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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과 가위
 실과 가위
ⓒ Darling Aria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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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옷차림 구경만큼 재미난 것도 없다. '코디가 형편없군'이라는 평가를 하기보다는 각기 자신의 개성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궁금하고 또 새로운 코디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은 바지 길이를 조금 줄이면 훨씬 예쁠텐데라던가, 가방 끈이 너무 긴데? 등의 디테일이 눈에 보이기도 하는데 '적정의 핏과 길이에 대한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코디는 내 체형과 이미지와 옷의 밸런스다. 그래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면 남들 눈에 좋아(조화로워) 보이고, 뭔가 어색하거나 이상하다 싶으면 조화가 어긋난 부분이 있다. 핏과 길이는 체형적 밸런스를 결정짓는 요소이므로 이 부분만 잘 신경 써도 센스있어 보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수선이다. 우리는 옷을 사서 옷장에 넣는 것을 잘 채우기의 완성이라고 생각하지만 옷은 개인의 몸에 맞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핏과 길이를 맞추는 것은 (안타깝지만) 개인의 몫이다.

그래서 알아보자. 옷 태를 살리는 必수선 5가지!

1. 바지/원피스/스커트 길이
바지는 복숭아뼈를 덮느냐 마느냐로 느낌이 완전 달라진다. 짧을수록 경쾌한 느낌이 강하며 길수록 단정한 느낌이 강화된다. 신발을 신었을 때 답답한 느낌이 없으려면 주름지지(바지가 길어 접히지) 않게 입는 것이 좋다. 전체 옷차림과의 밸런스(힙합룩 느낌)가 맞다면 주름지게 입어도 좋다.

바지 길이가 짧으면 키가 작아 보이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비율적인 측면에서 같은 길이의 상의를 입었을 경우 바지 길이가 10cm 이상 차이 난다면 세로로 쫙 떨어지는 시각적 효과로 인해 더 길어 보이는 건 맞다. 하지만 키가 커 보이고 싶다면 상의 길이와 굽 있는 신발로 인한 비율 공부를 조금 더 하면 긴 바지만 고수하지 않고도 길어 보이고 날씬해 보일 수 있다.

원피스, 스커트 길이 역시 무릎을 덮느냐 종아리 중간(굽 있는 신발을 매치하지 않았을 때 누가 입어도 가장 어색한 기장)보다 위에 있는지 아래에 있는지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원피스나 스커트도 마찬가지로 짧을수록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주며 길수록 무겁고 단정한 느낌을 준다. 나이가 들수록(30대 중반부터) 무릎 위로 올라오는 길이를 입기 꺼려지는 것은 이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 주는 '영한' 이미지가 성숙(한국에서는 나이와 안 맞는)한 느낌과 거리가 멀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2. 허리둘레
여성의 경우 허리에 바지를 맞추면 허벅지와 골반이 끼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바지는 가능하면 골반과 허벅지에 맞추는 것이 좋다. 그럴 경우 허리 사이즈를 100% 줄여야 한다. 보통 바지를 입었을 때 Y존 부분이 어색하거나 아랫배 부분이 핏이 안 예쁘면 허리는 맞는데 아래 부분이 작아서 그런 것일 수 있다. 그럴 때는 한 사이즈 크게 주문해서 허리를 줄여서 입는 것이 좋다.

3. 소매 길이
소매 길이 역시 상의를 입거나 겉옷을 살 때 신경 써서 잡아주는 곳이다. 소매가 길면 어벙해 보이기도 하고 큰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팔 길이도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겉옷의 경우 길이를 맞출 때 계절에 맞는 이너를 입고 맞추는 것이 좋다. 겨울 코트를 사는데 안에 얇은 이너를 입고 소매 길이를 맞출 경우 두꺼운 이너를 입었을 때 소매 길이가 쑥 올라갈 수 있다. 그러면 좋은 옷, 비싼 옷 사놓고 20% 아쉽게 입어야 한다.

4. 상의/겉옷 핏과 길이
점퍼류는 수선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코트나 재킷, 심지어 패딩(하지만 대공사)까지 수선은 가능하다. 내 사이즈에 가장 알맞은 겉옷을 사는 게 베스트지만 너무 마음에 드는 옷이 길이만 길다면 수선이 가능한지 물어보고 줄여서 입는 것을 추천한다.

남성의 경우 키에 따라 상의가 너무 길면 키가 작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반팔 티셔츠든, 긴팔 셔츠든 수선해서 입기 바란다. 어떤 상의냐에 따라 품(핏)도 수선이 가능하기도 하는데 44사이즈를 파는 브랜드가 잘 없으므로 55 사이즈를 44(의뢰인)로 줄이는 경험도 해봤다.

5. 신발 밑창/볼 넓이
코칭을 하다보면 사이즈가 평균치에서 멀어질수록 선택권이 좁아지는 것을 느낀다. 사이즈가 유독 제한적으로 생산되는 우리나라 특성도 있지만 그래서 점점 커스터마이즈드(개인 맞춤)를 선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신발 역시 발 볼과 발등의 높이 그리고 발바닥의 모양에 따라 맞춤을 할 수 있다. 브랜드에서는 신발 가격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다 고려해주는데 내 발의 특수성이 있다면 신발을 살 때 물어보고 요청하면 된다. 늘려주고 잡아주고 깔아주는 것만으로도 발은 편해진다.

기타] 가방 길이
가방 길이는 수선의 카테고리에 포함되기 보다는 하나의 팁이다. 어깨에 길게 메거나 크로스로 멜 때 적합한 길이가 있는데 어깨에 길게 멜 때 가방의 지붕 부분이 본인의 골반뼈(아래 5cm사이) 정도에 위치하는 것이 적정하다.

가방 길이까지 맞춰야 하나? 피곤할 수도 있는데 몸 옆에 붙여 드는 가방 길이가 체형의 비율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방 길이가 길면 키가 작아 보이고 적정 길이로 메면 비율이 괜찮아 보인다. 미니백의 귀여운 느낌은 크로스로 멜 때 더욱 살아나며 짧게 멜수록 경쾌한 느낌이 강조된다.

옷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단골 수선집 하나 정도는 갖고 있다. 옷을 사도 그 옷이 내 것이 되려면 내 몸에 가장 알맞은 핏과 길이로 수선해야만 한다. 그래서 나 역시 단골 수선집이 있고 바지부터 상의까지 종종 수선을 맡긴다.

잘 채우기는 잘 입기 위한 전 단계이다. 잘 채우기의 마지막 단계가 바로 수선이며 오래오래 멋스럽게 잘 입기 위해서는 수선비를 아끼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에만 업로드되었습니다.


태그:#옷수선, #바지길이, #허리둘레수선, #길이수선, #핏과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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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 악순환 줄이는 옷경영 코치. 건강한 멋과 삶, 옷장/쇼핑/코디 코치 <4계절 옷경영 연구소> [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 / 주말엔 옷장 정리 / 기본의 멋 / 문제는 옷습관 /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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