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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전투표 독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전투표 독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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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과 그리고 당원이 말씀하시는 대로 따라가겠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25일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강용석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 여전히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당 지도부에서도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실시되는 사전투표의 투표용지는 이미 인쇄가 완료됐다. 각 투표소에 개별 후보의 사퇴 여부를 공지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사퇴 시한이 하루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여론조사 등을 통한 단일화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고, 어느 한쪽의 '결단'만 남은 셈이다.

강용석 후보 측은 아직까지 완주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전례도 있어서 마지막까지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은혜 "개개인 유불리 따지지 않고 최선... 3일 간 투표가 하루 투표 이긴다"

김은혜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전날 처음 공지된 일정에는 잡혀 있지 않았으나, 늦은 오후에 수정된 일정에 추가된 기자회견이었다. 경기도 수원시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한 뒤, 이후 경기도 양평시의 용문5일장을 찾기 전 서울 여의도에 들르는 동선이었다.

김 후보는 이후 일정 때문에 별도의 백그라운드 브리핑 없이 자리를 뜨려고 했으나, 기자들이 그를 붙잡고 단일화 관련 질문들을 던졌다. 김은혜 후보는 "여전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제 개인의 유불리를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죄송하다"라고만 답했다.

이어 "어쨌든 경기도지사 선거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제 개개인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도민과 그리고 당원이 말씀하시는 대로 따라가겠다"라며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제 원칙이자 소신이자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단일화에 대한 언급 대신, 이날 김 후보의 메시지는 사전투표 독려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상대적으로 보수층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소극적으로 나서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이 다른 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지지층이 얼마나 투표장에 결집하는지가 승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경기도지사 양강 후보들이 오차범위 내 박빙을 반복하는 구도도 반영된 셈이다.

김 후보는 "선거가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경기도가 기회를 잡느냐, 놓치느냐는 결국 투표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한 분이라도 더 많이 사전투표에 참여해주시라. 하루 투표는 3일 투표를 이길 수 없다. 더 높은 사전 투표율이 더 높은 승률"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보수표 흩어지지 않도록, 도민들께서 결과 만들어주실 것"

같은 날 김기현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와의 인터뷰에서 "저희들은 처음부터 단일화란 용어를 쓰지도 않았다"라며 "저희들이 단일화하자고 얘기하지도 않았고, 단일화 얘기는 강용석 후보 측에서 먼저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쨌든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매우 중요하고, 그래서 민주당 정권에 대한 심판이 필요한 시점이니 보수표가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차원에서 강용석 후보가 어떤 판단을 하실 때가 된 것이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후보 대 후보의 단일화에는 선을 그으면서, 강용석 후보가 보수표 결집을 위해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 것이다.

다만,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냐고 진행자가 구체적으로 묻자, 김 위원장은 "저희 당 소속이 아니다 보니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일이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며 "제가 사퇴라는 말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 제가 드린 말씀 그대로 액면 그대로 받아주시면 좋겠다"라고 해당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데 거리를 뒀다.

특히 "결과적으로는 결국 도민들에 의해서 유권자인 국민들에 의해서 후보단일화가 될 것"이라며 "내가 찍은 표가 사표가 되어선 곤란하지 않겠느냐. 내가 찍은 표가 당선으로 연결돼야지, 누가 내가 찍은 표가 떨어지는 것으로 연결되길 원하겠느냐?"라고도 지적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결국 도민들께서 보수 후보를 단일화 시키는 결과를 만들어주실 것이다"라고도 덧붙였다. 강 후보가 사퇴하지 않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김은혜 후보 쪽으로 표가 모일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강용석 "고민 없어졌다... 선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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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단일화를 먼저 제안했던 강용석 후보는 완주 의지를 다졌다. 강 후보는 이날 BBS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고민일 건 거의 없어졌다, 이제"라며 "그쪽(김은혜 후보 측)에서 단일화에 대해서 소극적이기 때문에, 소극적인 정도가 아니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저희 입장에서는 더 이상 어떤 얘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처음부터 깔끔하게 단일화 조건을 얘기를 했었는데 그 조건에 대해서 전혀 수긍한다거나 이런 태도가 없었다"라며 "(단일화에 대한 가능성이 열려있던 것이) 지난주 상황인지 몰라도, 지금은 아닌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선거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지지율을 확인하겠다. 이런 입장"이라는 것.

그렇다고 아직까지 단일화 가능성이 '0'은 아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사전투표 전에 강용석 후보가 자진 사퇴할 가능성도 남아 있고, 사전 투표 이후 본 투표 전에도 여전히 기회는 있다"라며 "사퇴하는 것이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라도 더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현재까지 국민의힘 측에서 유의미한 제안이 가지 않아서, 사퇴를 못하는 것 같다"라며 "국민의힘 복당 가지고는 안 될 것이고,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그걸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사실상 단일화의 대가로 무엇을 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은혜 후보 캠프 관계자 역시 <오마이뉴스>에 "캠프 차원에서 이야기가 오가는 것은 없지만, 안철수 후보의 전례처럼 강용석 후보가 용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는 있다"라며 "강 후보의 지지율이 5% 이상 안정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박빙 선거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짚었다. 그는 "26일 오전 TV토론회 이후,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들어서면 강 후보 나름대로의 판단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기대했다.

태그:#김은혜, #강용석, #경기도지사,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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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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