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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만난 아기를 하필 코로나 시대에 낳아서 기르고 있습니다. 아기를 정성으로 키우며 느끼는 부분들을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과 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편집자말]
아이가 벌써 19개월을 맞았다. 19개월이 되면서 제일 달라진 점을 꼽자면 대략 세 가지다. 첫째는 아이가 마스크를 조금씩 착용하기 시작했다는 점과 자신의 취향이 생기면서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아니야'라는 단어를 남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이가 "아니야"라는 단어를 배우게 되면서 시작된 하나의 변화가 있다. 바로 일명 '내가 병'에 아이가 걸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밖에 나가자고 조르고 나가서는 손을 잡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무턱대고 앞으로 돌진하는 형식이다.

아이는 이미 엄마의 만류와 나의 제지를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뭐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이 원할 때 직접 하려고 한다. 엄마들이 흔히 '내가 병'이라고 부르는 이 병에 우리 아이도 걸린 것이다.

장난감도 마찬가지다. '엄마 해봐요'라고 해 놓고 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알겠다 싶으면 자신이 하려고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놀이가 아니라면 "아니야", "아니야"를 연발하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자지러지게 울어버리는 식이다.

게다가 밖에 나가자고 조르거나 물놀이를 하겠다고 할 때는 아예 그 고집이 하늘을 찌른다. 날씨라도 따라주는 날이면 그나마 해 주겠지만 비가 오는 날이나 날씨가 궂은 날에 아이가 밖에 나가자고 우기는 것은 겪어본 바 아예 그냥 미치는 일이다.

아이는 이제 웬만한 단어는 곧잘 한다. 게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나 과일 등은 그 발음도 정확하게 한다. 이때 아이가 원하는 것을 주지 않으면 상황은 뻔하다. 딱 지옥문 앞에 가는 느낌이랄까?

아이는 원하는 놀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자신이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자신이 하겠다고 우기는 것이다. 장난감도 가지고 노는 것과 아닌 것이 명확해졌다. 좋아하는 것과 아닌 것을 자신이 가지고 놀고 놀지 않는 것으로 명확하게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장난감은 그렇다고 치자. 이 내가 병이 절정에 달할 때가 있다. 바로 버튼과 휴대폰에 대한 일이다. 특히 리모컨의 버튼이나 전자 제품의 버튼 등을 자신이 누르려고 할 때가 참 난감하다. 이를테면 냉장고의 버튼이라던지 자동차의 버튼 같은 것을 자신이 누르겠다고 고집부릴 때가 제일 힘들다. 
 
아이가 좋아하는 냉장고 버튼이다. 아이와 아직 씨름 중인 현재 진행형 과제다.
▲ 냉장고 버튼 아이가 좋아하는 냉장고 버튼이다. 아이와 아직 씨름 중인 현재 진행형 과제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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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도 마찬가지다. 아이 앞에서 웬만하면 휴대폰을 자제하는 우리 부부지만 어쩔 수 없을 때가 있다. 중요한 연락을 기다려야 하거나 퇴근이나 주말까지 일이 연장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본다. 아이는 이를 가만 두지 않는다. 자신이 굳이 휴대폰을 만지겠다며 자기에게 달라고 떼를 쓴다.

뭐 그까짓 것 해주면 되지라고 이 글을 읽으시며 생각하실 존경하는 독자분들이 계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버튼을 계속 누르는 것은 제품의 고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데 아이는 멈춤이라는 것을 모른다. 시도 때도 없이 하고 싶은 만큼 버튼을 누르게 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는 일이다.

차 안의 버튼도 마찬가지다. 아이는 평소 엄마와 함께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자동차 안에서 창문 같은 버튼을 계속 누르는 습관을 들이면 자칫 택시 안에서 버튼을 누르겠다고 우길 수 있다.

그런 아이를 아이 엄마 혼자서 달래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이래서 평소 차를 타면 버튼을 누르려 하는 아이를 제지하느라 애를 먹는 것이다. 집안의 모든 불을 켜고 끄는 버튼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하겠다고 난리를 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특히 19개월에 들어서면서 숫자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엘리베이터의 숫자를 자신이 누르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를 보일 때 열을 재는 비접촉식 온도계도 아이는 자신이 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숫자가 표시되는 전자시계도 아이의 고집의 대상이다. 한두 번 아이와 실랑이를 하고 나서는 아이가 보이지 않는 곳에 물건들을 숨긴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버튼이 제일 먼 곳으로 향한다. 그나마 아이의 내가 병과 조금씩 타협해 가는 방법을 나도 나름대로 터득한 것이다.

다른 것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입고 싶은 옷을 자신이 고르겠다고 난리. 양치를 자신이 하겠다고 난리. 원하는 곳에 물건을 두겠다고 난리가 난다. 그냥 말 그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이 하겠다는 '내가 병'의 전형적인 증상인 것이다.
 
텃밭의 물도 당연히 아이의 내가 병 증상의 일부다. 텃밭에 물을 주고 있는 아이의 표정에 장난기와 고집이 서려 있는 모습이다.
▲ 텃밭에 물을 주고 있는 아이 텃밭의 물도 당연히 아이의 내가 병 증상의 일부다. 텃밭에 물을 주고 있는 아이의 표정에 장난기와 고집이 서려 있는 모습이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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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월이 되어 "아니야" 세례와 '내가 병'이 시작된 아이의 근황을 전한다. 이전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백신조차 맞지 않아 여러가지로 제한된 것이 많은 이 시국의 아이들의 육아라 더 힘들고 까다로우며 어렵다.

그럼에도 지금 이 시간, 각자의 집에서 아이들의 육아에 최선을 다하고 계실 이 시국 모든 부모님들을 응원해 본다. 그 응원과 함께 아프리카 스와힐리의 명언을 전한다. 더불어 이 시국 모든 엄마와 아빠들에게 다시금 격려와 존경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은 우리가 가진 귀중한 것들을 함께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들이 얼마나 값진 것들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알게 해 주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추후 기자의 브런치에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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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TV에 출연할 정도로 특별한 아기 필립이를 '밀레니얼 라테 파파'를 지향하며 '감성적인 얼리어답터 엄마'와 하필 이 미칠 코로나 시대에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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