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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26일 서울시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한국선급 선박안전법 위반 대법원 선고에 대한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26일 서울시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한국선급 선박안전법 위반 대법원 선고에 대한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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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31일 남대서양 한가운데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 선박을 마지막에 검사한 검사원에 대해 26일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선고 후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국내 해양업계의 관행에 사법부가 면죄부를 줬다"면서 "매우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종적으로 무죄 선고를 받은 스텔라데이지호 검사원 문아무개씨는 지난 2016년 8월 스텔라데이지호에 직접 올라가 선체를 검사한 한국선급 소속 직원이다. 그러나 그가 검사를 한 뒤 8개월이 지난 2017년 3월 스텔라데이지호는 침몰했다. 이 사고로 한국인 8명을 포함한 선원 22명이 실종됐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들이 "한국선급 검사가 제대로 이뤄졌으면 스텔라데이지호가 화창한 대낮에 침몰할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따져 물은 이유다.

당시 검사원 문씨는 스텔라데이지호 연차 검사에서 선박 내 화물창에 직접 들어가 부식이나 변형, 파괴 등 구조적 결함 여부 등을 검사한 뒤 선체 검사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문씨가 검사과정에서 1·3·5번 화물창의 내부를 확인하지 않고 2·4번 화물창에 대해서만 20m 깊이 내부를 눈으로만 보고 허위 검사를 한 뒤 거짓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검찰은 문씨를 선박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2020년 6월 진행된 1심에서 재판부는 "선박안전법이 화물창의 현상검사에 관해 내부에 진입해 바닥과 내부 벽체 등의 부식, 균열, 변형 상태 등을 직접 육안으로 확인할 것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 이상 규정을 위반하고 거짓으로 검사를 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무죄판결을 내렸다. 검찰이 이에 불복하며 곧바로 항소했지만 지난해 11월 열린 2심에서도 재판부는 1심 결과를 그대로 인용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다만 2심 재판부는 "검사가 충분하지 않거나 태만하게 한 게 아닌가 강한 의심은 든다"면서 "(관련법은) 과실범을 처벌하는 규정이 아니다. 설령 검사를 태만히 한 것이라도 그 정도 사정만으로 처벌 대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제도적 한계를 짚어냈다. 바꿔 이야기하면 화물창을 직접 확인하거나 검사해야 할 의무가 규정상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죄를 줬다는 것. 이날 대법원의 판결 역시 다르지 않았다.

"국가가 안전하다고 허락한 거 아니냐"
 
스텔라데이지호 모형.
 스텔라데이지호 모형.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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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판단에 대해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허재용씨의 누나 허경주씨는 "상식에서 어긋나고 실망스럽다"면서 울분을 토했다.

"나는 일반인이니 일반인의 기준에서 생각해보겠다. 도시가스 검사원이 검사를 나와서 안전하다고 판단했는데 가스 폭발이 난 거다. 이번 사안도 같은 경우다. 실제 한국선급은 해양수산부와 선박검사 대행 협정을 맺은 업체다. 그런데 한국선급에서 안전 판정을 내린 지 수개월도 지나지 않아 침몰사고가 났음에도 이를 검사한 검사원은 무죄를 받았다. 배가 갑작스레 침몰했음에도 안전하다고 합격 처리한 검사원이 무죄라면 도대체 국민들은 무엇을 믿고 살아가야 하나."

허씨 곁에 함께 선 이정일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변호사도 "선박 검사원이 부실하게 스텔라데이지호를 검사한 것에 대해 법원이 선박 안전법 위반을 들어 단호히 처벌했다면 우리 사회가 그토록 바라는 안전사회로 나아가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면서 "선박 안전검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준, 상식에 반하는 판결한 법원은 비판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대책위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책임자들이 무죄 판결을 받은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가 명확한 침몰 원인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명확한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해 윤석열 정부가 국가의 책임을 확인하고 후속 조치 이행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책위는 지난 2월 "한국선급 검사원이 스텔라데이지호 연차검사 당시 실제 검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정상이라고 검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한국선급과 해양수산부의 선박검사 업무를 (검사원 문씨가) 방해한 죄가 명백하다"면서 검사원 문씨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부산해양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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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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