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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경찰청 앞에서 부산 16개 경찰관서 직장협의회와 부산광역시 재향경우회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행정안전부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일 부산경찰청 앞에서 부산 16개 경찰관서 직장협의회와 부산광역시 재향경우회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행정안전부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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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행정안전부의 경찰 지원조직(경찰국) 신설에 대한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기, 전북, 경남, 광주, 대구 등에 이어 부산에서도 일선 경찰들이 "경찰국 설치 반대"를 내걸고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 16개 경찰관서 직장협의회와 부산광역시 재향경우회는 1일 부산경찰청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 통제 강행 방침을 규탄했다. 대한민국 헌법 1조 조문을 인용한 이들의 발표문에는 "(정부가) 국민적 요구와 완전히 동떨어진 발상을 하고 있다"라는 비판이 담겼다. 전현직 경찰관들은 한목소리로 "소통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경찰 선배들은 어두웠던 과거 경찰의 모습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3.15 부정선거,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등을 언급한 김상근 부산 재향경우회 회장은 "모든 비극은 경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정치권력 편에 섰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한 반성으로 경찰청으로 독립했고, 이는 오직 국민의 편에 서라는 주권자의 엄중한 명령을 받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과거처럼 되지 않으려면 경찰청장 지휘규칙 제정, 경찰 고위직 인사 등 후보추천위 구성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행안부의 경찰 장악은 과거와 같은 비극 반복"
 
1일 부산경찰청 앞에서 부산 16개 경찰관서 직장협의회와 부산광역시 재향경우회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행정안전부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일 부산경찰청 앞에서 부산 16개 경찰관서 직장협의회와 부산광역시 재향경우회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행정안전부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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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현장에서 뛰고 있는 경찰의 말도 다르지 않았다. 정학섭 부산북부경찰서 직장협의회장은 "행안부가 경찰을 장악하면 과거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고, 공권력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경찰 통제 이유가 권한이 비대해진 탓이라는 행안부의 말에도 반박했다.

그는 "1차적 수사종결권과 수사범죄 일부 이관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일선 수사 경찰관은 단 한 명도 없다"라며 "문제점이 드러난 것도 아닌데 이를 부각한 것은 경찰 통제의 핑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대안으로는 국가경찰위, 자치경찰위의 강화를 강조했다. 부산경찰청 16개관서 직장협의회는 "권력화, 비대화가 걱정된다면 법률상 설치된 위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면 된다"라며 "과거로의 회귀로 인한 중립 훼손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찰국 철회를 호소했다. 30여 분간의 기자회견은 "국민의 경찰" 등 열띤 구호로 마무리됐다.

경찰의 저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욱 부산경찰 직협 대표회장은 행사 직후 <오마이뉴스>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전직 경찰 선배들과 함께 힘을 모았다"라며 "앞으로 1인시위나 입장 발표 등 추가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에도 행안부는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는 분위기다. 행안부는 경찰 지원조직 등을 만드는 내용 등이 담긴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의 권고안을 수용했다. 출범 시점은 확정안 발표와 시행령 등을 거쳐 8월 말로 예상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자문위 발표 직후 관련 계획을 공식화했다. 정부의 태도는 분명했다. 사회적 협의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소위 검수완박법이 통과하면서 생각을 굳혔다"라며 "30년 동안 변화하지 않는 조직이 어딨느냐. 누군가는 해야 한다. 경찰은 지나치게 비대하고 권력과 가까웠다"라고 답변했다.

태그:#경찰국, #경찰지원조직, #행정안전부, #윤석열정부, #경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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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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