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폴리스테로 훈련장에서 만난 리쏘와 정우근 선수 .

▲ 지난 2일, 폴리스테로 훈련장에서 만난 리쏘와 정우근 선수 . ⓒ 류호진


지난 여름, 태국 프로축구 리그에서 100호골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한국인 정우근이 다가오는 타이리그1 개막을 앞두고 폴리스테로FC로 이적했다. 방콕을 연고로 하고 있는 폴리스테로는 '태국 메시' 송크라신의 첫 프로팀으로 현지에서 잘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익숙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폴리스테로는 크리스탈 팰리스와 에버튼 유스팀을 거친 태국인 티라텝 위노타이(리쏘)가 주장으로 몸담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국내 팀들을 꺾는 등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준 태국리그. 그렇다면 그들의 현 주소는 어디일까? 다음은 폴리스테로FC 소속 정우근과 티라텝 위노타이(각각 정과 리로 생략)의 인터뷰 전문이다.
 
- 안녕하세요.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태국에서 10번째 해를 보내고 있는 한국인 정우근입니다. 이번시즌부터 폴리스테로FC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폴리스테로FC의 주장이자 공격수, 37세 티라텝 위노타이입니다. 이곳 태국에서는 '리쏘'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 정우근 선수는 새로운 구단에 오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 "항상 2부리그에서 팀을 승격시키는 역할을 했었는데, 오랜만에 1부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되어 설레는 마음입니다. 아무래도 용병신분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있지만, 지난시즌 이곳에서 유병수 선수도 두자릿수 득점을 보여주셨듯 저 역시 아시안 용병으로써 두자릿수 득점을 하며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저의 활약으로 인해 이곳에서도 유럽이나 남미 용병 뿐 아니라 한국인 공격수들 또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폴리스테로 구단이 한국에서 잘 알려진 구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구단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 "2000년대 초반 태국 프로축구 리그가 막 시작되었을 때, 폴리스테로는 정말 큰 야망을 가지고 있는 구단주 아래에서 태국 최고의 클럽으로 활약했습니다. 비록 최근에는 최상위권 구단이라고 할 수 없지만, 2003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하는 등 좋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그런 구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우근 선수는 프리시즌에서 득점을 하시는 등 몸상태가 좋았습니다. 그만큼 구단에서도 기대가 클 것 같은데, 새 구단에서는 주로 어떤 역할을 주문받으시나요?
: "감독님께서 불러주셔서 새 구단에 와보니, 팀 내에서 제가 베테랑이라고 할 정도의 나이의 선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 및 기술적인 부분을 전수해주시길 원하셨고, 지난시즌에 팀 득점이 적었는데, 아무래도 득점에서의 부족한 부분을 제가 채우길 원하셨습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그동안 제가 뛰었던 중앙 공격수 위치 뿐만 아니라 윙어 등 다양한 위치에서 실험을 해보며 최대한 팀 득점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2000년 초반, 태국 선수로써 흔하지 않게 무려 5년 동안 EPL 유스팀에서 활동하셨습니다. 상당히 흥미로운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당시 영국에서 한국, 일본, 동남아 등의 아시아 선수들을 축구 장학생으로 선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저는 당시 태국에서 청소년 대표를 하며 나름대로 국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관계자 분께서 저를 좋게 봐주셨고, 운 또한 따라주면서 크리스탈 팰리스 유소년 구단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료들과 경쟁하는 것보다 서로 도우며 선수로서 성장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어서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타이리그의 리빙 레전드로 불리는 티라텝 위노타이(리쏘) 선수  .

▲ 타이리그의 리빙 레전드로 불리는 티라텝 위노타이(리쏘) 선수 . ⓒ 류호진

 
- 그렇다면 잉글랜드에서 얻은 교훈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축구를 하시면서 가장 도움이 되고 있는 교훈이 있을까요?
: "신체적인 강인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잉글랜드에서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축구선수라면 축구장에서 싸워야합니다. 하지만 신체적으로 강인하지 않다면 싸울 수 없습니다. 잉글랜드에서 5년간 뛰면서 신체적인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아직까지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 한국팬들 사이에서는 아직까지 태국 리그가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태국 프로 축구의 정확한 수준은 어느정도인가요?
: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일부 한국 구단이 태국 구단에게 패배하며 조별리그 탈락을 겪는등 이곳 태국 팀들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작년만하더라도 이렇게 태국 축구가 빠르게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지만 특히 최근들어 피지컬적인 부분에서도 체계적인 관리를 하는 등 더욱 무섭게 성장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곳 태국리그의 구장들은 모두 축구전용구장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경기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우리나라의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분명 빠르게 성장하는 리그 중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최근 태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과거에 비해 더욱 무서워지고 있는 이유도 리그의 발전으로 인한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태국리그에서는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용병 선수들도 많이 뛰고있고, 이러한 용병 선수들과 경쟁해야하는 환경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자국 선수들도 성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벌써 태국에서만 10년을 보내셨는데, 이곳에서 뛰고있는, 혹은 뛰게 될 한국 선수들을 위한 조언이 있을까요?
: "국내에서와는 다르게, 이곳에서 뛰는 순간부터 자신이 용병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더욱 더 철저한 개인 관리와 구단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책임감을 가져야합니다. 또한 날씨도 국내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날씨에 대한 적응도 중요할 것 같아요."

- 정우근 선수가 이번시즌 새롭게 합류하게 되었는데, 리쏘 선수가 생각하는 정우근 선수는 어떤 선수인가요?
: "(정)우근은 우리 팀에 새로 합류한 선수이지만, 이곳에서 오랫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이기 때문에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키가 매우 크지는 않지만 강하고 빠르며, 매우 기술적인 선수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필드 위에서 항상 노력을 멈추지 않고, 절대 지려하지 않는 승부욕이 있는 그런 선수입니다. 이제는 같이 뛰게 된 동료이지만, 상대하기 굉장히 까다로운 선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두자릿수 득점과 함께 팀의 과거 영광을 되찾고 싶다는 정우근 선수 .

▲ 두자릿수 득점과 함께 팀의 과거 영광을 되찾고 싶다는 정우근 선수 . ⓒ 류호진

 
- 이번시즌 구단의 목표와 개인적 목표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우선은 지난시즌을 아쉽게 11위로 마쳤기 때문에 팀이 10위권 내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현재 리그에서 총 91골을 넣었는데, 아직 많은 태국선수들이 하지못한 리그 100호골을 이번시즌 기록하고 싶습니다."
: "개인적인 목표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인터뷰 초반에도 말씀드렸듯 공격수로서 이곳 타이리그1에서도 두자릿수 득점을 하고 싶습니다. 팀적으로는 우리팀이 과거와 같이 AFC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진출하여 강한 팀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기사를 보실 한국 축구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어떤 방식으로든 태국 축구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한국 축구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태국 축구에 더 큰 관심을 가져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이곳 태국에서도 열심히 땀흘리며 꿈을 위해 뛰고 있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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