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얀마 군부가 10일 오전 8시께 미얀마 중부 사가잉(Sagaing)주 도시 예이우(Ye-U) 지역의 마을 일대에 전투기를 투입해 무차별 공습을 감행했다. 갑작스러운 공습으로 예이우 지역의 꼰따(Konethar) 마을과 유와메익따(Ywameikta) 마을의 어린이들이 학교에 고립됐다.

현지 지역언론 <꺼니 보이스(Kani Voice)>는 반군부 무쟁투쟁을 하는 지역 시민방위군(People's Defense Force)가 병력을 투입해 어린이들을 구출해 밀림 속으로 대피시켰다고 10일 현지 주민의 제보를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는 구출현장에서 시민방위군이 촬영한 1분 40초 분량의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 군부 공습에 고립된 미얀마 어린이, 시민방위군이 구출
ⓒ Kani Voice

관련영상보기

   
영상 속에는 마을 상공에서 비행하는 군부 전투기가 보이고 공습으로 인한 폭발음이 들린다. 이런 가운데, 학교 건물 안에서 두 귀를 막고 엎드려 웅크리고 있는 어린이·선생님들과, 이를 구조하러 나선 시민방위군이 아이들을 안고 건물 인근 밀림 속으로 대피시키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현지 영상 제보자는 군부의 공습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마을주민들의 피해를 우려했다. 제보자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피란길에 올랐지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 아이들과 여성들 일부가 마을에 남았다. 와중에 군부는 폭격을 계속하고 있고, 지금은 총성도 들리고 있다. 남은 이들의 안전이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미얀마 누리꾼들은 "영상을 보고 국민의 적이 누구인지 더욱 명확해졌다", "공포에 질린 어린이를 보고 어른으로서 죄책감과 슬픔을 가눌 길이 없다", "폭력의 증거가 있는데도 침묵하는 것은 군부에 동조하는 것"이라며 공분했다. 
 
2022년 8월2일 사가잉주 모처에서 교전을 피해 피란하는 지역주민들
 2022년 8월2일 사가잉주 모처에서 교전을 피해 피란하는 지역주민들
ⓒ Yinmarbin PDF(인마삔 시민방위군)

관련사진보기

 
이번 사건이 일어난 사가잉은 미얀마의 14개 주(State) 중에서 가장 넓은 지역으로 인구는 약 500만 명이다. 사가잉 주민들은 1988년 민주화 운동부터 정치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해왔으며, 지리적으로도 강한 군사력을 지닌 소수민족 지역 친(Chin)주와 까친(Kachin)주에 가깝다. 지역 내에는 산림이 우거진 구릉과 산악지형이 많아 사가잉주 곳곳에서는 시민방위군의 게릴라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군부는 사가잉에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습은 물론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시민방위군의 근거지가 될 수 있는 마을 전체를 불태우고, 의심가는 지역 주민을 체포하거나 대량학살까지 일삼고 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비영리 통계기관 데이터 포 미얀마(Data for Myanmar)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올해 5월 말까지 군부의 방화로 전소 피해를 입은 가옥은 1만8886채에 달하며, 그중 1만3840채(73.3%)가 사가잉주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데이터 포 미얀마가 집계한 군부 방화로 전소된 가옥 현황(기간 2022년 2월1일~2022년 5월31일)
 데이터 포 미얀마가 집계한 군부 방화로 전소된 가옥 현황(기간 2022년 2월1일~2022년 5월31일)
ⓒ Data for Myanmar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필자 최진배씨는 페이스북 뉴스그룹이자 비영리단체인 '미얀마 투데이' 대표입니다(https://www.facebook.com/groups/1603092429887617/).


태그:#미얀마, #군부, #쿠데타, #공습, #민간인피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미얀마 민주화 운동 소식을 국내에 전하는 한국 시민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