크로스는 후반전에도 빛났다. 57분에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연결 방법을 바꿔서 짧게 주고받아 더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보냈는데 오현규가 이기제의 크로스 타이밍을 정확하게 알아차리고는 헤더 골을 넣은 것이다. 이기제는 연속 도움 기록으로 리그 도움 순위 4위(6개)까지 올라서서 같은 왼발잡이 미드필더 이영재(김천 상무, 도움 6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홈 팀 수원 블루윙즈가 2-0으로 달아난 뒤 5분만에 반대쪽 골문으로 원더 골이 빨려들어갔다. 성남 FC 미드필더 박수일이 왼발 발리슛으로 또 하나의 원더 골을 터뜨린 것이다. 그런데 이 골도 수원 블루윙즈 왼쪽 풀백 이기제의 헤더 걷어내기를 받아 터뜨린 것이어서 공식 기록으로 남길 수 없는 묘한 여운이 생겼다.

박수일의 원더 골로 꼴찌 팀의 반격이 시작되는 줄 알았지만 단 3분만에 수원 블루윙즈의 쐐기골이 나왔다. 미드필더 이종성의 원 터치 역습 패스를 받은 전진우가 몸놀림 가벼운 시저스 드리블 실력을 뽐내며 성남 FC 센터백 권완규를 따돌리고는 반 박자 빠른 왼발 슛을 굴려넣었다. 

81분에도 전진우가 한 번 더 날았다. 왼쪽 옆줄 바로 앞에서 수원 블루윙즈 후반전 교체 선수로 들어온 염기훈이 성남 FC 이지훈을 뒤에서 압박하며 공 소유권을 따낸 덕분에 마나부의 기습 전진 패스가 뻗어나갈 수 있었다. 이 타이밍을 정확히 읽고 달려들어간 전진우가 훌륭한 첫 터치 방향 전환 기술을 통해 성남 FC 최필수 골키퍼를 기막히게 따돌리고 왼발 밀어넣기를 성공시켰다. 

이번 시즌 14게임을 뛰며 5골을 넣어 2018년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전진우는 수원 블루윙 승리의 파랑새로 떠올랐다. 5월 14일 성남 FC를 1-0으로 이길 때부터 시작하여 전진우가 골을 넣은 4게임을 모두 이겼으니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강등 위험 순위에서 흔들리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의 6승 중 최근 4승을 전진우가 책임진 셈이다.

이제 수원 블루윙즈는 20일(토) 오후 8시 4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어웨이 게임을 위해 서귀포로 날아간다. 승점 차를 좁히지 못한 최하위 성남 FC는 그 다음 날 8위 FC 서울과 어웨이 게임을 펼친다.

2022 K리그1 결과(14일 오후 7시 30분, 빅 버드-수원)

수원 블루윙즈 4-1 성남 FC [득점 : 고명석(28분,도움-이기제), 오현규(57분,도움-이기제), 전진우(65분), 전진우(81분,도움-마나부) / 박수일(62분)]

2022 K리그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55점 16승 7무 3패 41득점 22실점 +19
2 전북 현대 49점 14승 7무 6패 34득점 25실점 +9
3 포항 스틸러스 43점 12승 7무 7패 35득점 27실점 +8
4 제주 유나이티드 40점 11승 7무 8패 36득점 30실점 +6
5 인천 유나이티드 FC 40점 10승 10무 6패 34득점 29실점 +5
6 수원 FC 33점 9승 6무 11패 40득점 42실점 -2
7 강원 FC 33점 9승 6무 11패 35득점 39실점 -4
8 FC 서울 30점 7승 9무 9패 30득점 31실점 -1
9 대구 FC 27점 5승 12무 10패 33득점 39실점 -6
10 수원 블루윙즈 27점 6승 9무 11패 23득점 32실점 -9
11 김천 상무 26점 6승 8무 11패 31득점 30실점 +1
12 성남 FC 18점 4승 6무 16패 25득점 51실점 -26

◇ 수원 블루윙즈 전진우의 2022 시즌 5득점 기록
5월 14일(토) 수원 블루윙즈 1-0 성남 FC [득점 : 전진우(90+1분,도움-강현묵)]
5월 17일(화) 수원 블루윙즈 2-1 김천 상무 [득점 : 전진우(69분,도움-사리치)]
8월 3일(수) 대구 FC 1-2 수원 블루윙즈 [득점 : 전진우(11분,도움-마나부)]
8월 14일(일) 수원 블루윙즈 4-1 성남 FC [득점 : 전진우(65분), 전진우(81분,도움-마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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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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