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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8일 일본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지난 4월 28일 일본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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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11일자 신문에서 기시다 총리가 지난 4월 28일 일본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위안부상이 계속 설치돼있는 것은 유감이다. 일본의 입장과 전혀 다르다"며 철거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수상이 소녀상의 철거를 직접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일본 정부 관계자가 "지금까지도 여러 레벨에서 철거를 압박해왔지만, 수상이 전하면 강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기대했다"고 전했다.

이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20년 재독 시민사회단체인 코리아협의회(KV)가 중심이 돼 1년 기한으로 베를린시 미테구 모아비트지역 비르켄가의 공용지에 설치됐다.

일본 정부가 독일 측에 항의하자 미테구청은 철거 명령을 내렸으나 코리아협의회가 소송을 제기하자 1년 보류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1년 더 연장했다.

소녀상에는 "제2차대전중 일본군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수한 소녀와 여성을 강제연행해 성노예로 만들었으며, 이같은 전쟁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생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는 등의 글귀가 새겨져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간부는 "사실에 반하는 기재를 방치할 수는 없다, 시민단체 측의 압력도 있기 때문에 만만하지는 않지만, 총력전으로 철거의 실현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10월 13일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시민들이 거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당국의 철거명령에 항의하기 위해 미테구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 13일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시민들이 거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당국의 철거명령에 항의하기 위해 미테구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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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이 국제사회에서 뿌리내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의 표현"

<산케이신문>은 별도의 기사에서 기시다 총리의 요청이 "유럽의 주요국인 독일에서 소녀상의 존속을 허용한다면, 날조된 역사가 국제사회에서 뿌리를 내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요청을 받은 숄츠 총리의 반응이 "그리 밝지 않았다"며, 그 이유로 "숄츠 총리는 대일 관계를 중시하지만, 소녀상은 미테구가 관할하고 있어 독일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적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또 "미테구의회는 녹색당을 비롯한 좌파세력이 다수를 점하고 있어 인권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며, 한국 시민단체가 로비활동을 전개하기 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집권 자민당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정부가 정보수집을 통해 소녀상 설치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한국계) 시민단체의 움직임도 '스텔스화(비밀화)'되고 있어서 각국의 시나 구의회 차원의 움직임을 모두 사전에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한국의 새 정권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이지만 행동을 수반하지 않으면 우호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1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을 매우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한일간 장애물을 제거하고 한일관계 개선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기시다, #소녀상,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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