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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 대학교 캠퍼스 내 (구) 도서관 뒤편에 위치한다. 역동 우탁 선생을 기리는 서원이다.
▲ 안동 역동서원  안동 대학교 캠퍼스 내 (구) 도서관 뒤편에 위치한다. 역동 우탁 선생을 기리는 서원이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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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가 동으로 간 까닭은?' 오래된 한국 영화이다. 이 영화는 안동 봉정사 영산암에서 찍었다. 그럼 '역이 이미 동으로 갔다'는 어디일까?

'易已東矣'(역이동의), '역이 이미 동으로 갔다'는 중국 한나라 때 역학에 능통했던 정관(丁寬)의 고사에서 나오는 구절로, 고려말 역학에 뛰어난 우탁(禹倬, 1263~1342) 선생의 학문을 높이 숭상한 말로 여겨진다.

퇴계 이황 선생은 우탁의 학문을 높이 받들기 위해 1567년 서원건립을 발의하고 인근 사족과 수령들의 공의를 모아 예안을 포함한 안동 지역에 최초로 '역동서원'을 세웠다. 숙종 때 사액(임금이 내려준 이름)서원이 됐고, 선현 배향과 지방 교육 기관의 역할을 하다 1868년 고종 5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됐다.

그러다 1969년 현재 자리로 옮겨 복원됐는데 1991년 안동대학교가 들어서면서 학교 구내에 위치하게 됐다. 역동서원은 경상북도 기념물 제146호로 안동대 (구) 도서관 뒤편에 있다. 코로나19 여파인지 평일인데도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갈 수 없어 아쉬웠다.
  
역동서원 전경, 명교당과 동재 사물재, 서재 삼성재가 있다.
▲ 역동서원 전경 역동서원 전경, 명교당과 동재 사물재, 서재 삼성재가 있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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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서원 입구에는 유명한 우탁 선생의 '탄로가(嘆老歌)'시비가 있다.

"한 손에 가시 쥐고, 또 한 손에 막대 잡고
늙는 길은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白髮)은 막대로 치려터니
백발(白髮)이 자기가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늙음을 한탄하는 노래'로 사람 마음대로 늙음을 막을 수 없음을, 진솔하게 읊은 고시조이다.
  
우탁 선생이 쓴 시조 '탄로가'를 담은 시비로, 늙음을 마음대로 막을 수 없다는 내용
▲ 우탁 "탄로가" 시비 우탁 선생이 쓴 시조 "탄로가"를 담은 시비로, 늙음을 마음대로 막을 수 없다는 내용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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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서원 바로 앞 잔디밭에는 오래된 유물 이십여 점이 있다. '퇴색한 불상'과 '연화대' 등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유교 문화재인 서원 바로 앞에 불교 유물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 유물 가운데 상당수는 현 안동시청 자리에 있던 것으로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안동대 이전과 함께 학교 안에 들어왔다.
  
역동서원 앞에 있는 연화문 대좌, 통일신라시대 추정
▲ 연화문 대좌 역동서원 앞에 있는 연화문 대좌, 통일신라시대 추정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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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대 역동서원을 찾으려면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안동댐 쪽으로 가다, 용상동으로 우회한 다음 반변천을 따라 계속 직진으로 달리면 된다. 안동 시외버스터미널(신 안동역)에서 약 20km이고, 자전거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안동시 용상동과 송천동을 잇는 반변천에는 선어대(仙漁臺)란 오래된 누각이 있다. 안동 팔경 중 1경인 선어대는 '인어용과 이 마을에 사는 노총각의 전설'이 깃든 곳으로 예전에는 남선면 쪽으로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안동 팔경 중 제1경. 안동시 용상동과 송천동을 잇는 반변천에 있다.
▲ 안동 선어대 안동 팔경 중 제1경. 안동시 용상동과 송천동을 잇는 반변천에 있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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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대 바로 옆에는 1605년 조선 선조 때 대홍수로 제방이 유실되자 당시 부사와 현감, 마을 주민 등이 힘을 합쳐 제방을 세웠다는 송제비(松堤碑)와 송제사적비(松堤事跡碑)가 있다. 안동에는 낙동강과 반변천이란 큰 강이 두 개나 있어 홍수로 인한 범람과 제방 붕괴 등으로 서민들의 고충이 심했다고 한다.
  
조선 선조 때 대홍수로 범람한 제방을 백성들의 힘으로 다시 쌓았음을 기념해 세운 비석
▲ 송제비와 송제사적비 조선 선조 때 대홍수로 범람한 제방을 백성들의 힘으로 다시 쌓았음을 기념해 세운 비석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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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대를 지나 선어대교를 건너면 국도 34호선 바로 좌측 마을에 안동향교가 자리한다. 1567년 명종 22년에 건립된 안동향교는 그 규모가 서울 성균관과 비슷할 정도로 영남지방에서 가장 컸다고 한다. 6.25 전쟁 때 모두 불타 버렸지만 1986년 안동의 지리지인 '영가지'를 참고로 지금 송천동 자리에 중건됐다.

대성전에는 공자 등 5성(聖)과 송조4현(賢), 우리나라 18현(賢)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으며 고려부터 조선까지 지역 유생들을 교육했다.
  
유교 5성과 송조 4현, 우리나라 18현을 모신 곳. 지방 교육기관을 담당했다.
▲ 안동향교 "청아루" 유교 5성과 송조 4현, 우리나라 18현을 모신 곳. 지방 교육기관을 담당했다.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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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대와 안동향교, 역동서원은 모두 안동 시가지에서 동쪽에 위치하고, 안동의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선어대: 안동시 용상동 1160-5
안동향교: 안동시 향교길 65(송천동 1210)
역동서원: 안동시 경동로 1375

덧붙이는 글 | 자전거로 떠나는 안동 문화 여행은 계속됩니다.


태그:#자전거 안동문화여행, #역동서원, #선어대, #안동향교, #안동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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待人春風 持己秋霜(대인춘풍 지기추상)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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