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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봄이 오면서 사방에 민들레가 지천이다. 넓은 초록 들판에 깔린 노란 민들레는 때론 장관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예쁘기도 하지만, 예쁜 마당을 가꾸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틀림없는 불청객이다.

우리 동네도 마찬가지다. 나는 잡초도 꼭 싫어하는 것만은 아니지만, 있어야 할 곳과 아닌 곳이 구별되지 않는 것은 싫다. 아무리 예쁜 꽃도 그 위치가 맞지 않고, 땅을 온통 점령하려 든다면, 나는 과감히 자리를 옮기거나 일부를 제거한다. 모든 것은 조화로울 때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마당 잔디밭에는 민들레가 거의 없다. 하지만 노인 혼자 사는 이웃집 잔디밭은 차라리 민들레 밭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많은 민들레가 있다. 그러니 그 집에서 날아오는 민들레 홀씨가 반가울 리가 없다. 그렇다고 그 집 마당의 민들레를 제거해줄 만큼의 여력은 내게 없으므로, 대신 나는 그 집의 민들레꽃을 따준다. 

그 집에도 더 번지지 않으니 좋고, 우리 집으로 홀씨도 날리지 않으니 말이다. 나는 이 꽃으로 주로 차를 만든다. 오븐 팬에 하나 찰 만큼 모아서 데우기 기능으로 말려주면, 차로 마시기 딱 좋다 (관련 기사: 골칫거리 민들레, '이것'만 있으면 근사한 차가 됩니다)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데 

흔히 민들레 잎이나 뿌리를 사용해서 겉절이 김치를 담그기도 하지만, 일단 꽃이 핀 민들레 잎은 상당히 맛이 써져서 먹기 쉽지 않다. 섣불리 따라 했다가 고생만 하고 못 먹었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민들레는 꽃이 피기 전에 연한 잎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이 꽃은 뭔가 다른 쓸모가 있지 않을까 싶다가, 튀겨 먹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데, 하물며 꽃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남편이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길래, 나는 애피타이저로 민들레 꽃 튀김을 해주겠다고 했다. 
 
물기를 빼서 밀가루를 씌워준다
 물기를 빼서 밀가루를 씌워준다
ⓒ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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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피타이저이니 많은 양을 튀길 필요도 없어서 주변에 눈에 뜨이는 만큼만 후다닥 따와서 씻었다. 땅에 바짝 붙어서 피는 꽃이기 때문에 은근히 흙이 많다. 여러 번 헹궈서 흙을 제거한 후, 행주로 물기를 제거해준다. 물기가 있으면 아무래도 바삭하게 튀겨지지 않고, 조리 과정에 기름이 튀기도 쉽기 때문이다.

튀김옷은 그냥 일반 튀김가루를 이용하면 된다. 우리는 남편이 밀가루를 못 먹으니, 글루텐프리 전용 가루를 이용했고, 바삭한 맛을 살리기 위해서 타피오카 전분을 반반 섞어서 사용한다. 
 
준비된 민들레에 튀김옷을 입혀서 재빨리 튀긴다
 준비된 민들레에 튀김옷을 입혀서 재빨리 튀긴다
ⓒ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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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옷에 꽃을 풍덩 한 후에 건져서 재빨리 튀겨냈다. 너무 오래 튀길 필요 없이 빠르게 튀기고, 건져낸 후에 다시 한번 더 튀겨서 수분을 날려주면 더욱 바삭하다.

식전 애피타이저이니 접시에 담아서 고추 장아찌와 함께 상에 올렸다. 날름날름 집어 먹으니, 몇 개 안 되는 꽃이 금세 동이 났다.

남편은 "민들레꽃을 먹다니!" 하고 껄껄 웃으면서도 잘 집어 먹었다. 캐나다인 우리 남편이 한국인 아내 만나서 평생 한 번도 먹어보리라 생각 못했던 것들을 많이 먹어보는구나!

쌉쌀하고 달달한 민들레 꽃 튀김 
 
민들레 꽃튀김
 민들레 꽃튀김
ⓒ 김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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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어땠을까? 약간 쌉쌀하면서 단맛이 감도는 그런 맛이었다. 꼭지 쪽을 더 짧게 제거하면 덜 쓸 거 같다. 뒷맛이 약간 쌉싸름 하지만, 고들빼기나 씀바귀 같은 쓴맛도 일부러 찾아먹는 우리에겐, 입맛을 돋워주는 그런 맛이었다. 

<민들레꽃 튀김>

민들레꽃, 튀김가루(밀가루+타피오카 전분, 또는 글루텐프리 가루 + 타피오카 전분), 물, 소금 약간

1. 민들레 꽃은 물에 담가 여러 번 헹궈서 흙을 완전히 제거한다.
2. 물기를 타월로 제거하고, 비닐봉지에 담아, 밀가루(글루텐프리 가루) 한 숟가락을 넣어 흔들어준다.
3. 가루 대 물의 비율을 1:1로 맞춰서 튀김옷을 만든다. 소금 조금 섞는다
4. 민들레꽃을 반죽에 넣었다가 건져서 빠르게 튀겨낸다. 
5. 대충 30초 정도 튀긴 뒤, 꺼내서 수분을 날려주고, 다시 30초 튀기면 적당하다
6. 양념장이나 장아찌 등을 곁들여서 먹는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브런치에도 같은 글이 실립니다 (https://brunch.co.kr/@lachou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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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거주하며, 많이 사랑하고, 때론 많이 무모한 황혼 청춘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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