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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주 버팔로 슈퍼마켓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페이튼 젠드론이 5월 14일(현지시각) 뉴욕주 버팔로의 버팔로시티 법원에서 열린 공소장에서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젠드론은 1급 살인 혐의로 심문을 받고 보석 없이 구금 명령을 받았다.
 미 뉴욕주 버팔로 슈퍼마켓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페이튼 젠드론이 5월 14일(현지시각) 뉴욕주 버팔로의 버팔로시티 법원에서 열린 공소장에서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젠드론은 1급 살인 혐의로 심문을 받고 보석 없이 구금 명령을 받았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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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0대 백인 우월주의자가 흑인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참극이 벌어졌다.

15일(현지 시각) 오후 2시 30분께 미 뉴욕주 북부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군복과 방탄복을 입은 괴한이 소총을 들고 와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AP통신, NBC 방송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에 맞은 13명 가운데 11명이 흑인이었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20세에서 86세까지였다.

현장에서 자수해 체포된 18세 용의자 페이튼 젠드런은 범행 전 인터넷에 올린 성명을 통해 파시즘을 신봉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로 드러났다.

음모론 빠진 18세 백인 청년, 흑인들 향해 총기 난사 

180페이지 분량의 성명에는 '미국의 백인 사회와 문화가 유색인종에 의해 밀려날 것'이라는 주장과 이민자에 대한 증오심 등이 담겼다. 특히 그는 '미국 권력층이 백인 인구를 줄이기 위해 유색인종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이고 있다'는 음모론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자신의 거주지와 차로 3시간이나 떨어진 버펄로로까지 가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버펄로는 흑인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버펄로의 바이런 브라운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용의자는 최대한 많은 흑인을 죽이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여기에 왔다"라고 밝혔다. 

또한 젠드런은 이번 사건을 계획하며 지난 2019년 3월 뉴질랜드에서 백인 우월주의자가 이슬람 사원에 총기를 난사해 51명을 살해한 사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현장으로 가는 장면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젠드런은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도 범행을 생중계했다면서 "지금부터 내가 벌이는 일들은 모두 그 동영상에서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미 뉴욕주 버팔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백인우월주의자가 흑인 등을 대상으로 총기난사를 했다. 현장 부근엔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공간이 조성됐다.
 미 뉴욕주 버팔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백인우월주의자가 흑인 등을 대상으로 총기난사를 했다. 현장 부근엔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공간이 조성됐다.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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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젠드런의 성명에 '가능한 많은 흑인을 죽이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라며 "이번 총격 사건을 인종차별적 동기에서 발생한 증오범죄(hate crime) 규정하고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셉 그라말리아 버펄로 경찰청장도 "지금까지 나온 증거로 볼 때 인종차별적 증오범죄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용의자는 증오범죄로 기소될 것이며, 마음과 영혼에 증오가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찰에 이끌려 법정에 출석한 젠드런은 무죄를 주장했으나,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바이든 "혐오 범죄에 안전지대 없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의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필요하지만, 인종차별적 범죄는 매우 혐오스러운 일"이라며 "백인우월주의를 포함해 테러 행위도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혐오 범죄에 안전지대는 없다"라며 "우리는 이런 혐오에 기반한 테러 행위를 종식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7일 버펄로를 직접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도 "사법 당국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 나라 전역에 증오의 풍토병이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인종 때문에 시작된 증오범죄나 극단적인 폭력은 모두에게 해를 끼치며, 이로부터 우리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모든 방법을 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남부 실버타운인 라구나우즈의 한 교회에서 총기 난사로 1명이 숨졌고, 텍사스주 휴스턴의 시장에서도 총격으로 2명이 숨지는 등 총기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태그:#인종차별, #증오범죄, #버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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