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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조합원들이 7일 오전 경기도 의왕ICD 제1터미널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7일 오전 경기도 의왕ICD 제1터미널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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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4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아래 화물연대)와 대화의 자리에 마주 앉았다. 파업 전 대화에 이어 이날 두 번째 교섭을 진행한 양측은 바로 결과물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세 번째 교섭 일정을 예고해 일단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조는 "파업 장기화에 정부의 책임이 크다"라며 안전운임 일몰제 전면폐지 등 해법을 거듭 촉구했다.

"11일 3차 교섭 연다"

10일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의 문제 해결을 지속해서 요구했고, 이날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교섭을 가졌다"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7일부터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전차종·전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등 5개 요구안을 내걸고 파업에 들어간 화물연대와 지난 2일 1차 교섭을 벌인 지 8일 만에 공식적인 대화에 나섰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진 교섭에는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과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이 참석했다. 화물연대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직접 교섭을 촉구했지만, 원 장관은 이에 응하지 않고 용산공원 시범개방 행사 일정을 선택했다. 원 장관을 대신해 어 차관이 교섭자리에 들어갔다.

화물연대는 "일몰제 폐지 및 품목 확대에 대한 국토부의 약속과 현실적인 유가대책마련 방안을 요구했다"라며 "국토부는 내부 논의를 거쳐 구체안을 마련해서 나오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 3차 교섭 일정은 11일 오전 11시로 잡았다.

협상 테이블을 둘러싼 정부와 화물연대의 주장은 그동안 크게 엇갈렸다. 정부는 물밑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다른 한 축인 화물연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출근길에서 파업 관련 질문에 법에 따른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국토부가 대화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풀 수 있는 것은 풀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원희룡 장관도 언론을 만난 자리에서 "국토부와 화물연대 사이의 대화는 끊어진 적이 없고, 어제도 오늘도 의미 있는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화물연대는 "국토부는 우리와 대화를 사실상 거부하며 강경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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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열린 공식적인 협상인 만큼 내용에 관심이 쏠렸다. 화물연대는 지난 1차 교섭에 대해 "실질적 진척이 없이 대화 명분만 남기고 마무리됐다"라고 쓴소리를 낸 바 있다. 이날 대화도 다음 교섭을 위한 전초전 성격이었다. 국토부는 2차 교섭에서 별다른 안을 들고나오지 않았다. 박귀란 화물연대 전략기획실장은 "아직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하는 등 뭔가 합의가 안 된 모습인데, 파업사태 장기화는 명백한 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국토부가 말하는 구체안이 어떻게 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는 대화를 지속하거나 총파업의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윤 대통령은 10일 출근길에서도 화물연대와 교섭에 대해 법와 원칙, 중립성, 노사 자율을 강조하며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같은 날 원 장관 역시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국민적 합의를 언급했다.

한편, 화물연대 파업 파장 최소화에 공을 들이는 국토부는 아직 물류 피해가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철강 등에서 출하량이 감소하는 등 차질이 발생했으나 사전 수송 조치 등으로 총파업에 대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산시·부산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9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부산항 컨테이너 일일 반출입량은 1만 3035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 5월 평균 일일 반출입량인 3만 349TEU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인 장치율도 이날 오전 10시 기준 77.5%로 계속 증가 중이다. 파업의 여파가 가시화하고 있는 셈이다.

태그:#화물연대, #안전운임 일몰제, #총파업, #윤석열,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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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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