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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안동은 유교의 고장으로 알려졌다. 유교는 유학이라는 학문의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종교'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우리나라 7대 종교에 유교가 포함됐지만 유교가 '종교'라는 데 대해 필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거부감을 갖고 있다.

안동에는 유교만 있는 게 아니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모든 종교가 망라돼 있다. 이런 종교적인 안동을 한 곳에서 살필 수 있는 곳이 바로 안동시 목성동과 화성동 일대의 '종교 타운'이다.

주요 종교시설 한 데 밀집
 
안동시 목성동 성당과 대원사 사찰 사이에 종교 타운 설명서와 함께 소공원이 조성돼 있다.
▲ 안동 종교타운 안내판 안동시 목성동 성당과 대원사 사찰 사이에 종교 타운 설명서와 함께 소공원이 조성돼 있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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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안동역(버스터미널)에서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9.5km, 38분 정도 걸린다. 자전거를 타고 시가지 도로를 통과하면 좀 더 빠르지만 도로가 좁고 인도와 자전거길이 겸한 곳이 많아 보행자와 부딪힐 위험이 크다.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해 안동대교나 영호대교에서 큰 도로로 올라 시 중심 지역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가장 낫다.
 
붉은 벽돌 건물로 언덕 위에 자리한다.
▲ 천주교 주교좌 목성동 성당 붉은 벽돌 건물로 언덕 위에 자리한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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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타운'이 있는 화성동에 들어서면 이곳이 왜 '종교 타운'인가를 알 수 있다. 물론 지역민들은 그저 교회와 사찰, 성당이 몰려있는 곳이라는 인식 정도이다. 굳이 종교 타운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예부터 주요 종교 시설이 함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붉은 벽돌 성당과 하얀 예수상이 대비를 이룬다
▲ 목성동 성당과 예수상 붉은 벽돌 성당과 하얀 예수상이 대비를 이룬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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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안동시청과 가까운 천주교 안동교구 주교좌 '목성동 성당'을 찾아보자.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목성동 성당은 붉은 벽돌 건물이다. 성당 입구에 두 팔을 벌려 성당을 찾는 사람들을 반기는 예수상이 놓여있다. 하얀 예수상과 붉은 벽돌 건물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성당 계단에서 둘러보면 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

이 성당은 1927년에 세워졌다. 물론 지금 건물은 최근에 신축됐다. 주교좌 성당답게 화려한 외양과 내부 시설도 깔끔하게 조성돼 전국 어느 성당 못하지 않는 규모와 위용을 자랑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고운사 포교당 대원사와 안동김씨 종회소 건물이 나란히 있다.
▲ 안동 대원사와 안동김씨 종회소 현대 건물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고운사 포교당 대원사와 안동김씨 종회소 건물이 나란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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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동 성당을 오르는 언덕 옆에는 '대원사'란 사찰이 있다. 이 절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고운사 포교당이다. 1923년 건립된 뒤 6.25 전쟁 때 훼손돼 중수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천주를 모신 성당 바로 밑에서 부처님의 자비를 널리 알리고 있다.
 
안동김씨 모임 장소로 사용됐던 고가옥, 대원사 사찰과 안동김씨 종회소 현대건물 사이에 있다.
▲ 안동김씨 종회소 안동김씨 모임 장소로 사용됐던 고가옥, 대원사 사찰과 안동김씨 종회소 현대건물 사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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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사 사찰과 함께 전통 고가옥 한 채와 현대 콘크리트 건물이 나란히 서 있다. 이 건물은 안동김씨 집회소로 사용되는 '안동김씨 종회소'로 고가옥은 1770년대에 지어졌다고 한다. 무려 250년 된 고건축물이다.
  
유교경전강연과 유림의 모임장소이다. 뒤에 보이는 붉은 건물은 목성동 성당이다.
▲ 경북유교문화회관 유교경전강연과 유림의 모임장소이다. 뒤에 보이는 붉은 건물은 목성동 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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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성당과 불교 사찰, 문중 집회소 서쪽에 붙은 건물은 유교 시설이다. '경북유교문화회관'이 그것으로 유학의 본질인 경전을 강습하고 안동 유림 모임 장소로 활용한다. '논어', '맹자' 등 유학 경전을 매주 강연한다.

한국국학진흥원 권진호 박사가 강의하는 '논어' 등 시민강좌는 벌써 12년이 넘은 대표 강좌이다.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소학' '고문진보' 강의를 마치고 다시 '논어' 강좌가 이어질 정도로 유학을 알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인기다.
  
한국국학진흥원 권진호 박사가 강의하는  유교경전 강좌로 12년째 진행되고 있다.
▲ 유교경전 시민교양강좌 한국국학진흥원 권진호 박사가 강의하는 유교경전 강좌로 12년째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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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유교문화회관 바로 옆에는 '안동교회'가 있다. 안동에서는 처음 설립된 교회로 안동 개신교의 산 역사를 간직한다. 1909년에 설립된 안동교회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현재 예배당 건물은 1937년에 완공했다.

예배당은 국가등록문화재 제654호, 한국기독교 사적 제32호이다. 예배당은 2019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최대 사용 인원이 1500명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85년 된 예배당에서 교인들은 매주 기도와 찬양으로 하나님을 찬미하고 있다.

갈등 말고 종교의 힘으로 
  
1937년 완공된 예배당이다. 국가등록문화재 제654호, 한국기독교 사적 제32호
▲ 안동교회 예배당 1937년 완공된 예배당이다. 국가등록문화재 제654호, 한국기독교 사적 제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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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교 시설물은 안동시청을 중심으로 100여m 반경 안에 모두 있다. 안동시는 지난 2017년 이곳을 '종교 타운'으로 지정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주임 신부로 첫 사목활동을 시작한 천주교 '목성동 성당'을 비롯해 '대원사' 불교 사찰, 개신교 '안동교회', '경북유교문화회관', 유불선 신흥 종교인 '성덕도 책임교화원' 등이 있는 이 일대를 '종교 타운'으로 지정하고 종교별 상징물과 공연 무대, 휴식공간 등을 갖춘 소공원을 추가로 조성했다.
  
각 종교의 상징을 표현하고 소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 안동 종교타운 상징물 각 종교의 상징을 표현하고 소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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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타운'은 종교 간의 갈등과 분쟁 없이 각자의 사명과 사역들을 잘 감당해서 서로 힘을 합치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또 봉사와 기부의 중심지가 되고 도시재생에도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종교 간의 갈등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 간의 갈등으로 이어진다. 유교의 본고장으로 전통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안동은 고려 시대에는 불교가 성행했고, 조선 시대에는 유림이 지배하던 곳이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에는 안동교회에서 3.1 만세 운동이 모의되고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인쇄했다. 또 경북유교문화회관은 신간회 안동지회 창립지터로 독립의 역사를 간직할 정도로 이 일대 종교 시설물은 안동 지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컸다.

'안동 종교 타운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천주교, 개신교, 불교, 유교, 원불교, 민간신앙 등을 하나로 아울러 소통과 화합, 봉사를 구현하기 위해 조성되었다'라는 안동시의 설명처럼 유구한 역사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태그:#자전거로 떠나는 안동 문화 여행, #종교 타운, #목성동 성당, #대원사 사찰, #안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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待人春風 持己秋霜(대인춘풍 지기추상)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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